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쿠나 마타타>는 스와힐리어로 '현재를 즐겨라, 아무 문제없어, 별거 아니잖아'등의 해석으로 쓰이는 단어라고 한다. 저자인 오소희는 여행작가이다. 내가 몇년전부터 가장 부러워하는 여행작가! 전작인 터키와 라오스에 관한 여행서를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이번 책을 통해서 그녀의 소탈하면서도 현지인들과 닮아가려 노력한 흔적이 엿볼수 있는 듯 했다.
어머니는 강하다고 했던가! 중빈은 그녀의 아들이다. 전작인 터키로의 여행에서부터 세돌된 중빈은 엄마와 함께 하게 된다. 이번 하쿠나 마타타의 아프리카 여행 또한 중빈과의 동행으로 둘만의 여행이다. 나에게 터키는 여름휴가때 가려다가 못갔던 곳이고, 라오스는 가보려고 생각해보지 않았던 곳이고, 아프리카는 마음속으로만 오지탐험을 한번 해봐?라는 꿈틀거림으로 남아있는 곳이다. 거즌 오지여행을 많이 하는 오소희작가의 용기가 부럽기 이전에 더욱 놀라운 것은 아직 어린 아들을 데리고 무섭고, 낯선곳으로의 여행이라니 또한 면역력이 약한 꼬마에게 말라리아 노출이 쉽게 될수도 있고 괜히 내가 걱정이 앞섰더랬다.
중빈을 데리고 도착한 곳 아프리카. 환전을 할때도 뒤죽박죽인 곳에서 그녀는 알면서도 그냥 속아주기도 하고, 중빈과 그곳 아이들이 축구공을 가지고 노는 모습, 아이들이 들어가고 해질녘엔 어른들이 그 뒤를 이어 다시 한바탕 사람냄새나는 골목으로 변하기도 하는곳, 인터넷을 사용하려면 24시간이나 걸리는곳, 매우 불편한 곳일테지만 지금은 난 그곳이 더욱 행복한 곳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젖어들게 된다.
살아가기 위해 거짓말을 할수 밖에 없는 큰 눈망울의 꼬마들이지만 결코 미워할 수 없는것 같다. 아마도 그곳에 내가 여행을 갔다면 투덜거리기 바빴을까, 아니면 중빈의 바이올린 소리를 들으며 그들에게 흡수되어 졸리면 골목 아무데서나 누워서 잘 수 있는 여유로운 생활을 즐기고 있을까 생각도 해보게 된다. 언뜻 무섭고 매우 낯설게만 느껴졌던 아프리카를 사진을 통해 좀더 인간미 있고, 정이 많이 느껴지는, 살벌하지 않고 따뜻한 곳이 아닐까하며 그곳에 함께 있게 되고 만다.
그들의 일상을 담은 사진속에서 나는 또다른 느낌에 사로잡힌다. 오소희 작가의 마음을 알 수 있는듯 하기 때문이다. 힘들고 불편하지만 오지의 검은대륙에서의 여행에서도 그녀는 그들의 사람내음이 좋았던 것이고, 그들의 본질적인 착한 본성이 좋았을 것이다. 그녀의 섬세하고 꼼꼼한 글에서도 풍겨져 나옴을 알 수 있다. 아프리카란 곳이 가난하고 낙후되어있고 힘든 삶을 사는 곳이지만, 더이상 낯설거나 무서운 곳이 아닌 대자연의 신비함이 잘 보존되어 있는 아름다운 곳을 기억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