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부터가 너무나 마음에 들어서인지 책을 받고는 무척이나 기대되었었다.  저자인 지향미는 패션칼럼니스트로 활동중이라는 점에서, 패션에 남다른 감각도 없고, 유행아이템을 쫒지도 않으며, 백화점이나 길거리 아이쇼핑조차도 그다지 즐겨하지 않는 나로 하여금 조금이나마 패션에 대해서 알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하는 설레임을 갖고 있었다.

옆얼굴이 스케치되어 있는 그림도 색다르게 다가왔고, 다른 여행책에서 느껴보지 못한 조금은 특이하게, 조금은 획일적이지 않은, 조금은 산만스러운, 조금은 신선한 느낌을 받은것 같다.
좋게 얘기하자면 너무나 고급스러운 책이고, 내 관점에서 얘기하자면 뭐랄까..패션에 관심이 많은 이라면 술술 알아들을수나 있을법한 내 귀에 낯설은 외래어와 용어들이 너무나 많이 들어있어서, 나같은 패션에 문외한인 사람에게는 다소 거북스럽게 다가왔던거 같다. 

여행서적에서 한걸음 나아가 대중문화와 패션의 결합을 시도하면서 독특한 형식으로 시각화되었으며, 그녀의 이책은 쇼핑에 대한 단순 정보서가 아니라고 편집장은 말한다.  자세하게 카페와 가볼만한 거리, 빈티지 숍의 주소와 좋은 정보 소개도 있으며, 그속에 담겨진 여러가지 이야기가 곁들어져 있다.  음악적인 이야기부터, 사랑스런 이야기, 역사적인 이야기까지 저자 지향미의 해박한 지식을 옅볼수 있다.  책의 글씨들이 너무 작아서 집중하여 읽다보니 눈이 좀 아픈감이 없지 않았지만 말이다.

떠나고 싶다기 보다는 단지, 자신이 하고싶은 일을 즐기며 여행을 하고 쇼핑을 하는 그녀가 행복해 보인다.

이책을 읽으면서 주무시는 어머니의 얼굴을 예전보다 좀더 유심히 보게되었고, 티비보는 모습, 식사준비하는 모습, 예전에 없었던 주름도 굵은 주름이 되어 잡혀있었고, 힘에 부치시는것 같아 보이기도 했다.  요샌 더욱 살이 빠지시고 깊고 굵어진 주름과 예전만큼 밝은 표정은 아니신듯 해서 내마음 한편에선 벌써 눈물이 솟구쳐 오른다.

’어머니의 편지’는 아들, 딸자식들에게 어머니가 띄운 편지 내용이다.  짤막한 편지내용이지만 그안에는 무궁무진한 부모에 사랑을 느낄수 있다.  글중에 가장 내마음에 와닿았던 편지는 어리석게도 미쳐 내가 단한번도 생각해본적 없는 편지내용이었다. 
내용인즉, 자식이 태어나 나의 부모님은 손수 자식에게 먹을것을 떠먹여주고, 기저귀를 갈아주고, 목욕을 시켜주고, 아프면 당신이 더 아픈듯 하셨고...당연한 일이라 생각해서였을까?? 이젠 이런것들을 자식들이 부모님에게 해줘야 할 차례라는것을...늦게 깨달은것 같아 죄스럽다.
내자신이 힘들때 힘들다고 투정부리고 짜증부리고 했던 모든것들이 너무나도 부끄럽게 느껴졌다.  이건 희생이 아니라 당연하다는 것을 좀더 쉽게 알았어야 하는데, 부모가 되어봐야 부모마음을 안다고 했던가.  나는 아직 결혼을 안해서 부모가 되어보진 못했지만, 나 조차도 스스로 숙연해지고 고개숙여짐을 어쩔수 없었다.

자식들이 어릴때는 부모님을 의지하게되고, 부모님이 나이들고 병들게 되면 자식들을 의지하게되는데, 부모님께 의지하는것은 당연시 생각하면서, 부모가 자식들에게 의지하는것은 왜 부담스러워 하는 걸까...어차피 나도 나중에 나이들면 그렇게 될텐데 말이다.

지금 당장 부모님의 얼굴을 보세요~ 무뚝뚝한 아들이거든, 부모님께 사랑의 하트라도 하나 슬쩍 날려주시고, 애교많은 딸이거든, ’사랑해요~’라는 말한마디 표현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