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차 나이가 들어가면서 한살 한살에 민감하게 되고 나이가 먹는게 싫을때가 있다.  친구들과 말한다.  생일이 다가오고 다시 한살 먹을시기엔 나이먹는게 정말 징그러울때가 있다고.  안보이던 주름들이 어느덧 셀수없을 정도로 생기는 세월의 흐름과 만나게 되면 그 시간을 회피하고 쫒아버리고픈 마음이 드는건 누구나 마찬가지일거다.  어릴땐 빨리 나이들었으며 좋겠다 생각했지만 정작 나이를 먹고 보니 교복을 입고 천진난만 환한 웃음을 가지고 다니는 아이들이 부럽더랬다.

이 책은 인간의 삶을 역설적 스토리 구성으로 그전에 읽어보지 못한 짧지만 신선함으로 다가온다.  스콧 피츠제럴드의 담백하고 깔끔한 문장력이 빛을 발하는 소설인것 같다.  나이를 거꾸로 먹는 70세 노인의 모습으로 태어난 벤자민 버튼이 점점 젊어지고 아기가 되면서 겪는 이야기를 역행하여 적어놓았다.  70세 노인인 벤자민을 본 아버지는 충격에 휩싸이지만 아들로 받아들이게 되면서 벤자민은 자신의 나이에 맞게 삶을 살려하고, 아버지는 아기에서부터의 벤자민으로 키우려하는 갈등을 겪으며 벤자민은 나이를 거꾸로 먹게 된다. 

청년으로 성장한 벤자민의 눈앞에 힐데가르드 몬크리프가 나타나고 둘은 결혼을 하고 한가정을 이뤄 아들 로스코를 낳게된다.  하지만 벤자민은 점점 중년에서 청년으로 변해감과 동시에 힐데가르드는 주름지고 모습이 추해지는 중년에서 노인으로 변해가고 있다.  영원히 변할거 같지 않던 사랑도 아름다운 모습이 변한 힐데가르드를 벤자민은 더이상 사랑하지 않게된다.  힐데가르드는 매우 불안하고 슬펐을 것이다.  벤자민을 통해 피츠제럴드는 우리 인생을 말해주는게 아닐까 싶다.

아들 로스코는 점점 아이가 되어가는 아버지 벤자민을 받아들이지 않게된다.  우리의 삶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젠 아예 아이 취급을 하며 로스코는 아버지를 거부하려 하고 벤자민은 상실과 슬픔에 빠지지만 아기가 되면서 그러한 감정조차도 없이 알지 못하고 인지하지 못한채 보모만 기억하고 매달리며 배고프다고 울고, 졸립다고 울고하는 벤자민의 반복적인 울음소리밖에 들리지 않는다.

짧지만 매우 강렬하게 다가온다.  나이듦이란 무엇일까.  우리의 삶을 이야기한 벤자민 버튼의 흥미로운 사건은 황당하게 다가오기도 하지만 역설적인 이야기가 많은것을 생각하게끔 해준다. 
브래드 피트가 주인공으로 영화가 곧 개봉된다고 한다.  시간가는줄 모르고 읽었던지라 원작을 어떻게 살렸을지 영화 또한 기대된다.

Love Letter

친구의 사랑이야기든, 연예인의 사랑이야기든 어떠한 사랑이야기라 할지라도 귀를 쫑긋 세우고 듣고 싶은 이들이 많을 것이다.  특히나 나자신의 러브스토리는 여하를 막론하고 내가 주인공인 만큼 모든것이 아름답고 화려하고 예쁘게만 비춰지길 원하지 않을까싶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티비속에서의 사랑도, 영화에서의 사랑도, 나의 이야기만 같던 노랫말도, 친구의 사랑이야기에도 흥미를 잃어버린지 오래다.  더욱 나의 사랑이 언제였던지 기억에서조차 희미해져버렸다.

이 책 '사랑하지만, 사랑하지 않는다'는 영화감독 지망생인 한 남자 경진과 전직 신문사 기자였던 희정의 첫만남에서부터 시작된다.  오렌지빛으로 물든 그들의 사랑은 주인공인 희정의 선배로부터 경진을 소개받게된다.  백수는 백수끼리 어울려야 재미있다나..정말 그들의 사랑은 오렌지빛처럼 상큼발랄하게 느껴진다.  22숫자를 좋아하는 그들, 애교스럽진 않지만 경진을 그런 희정을 사랑하고, 유머스럽고 자상하고 믿음직한 경진을 희정 또한 너무 사랑하게 되면서 이어지는 그들의 오렌지빛 러브스토리. 

'얼굴에 생긴 자국을 되돌리는 것만큼이나 마음에 생긴 상처 자국도 아무는데 오랜시간이 걸린다는 걸 나이를 먹으면서 알게 되었다.'(p-105)

이 책을 읽으면서 얼마나 공감가는 부분이 많았는지 모른다.  경험에서 우러나왔을 수도 있을것이다.  정말 나이가 들수록 생채기난 자국이 아무는데는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리는듯 하다.  초록고양이는 경진을 계속 등뒤에서 바라만 보고 있는 희정보다 한참어린 그녀다.  '어쩜 언닌 얼굴이 그대로다.'는 흔히 하는 거짓말이란다.  연상이라는 전제를 깔면서 관리를 하거나 보톡스를 맞아야 할 정도로 나이가 들었음을 인지시키는 어린측의 점찮은 충고란다..  어처구니 없다. 이렇듯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의 반전이 숨겨져있어 시간가는줄 모르고 읽게된다.

'특별한 게 아니라 가장 평범한 걸 해줄 수 없다는 것을. 
 평범한 걸 해줄 수 있는게 얼마나 큰 행복인가를 알았을 때는 이미 너무 늦어버렸다.'(본문中)

여느 연인들처럼 희정과 경진도 설레임을 가지고 사랑을 시작해서 서로가 익숙해지기까지 그리고 편안한 관계에서 서로 균열이 생기며 갈등하고 주위에서 볼 수 있음직한 사랑이야기이지만 저자는 더욱 예쁘게 더욱 소중하게 과장된 꾸밈없이 매우 적절히 표현해 주었다.  아주 솔직하면서도 담백하게 부드럽고 서로의 감정을 너무나도 잘 표현해 줘서인지 읽으면서도 나도 누군가를 이들처럼 사랑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멤돌고 있다.  구성과 스토리 또한 매우 잘 정리되어있고, 매우 섬세한 표현에 책속에 푹 빠져있을즈음, 어느덧 책장이 다 넘어가버렸으니 말이다.  과연 내가 다시 사랑을 한다면 토끼일까? 거북이 일까?

직장생활을 하면서 우리는 알던 모르던 많은 사람들과 만나게 된다.  점심시간에 맞쳐 비즈니스관계로 거래처와의 미팅을 잡아놓게되면 난 어김없이 점심대접을 무엇으로 해야하나 하는 골머리를 앓곤 한다.  사무실만 즐비한 고층빌딩들만 있는곳에 있다보면 가는 곳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딱히 떠오르지 않아 곤욕을 치르기 일쑤이곤 한다.  이 책 ’절대 실패하지 않을 접대명가 150’을 보고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 접대명가(接待名家), 회식명가(會食名家), 지방명가(地方名家)로 나뉘어 있다.

접대명가에는 친구처럼 편한 사이라면 어딜가든 무엇을 먹든 아무 신경쓰지 않고 서루 수다를 떨며 맛있게 먹는게 전부이다.  하지만 처음 만난 사람이거나 비즈니스로 만난 사람이라면 상대방의 표정하나하나에 여간 신경이 쓰이는게 아니다.  이곳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날려버릴정도로 세분화시켜 접대하기 좋은곳을 선정해 놓았다.  처음 만난 분과의 좋은곳,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위한곳, 입맛이 까다로운 분들을 위한곳, 외국바이어를 모시고 가기 좋은곳, 술을 즐겨하시는 애주가들을 위한곳등이 잘 나뉘어져 있다.

 

 

 

회식명가에는 사랑하는 연인과 갈수 있는곳, 편안히 앉아서 오랜 추억을 꺼내 그녀들만의 이야기를 할수 있는곳, 힘들고 지친 업무를 끝내고 직장동료들과 모이기 좋은곳, 항상 함께 있어 행복한 가족들과 함께일수 있는곳을 자세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사진만 보아도 군침이 도는 그런곳이 책속에 가득하다. 

 

                        

 

선뜻 발들여놓기 망설여지는 이태리풍의 근사한 레스토랑만 소개하진 않는다.  내가 좋아하는 한식도 소개가 되어 있어서 더욱 좋았다. 

내가 살고있는 서울에 많으면 더욱 좋았겠지만 말이다.  일본의 스시나 삼청동의 이쁜곳을 소개해주어서 꼭 한곳이라도 가보고 사진을 올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이런저런 여건상 아직 못가봐서 얼마나 아쉬운지 모르겠다. 

 

                         

 

 

자세하게 적혀있는 주소와 위치, 전화번호, 오픈시간과 테이블수까지 아주 자상하게 조목조목 알려주고 있다.  메뉴의 가격까지 알려주어 경제적으로 고려해 찾아가볼수 있는 점이 좋았던거 같다.  각매장별로 간단한 팁까지 적어주는 센스를 보여주고 있으며, 매장별로의 인테리어설명을 읽는것 또한 재미를 더해준다.  입으로, 눈으로, 마음으로 매우 즐거운 책이다.

 

                       

이 많은 곳중에서 내가 가봤던 곳은 딱 한곳뿐이다.  이 책이 출간되기 전에 회사가 반포동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간곳. 줄라이.

연말이니깐 근사한곳에 가서 식사를 하자는 직원들의 손에 이끌려 간곳이다.  이곳이 유명한 곳인지는 모르고 갔었지만 맛이 참 좋았다고 기억된다.  이번엔 삼청동으로 가서 즐거운 연말을 보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