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나스타샤'란 책을 가장 읽고 싶었던 이유중의 하나가 저자의 '나쁜 언어란 없고, 나쁘게 구사되는 언어만 있다.'란 구절을 보고서다. 그 구절을 읽고 곰곰히 생각해보니 미쳐 생각해보지 않았었는데 정말 나쁜 언어보다는 나쁘게 구사되는 언어가 많다는것을 알았다. 또한 조지수작가는 잘 알려진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서는 필명을 사용하길 원했다고 한다. 그녀의 자전적인 요소가 어느정도 가미되어 있을테니 더욱 궁금증을 유발했던거 같다.
캐나다를 배경으로 주인공 조지는 그곳에서 대학교수직을 맡고 있다. 한국인이지만 캐나다로 유학을 가면서 그곳에 정착한 것이다. 이민자들이 늘 그러하듯 낯선곳, 낯선이들만이 우글대는 곳에서 조지는 많은 외로움과 두려움을 느꼈을 것이다. 하지만 9년이 지난 지금 조지는 낚시를 즐겨하며 수학천재에서 평범한 학생이 된 낚시 친구인 그렉과 함께 플라이 피싱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그들과 일상적인 생활을 즐기며 아이들을 가르치며 캐나다에서의 조지의 평범한 일상을 그려가고 있다.
이런 일상들의 반복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에서 온 나스타샤가 조지앞에 나타나게 된다. 그녀는 정치적탄압에 의해 이곳으로 오게 되고 남편과 아들의 행방까지 알수 없는 자신의 처지가 매우 비참했을 것이다. 하지만 말도 통하지 않은 이곳으로 피해올 수 밖에 없는 그녀의 운명또한 매우 기구하다. 조지는 자신의 유학시절 겪어던 무섭고 외로움을 기억하고 있기에 그러한 나스타샤를 잘 보살펴주면서 동정으로 시작했던 마음은 사랑으로 변하고 만다.
하지만 서로의 사랑으로 힘들어 할 수 밖에 없는 조지나 나스타샤의 운명이 애처롭다. 아니, 나스타샤의 가족을 조지가 구출하면서 엉켜버린 그들의 사랑이 안타깝게 느껴진다. 서로를 그리워하는 조지와 나스타샤의 참혹하고 비극적이며 안타까운 이야기에 읽는이들은 빠져들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들이 왜 그런 선택을 해야만 했을까 생각해보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하지만 그들 나름의 이유를 또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으니 답답할 노릇이다. 조지의 초연한 독백에서 더욱 그이 아픔을 느낄수 있을 것이다. 622페이지나 되는 두껍게 느껴지는 책임에도 불구하고 조지수 작가의 섬세한 문체로 쉽게 읽어 내려갈수 있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