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운 사람들의 죽음을 지켜보지 않은 이들은 그 심정을 헤아리기 어렵다.  무엇이든 자기에게 닥친 일이 아니면 크게 와닿지 않으니 그렇기도 할 것이다.  개중에는 가식적인 위로로 더욱 상처를 주는 이도 있다.  자신이 경험에 보지 않은 일에 대해서는 누구든 함부로 얘기해선 안된다고 생각된다.

퓰리처상 수상작인 '낙천주의자의 딸'은 저자인 유도라 웰티의 섬세하고도 깊이있는 내면을 꿰둟는 글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주인공인 로렐 핸드는 사랑하는 어머니와 남편을 잃고 홀로 살아가는 40대중반의 여성이다.  젋은 새부인 페이와 함께 살고 있던 아버지의 수술소식을 듣고 어릴적 살던 집으로 돌아오지만, 수술 후 죽음을 맞은 아버지의 장례식을 치르고 그녀의 슬픔과 고통, 이별과 추억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애도의 요소들을 하나씩 끄집어 내어 짚어간다. 

사랑하는 이들의 죽음으로 인해 그들과의 추억을 회상하며 옛친구들의 위로속에 로렐의 슬픔과 고통, 애잔함과 애통함이 고스란히 전해져온다.  이 책은 남은자의 내면을 들여다볼수 있는 깊이 있는 소설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속에서 로렐과 페이의 갈등구도, 로렐의 어릴적 소중한 추억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집을 정리하며 페이를 미워하고 과거를 회상하며 느껴지는 로렐의 허탈함을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런 로렐은 어머니가 살았던, 아버지가 살았던 마음속 간직한 추억의 집을 떠나고만다.

죽음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가지고 있지만 남은자의 내면을 잘 들여다 볼 수 있는 책이었다.  로렐의 '사랑하는 사람들보다 오래 사는 것에 대한 죄의식은 당연히 견뎌내야 하는 것이다.'라는 말이 가슴깊이 박혀버렸다.  죽음에 대한 슬픔과 그에 따른 고통, 한없이 자신이 작아져보이게 되는 아픔, 멈출것 같지 않게 흘러내리는 눈물, 이 모든 슬픔과 아픔들이 떠난이를 생각하는 마음보다는 감당하지 못하는 내 자신의 슬픔과 아픔과 고통이 더 크게 다가오는거 같다.

 

연애란 쉬울수도 아주 어려울수도 있는 남녀간의 관계이다.  이성은 같은 것을 두고도 서로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 것이다.  하지만 알면서도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어떻게 저걸보고 저런생각을 하는거지? 라며 의아함이 드는것이 비일비재 하기 때문이다. 

이 책 '웃기려는 남자 안 웃어 주는 여자' 제목이 끌린것도 사실이다. 열심히 남자는 웃기려고 갖은 재롱을 다 피우는데 여자는 무미건조함과 심드렁한 표정으로 남자를 바라보는 내용일까..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생각만 해도 웃기지 않은가 말이다.  하지만 이책은 내가 생각했던 내용의 책이 아니다.

효영과 민욱의 두 주인공의 각각의 관점에서 효영's스토리와 민욱's 스토리가 이어진다.  연애를 하는 이들라면, 연애를 했던 이들이라면, 앞으로 연애를 할 이들이라면 누구나가 공감가는 내용이 많을 것이다.  각 이성의 속내를 잘 묘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둘의 연애는 우리와 다를것이 없다.  내 기준을 세워놓고 모든것을 내 관점대로 생각하려 하고, 다른사람이 절대로 고칠수 없었던 버릇들을 내가 당연히 고칠수 있다는 자만심에 빠져있고 말이다.  타인과 비교도 해보고 내 꼭두각시처럼 이렇게 해줬음 좋겠다 생각하고, 더좋은 사람이 나타날거 같은 마음이 들기도 하고, 읽는내내 내 얘기 우리들의 이야기로 다가와 오히려 찔리는 구석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연애를 하면서도 여러가지 필독서를 통해서도 남자와 여자가 해부학적으로 무척 틀리다는건 알고 있던 사실이지만 현실에서는 도통 이해불가인것이 많아 다투는 일도 많긴 하다.  여자들은 말하기전에 상대방이 먼저 알아주길 원한다.  그럼 남자들은 그런다. 내가 무슨 독심술가냐고!  서로가 좀더 솔직해 져야 되나 싶기도 하지만 그러다간 하루에도 열두번씩 티격태격 할게 분명하니 그것도 좋은 그리 좋다고는 할수 없을듯 하기도 하다.  서로의 관점의 차이, 생각의 차이, 가치관의 차이, 감정의 차이를 저자는 속을 들여다 본듯 저자의 말대로 속시원히 두 남녀의 엇갈리는 심리를 자세히 알려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