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는 말한다.  여행을 못떠나는것은 시간이 없어서가 아니라 떠날 용기가 없는거라고~! 그말에 난 공감한다.  우리네 인생이 그리 녹록치 않듯이 한번 떠나는 짧은 여행조차도 이런저런 이유로 쉽게 떠나지 못하는게 현실이니 말이다.  직장때문에 못떠나고 돈이 없어 못떠나고 시간이 없어 못떠나고. 먹고살기 힘들어 못떠나고..자칫 핑계일수 있긴 하지만 이게 현실이다보니 다시 뒤돌아 설수밖에 없음이 안타깝기만 하다.

표지에 있는 아이의 해맑은 눈망울이 유난히 맑고 눈부시다.  다카하시 아유무는 결혼을 하여 아내인 사야카와  신혼여행을 떠난다.  어디로? 세계로.. 걸어 걸어 돌아다니다가 돈이 떨어지면 그들의 여행에 마침표를 찍자는 생각으로 그들의 방랑여행은 시작된다.  나도 한때는 세계는 아니더라도 전국일주라도 하고싶었는데..유명한곳이 아닌 뒷골목 골목을 누비고 싶었던 때가 있었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말이다.

이들 부부는 다른여행자들과는 차별화가 된다.  유명한 곳에서 유명한 음식을 먹고 유명한 거리를 걷지 않는다.  그들은 자신들의 발길 닿는데로 현지인처럼 우리의 일상처럼 자연스럽게 그곳의 흡수되어 지낸다.  다소 불편하더라도 다소 무섭더라도 그들은 물러서지 않고 그곳사람들과 기어코 친구가 되고 만다.  아주 자연스럽게 그들 부부의 여행에 동참하게 되니 말이다.

이 책에는 페이지도 없고 여느 여행책처럼 관광명소나 현란하거나 눈을 즐겁게 하는 사진들이 실려있지 않은 대신 그곳 사람들과 아이들과 저자가 걷다가 찍고싶은 것을 찍었구나..라는 느낌의 사진들을 볼수 있다.  하지만 저자가 느끼고 전하고자하는 마음은 알 수 있을듯 하다.  이 책은 여행기를 적었다기 보다는 저자가 여행을 하면서 느낀것을 메모한 듯하다.  왼쪽에는 한글로 오른쪽에 타자기로 쳐진 영어활자가 인쇄되어 있다.  그곳에서 만난 무서운 사내들에게도 속으론 무섭지만 저자는 '담배한대 줄까?'라는 떨리는 여유로 또 친구를 만든다.  저렴한 민박이나 모텔에 묵으면 될것을 궂이 그들 부부는 유목민생활을 자처한다.  불편함을 감수하며 많은것을 느끼고 보고자 했던 그들의 노력을 엿볼수 있다. 

이들은 이러한 생활을 2년동안 하고 마침표를 찍었다.  비단 나 뿐만이 아닌 대부분의 사람들이  매번 입버릇 처럼 하는 말이 있다. '여행가고 싶다.' '어디든 떠나고 싶다.'라고.  하지만 현실과 타협하기란 녹록치 않다.  나도 이들처럼 여유롭게 발길 닿는대로 어디든 떠나고 싶다면 나의 욕심일까...색다른 느낌의 책이다.

'껍데기뿐인 기교는 필요 없다.  요란한 비평이나 해설도 필요 없다. 
 살아가는 방식이 곧 아트!  죽는 순간에 "나라는 작품"에 감동하고 싶을 뿐.'

'너는 무엇을 원하지? 이 질문에 대답하지 못하는 자는 여행을 계속할 수 없어.'
(What do you want?  if you can not answer that, you can not continue your travels.)

'정말로 소중한 것 말고는 모두 내던져 버리면 좋을 텐데.'
(Except for what's really important, we should throw away everything else.)
 
                                                                                               - 본문 내용 中 -

[앨리스]뭐니뭐니해도 예전에 즐겨봤던거라 추억을 새록새록 생각납니다. 그래서 선택했어요~

온다 리쿠의 책은 [초콜릿 코스모스]를 통해 처음 접해보았었다.  온다 리쿠의 명성에 비해 내가 그녀의 작품을 늦게 접한감이 있지만 초콜릿 코스모스를 매우 재미있게 읽은탓에 온다 리쿠의 팬이 되어버렸다. 

'목요조곡'의 제목의 뜻이 무얼까 생각해보게 된다.  '목요일의 모음곡(組曲)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고 한다.  이책은 4년전 우구이스 저택의 주인이자 천재소설가인 시게마츠 도키코의 죽음의 현장에 같이 있었던 다섯명의 여자가 그녀의 죽음을 추모하기 위해  매년 2월 둘째주 목요일에 우구이스 저택에 모이게 된다.  도키코와 혈연관계로 맺어진 시즈코, 에리코, 나오미, 츠카사, 편집자이며 도키코와 함께 우구이스 저택에서 함께 지내는 에이코.  올해도 어김없이 다섯명의 그녀들이 하나둘 우구이스 저택에 도착하게 된다.  이들은 모두 글을 쓰는 글쟁이들이다.  그당시 시게마츠 도키코는 유서가 발견되었고 독극물을 마셔 자살했다는 결론으로 마무리된 사건이었다.

올해도 어김없이 도키코를 추모하기 위해 3일간의 연회를 맞이하게 된다.  하지만 후지시로 치히로라는 의문의 인물로 부터 꽃다발을 받게 되고 그안에 있던 카드에는 '여러분의 죄를 잊지 않기 위해 오늘 이 장소에 죽은이를 위한 꽃을 바칩니다.'라는 도키코의 죽음이 자살이 아니라 타살이라는 의문을 품게만드는 글이 적혀있다.  이 글을 읽은 그녀들은 매우 당혹해하며 기억을 더듬어 그당시를 반추해가며 한명씩 4년동안 한번도 말하지 않았던 비밀들을 입밖으로 뱉어내기 시작한다.  그 내용들이 전부 믿어도 되는 진실인지 아니면 거짓인지 헷갈려 하며, 이 다섯여자들의 3일간의 연회에서는 온다리쿠만의 방식으로 심리묘사가 매우 섬세하게 읽는이로 하여금 그자리에 있는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매우 잘 표현되어 있다.  중반을 넘어 후반에 가까워올수록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전개방식으로 뒷이야기가 궁금해 책을 손에서 놓을수가 없을정도로 흡입력은 대단했다.

읽으면서도 누가 범인일까? 혹시 이런게 아닐까? 하는 나 혼자만의 생각으로 추리를 해가며 온다리쿠의 추리력에 조금 다가가고 싶었다.  내가 글쟁이가 아닌지라 그녀의 추리를 쫒아갈리 만무하지만 말이다.  '초콜릿 코스모스'를 읽을때는 한편의 연극무대에 올려진 연극을 보는 느낌이었는데 '목요 조곡'이 책을 읽으면서는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영상이 내 머릿속에 그려지며 읽어내려 가게된다.  무서운 살인사건을 둘러싼 추리와 그녀들 각자의 마음속에 숨겨져 있던 비밀들, 또한 서로를 속이는 배신, 도코키와 그녀들의 망상들, 하나씩 꿰어맞추는듯한 이야기, 마지막장을 다 읽고나서도 아직도 끝나지 않음을 암시해주는 이야기 그만큼 책속에 빠질수 밖에 없었다. 온다 리쿠 그녀만의 매력이 듬뿍 담겨져 있는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