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루먼 카포티를 아는이들이 많은거 같다.  하지만 나는 왜이렇게 이름이 생소하게 느껴지는지 그건 바로 카포티의 작품을 접해보지 못해서인듯 하다.  카포티라는 저자는 헤밍웨이와 더불어 20세기를 대표하는 작가라고 한다.  그의 생애에 집필했던 20편을 단편으로 묶어 이번에 '차가운 벽'이라는 제목으로 내놓았다.  헤밍웨이에 버금간다고 하니 더욱 그에 대해서 궁금해진다. 

카포티 자신은 혼란스런 유년기를 겪고 작가가 되기를 결심했다고 하는데  어려운 고비를 넘겨서 그런것일가.  이 책을 받고 제일 눈에 들어오는 추천평이 있었다.  '문체의 대가였던 카포티의 진면목을 가장 잘 체험하려면 단편소설로 돌아가야 한다.  이 단편들을 읽으면 추상적인 감정을 구체화시키는 능력과 눈부신 관찰력을 가졌던 카포티의 작가적 재능을 강렬하게 경험할 수 있다.-뉴요커- 수록된 단편을 읽으면 읽을수록 이 말이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게 되니 말이다.

단편들을 읽다보면 그의 어린시절을 대변하는 글인가 싶은 단편들도 보인다.  그의 불우했던 어린시절과 그 시대의 사회적 현실을 반영하는 글들, 단편 하나하나 그의 정체성을 느낄 수 있었다.  모든 단편들이 공통의 주제로 묶어져 있지 않아서 더욱 한편한편 읽는것이 흥미로웠다.  소재 엮시 카포티의 상상력이 풍부하다는 것을 입증하는데 하나도 손색됨이 없다.  '다이아몬드 기타'에서는 그시대에 밝힐 수 없을것만 같은 자신의 성정체성에 대해서도 뱉어내는 솔직함이 묻어난다.  모든 단편에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작품만 있는 것이 아니라 훈훈한 느낌이 드는 소소한 일상적인 이야기도 기록되어 있다. 

'티파니에서 아침을'의 원작자 이기도 한 카포티의 군더더기 없는 문체가 더욱 읽는 이로 하여금 더욱 그의 가치를 높여주는거 같다.  단편에 수록되어 있는 글 외에 그의 미완성작이 아쉽긴 하지만 그를 더욱 유명세에 올려놓았던 '인 콜드 블러드'를 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보고 싶다.

두손에 적당한 크기로 들어오는 책이다.  그래서 더욱 마음에 든다.  '뒤적뒤적 끼적끼적' 이 책을 읽고 나면 100권의 책을 모두 읽은 느낌이다.  김탁환 저자가 읽은 책 100권에 대한 자신이 적은 서평과 느낌을 10가지 주제로 나누어 적어주었다.  김탁환 작가의 책을 그리 많이 읽어보지 않았지만 그의 책에 대한 글에 대한 사랑을 느낄수 있었다.

하지만 읽으면서도 그가 소개한 100권이나 되는 책중에서 내가 읽은 책은 다섯손가락 안에 든다는 것을 알고 서는 얼마나 부끄럽던지, 제목만 들어본 책들도 있고, 작가만 아는 책들도 있고, 전혀 듣도 보도 못한 생소한 책들도 너무나 많았다.  다시한번 우리나라의 책 출간이 얼마나 많이 되는지 실감하며 많은 책을 읽어보지 못한 내 자신에 대한 부끄러운 순간이었다.  여러 분야의 책을 읽으려 노력도 해보았지만 이렇게나 처음 들어본 제목의 책이 많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작년에 내가 세운 목표중에 하나가 1년동안 100권의 책을 읽고 못쓰는 서평을 써보는 것이었다.  아주 짧은 단편집이나 카툰까지 포함하면 100권은 넘겠지만 내가 원하는 목표치의 목표량은 채우지 못했었다.  그래서 올해는 몇권이 아닌 그냥 시간되는대로 열심히 읽기로 바꾸어 버렸다.
'뒤적뒤적 끼적끼적'에 김탁환 작가가 소개한 책중에도 내가 관심있어하는 책들도 여럿있다.  그 책들을 읽어봐야할 거 같은 의무감 내지는 책임감이 드는것은 왜인지 모르겠다.

작가는 자신의 주관적인 생각을 글로 잘 표현해 실었다.  내용에 관해서 저자의 관해서 그외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쏟아낸거 같다.  글 쓸 시간도 모자랄 것 같아던 작가가 자신의 책이 아닌 다른이들의 책을 읽고 서평으로 남긴다는거 책을 좋아하는 독자들로써는 이 책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행운인 듯 하다. 

행복에 관한 평범한 가족의 특별한 이야기라고 하는 이 책은 정말 평범한 일상에서의 가족이야기인거 같다.  너무 밍밍하게 느껴진다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일상의 평범함을 저자는 그대로 적어내려가 편하게 다가오는 카툰이다.  특별히 이야기 거리를 꾸며내지도 않은듯 하지만 그안에 가족의 사랑은 느낄 수 있다.

말괄량이 마토의 가정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엄마인 평말숙은 유능항 커리우먼이지만 집안에서는 덜렁대고 푼수끼를 겸비한 여인이다.  음식 하는것을 좋아해서 새로운 음식을 시도하지만 평말숙 여사가 만들어낸 음식의 맛은 가히 절망적이라 표현한다.  아빠인 나메기는 게르음의 황태자이다.  회사일도 대충 적당 적당히 넘기는 인생 한방을 꿈구는 여느 아빠들과 다를바 없다.  집에 있을때는 나메기의 모습은 항상 누워있기이며, 반경의 모든 물건을 발로 다 집어드는..마토의 할아버지인 나동팔옹과 할머니인 구기자 여사 이 노부부의 아옹다옹 앙증맞은 다툼 또한 귀엽게 보인다.  나동팔옹의 친구인 의사 허삼돌 원장은 엉뚱함의 극치를 보여준다.  자신이 감기에 걸려 변장을 하고 다른 병원으로 진찰을 가는 피를 무서워하는 의사이다.  그외에 마토의 단짝 친구인 볼태기와 3척동자인(아는 척, 있는 척, 잘난 척)스트라이크 보이 삼총사가 노는 모습도 앙증맞다.

큰 웃음을 기대한것과는 거리가 조금 멀지만 그래도 일상의 소박함을 엿볼 수 있었다.  한 가족의 좌충우돌 장난스레 살아가는 이야기는 서로를 너무 사랑하는, 친구처럼 아옹다옹 살아가는 이야기가 재미있게 그려져있다.  중간중간 적혀있는 에세이에는 아버지로서 아내를 사랑하고 걱정하고 미안해하는, 아버지로서 자식을 사랑하고 걱정하는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이러한 일상적인 자신의 경험담이나 가족의 사건, 사고를 근사하진 않아도 미니북처럼 작은 카툰이나 글로 적어 가족들에게 준다면 너무나도 멋진 선물이 될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