제목에서도 알수 있듯이 읽기 쉬운 짧은 이야기이지만 그 안에 담겨져 있는 메세지는 매우 깊은 생각을 하게끔 만든다. 사실 이어령 저자의 책을 읽어보진 않았었다. 여러 책이 나와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읽었던 이들의 좋은 평에도 난 그다지 끌리지 않았다고나 할까. 이번책은 제목에서 부터 풍기는 많은 생각들로 사로잡힐 것 같은 생각에 펼쳐보게 되었다. 80초가 의미하는게 무한대일거라고는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았었다. 저자의 말대로 80초의 짧은 순간에 무한하고 영원한 의미를 담고 싶지만 또 시간이 지나 잊어버리면 어쩌지 라는 노파심도 들게 된다.
청년실업과 구직난에 한 청년이 면접장에서 회사의 회장으로부터 요구받은 행동은 자식으로서 마음이 아파옴을 느낀다. 언제나 항상 내 곁에 오래 계실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는거, 또 자식들을 위해 당신의 몸을 건사하지 않았던 부모님들이 살아온 고단함을 과연 우리가 알수 있을까.
신포도를 먹고사는 사람들은 왠지 부를 누리고 싶은 욕심과 사리사욕으로 가득찬 우리들에게 펀치를 주는듯했다. '남들이 다 추구하는 그 권세라는 것, 돈이라는 것, 그러나 세속적 욕망은 사실 신 포도였다는 것을 자신있게 말하세요.'이솝우화에 담긴 이야기이지만 한방 맞은 느낌이다.
대인관계에 있어서 사람들을 만나다보면 주구장창 자기이야기만 하다가 헤어지는 이가 있는가 하면 나의 이야기를 자신의 일인양 경청하며 서로 대화가 끊이지 않고 시간가는줄 모르는 이가 있기도 하다. 오늘은 내이야기를 했다가 담에는 내가 들어줬다가 서로 그래야 헤어져도 피곤하지 않지만, 자신의 이야기만 만나서 헤어질때가지, 혹은 만날때마다 하는 이는 그 시간이 얼마나 지루하고 피곤한지 모른다. 스님의 가르침대로 술잔이 비워야 술을 채우듯, 그 또한 비워져야 자신이나 타인의 말이 들어갈 공간이 생길테니 말이다.
짧은 글임에도 한줄한줄 천천히 읽으며 곱씹어 보게 된다. 왠지 그래야 할거 같았다. 그냥 휘리릭 읽어버리기엔 전해주고자 하는 내용이 고스란이 전달되지 않을것 같은 생각에 천천히 읽게되는 책이다. 사실 다 읽고나면 또 내 머릿속에 지우개처럼 잊어버릴 수도 있겠지만, 아니 다 읽은 지금도 벌써 잊어버린 이야기도 있지만 그래도 그 구절을 읽으면서 오롯이 그 수만가지 생각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것만해도 지금처럼 삭막하고 무미건조한 세상에 다행이지 않을까 싶으다. 티비에서 방영을 했다고 하는데 한번도 본적은 없다. 미리 알았으면 한번쯤은 챙겨봤을텐데 말이다. 짧게만 느껴지는 80초라는 시간에 저자의 말대로 짧은 글귀에 무한대의 의미를 내포하여 나도모르게 자연스레 생각이라는것을 하게되니 글의 영향력이 무한하다는것을 다시한번 크게 느끼게 된다. 다 읽었다고해서 책꽂이에 꽂아둘것이 아니라 머리가 복잡하거나 생각이 엉켰을때 다시한번 책장을 넘기려 손이 가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