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마음이 자라는 그곳, 지중해' 내 마음속에 지중해가 들어오기에 충분했다. 너무 마음에 드는 책이다. 항상 여행책을 읽게되면 느끼게 되는거지만, 지금의 내 자리에서 답답하고 아무것도 풀릴거 같지 않던 옥죄어 오는 부담감에서 잠시라도 벗어나 시원한 바람에 머리를 흩날리며 상쾌한 향기와 햇살 가득한 따사로움이 비춰드는 깨끗하고 푸르고 드높은 하늘과 두둥실 하얀 솜사탕 같은 뭉게구름이 떠다니고 확트인 시야에 보이는 아름다운 한폭의 풍경화가 내 눈앞에 펼쳐져있는 듯한 느낌에 사로잡히니 말이다. 그래서 내가 더욱 여행서적을 즐겨 읽고 가장 좋아하는 장르중에 하나이다.
대리만족이라고 했던가..내가 가보지 못했던곳, 보지 못한곳, 느껴보지 못한 곳을 나 아닌 다른이가 쓴 여행기를 읽는것은 언젠가는 나도 책속에 나오는 그곳, 사진에 보이는 그곳을 갈 수 있고, 그곳에 내가 서있을것만 같은 희망을 품고 살기에 행복할 수 있을 것이다. 역시나 그녀의 당찬 용기를 내내 부러워하며 읽어내려 갈 수 밖에 없었다.
그전에는 지중해 라고 하면 단순히 그리스의 산토리니섬정도만 머릿속에서 그려졌었다. 하지만 이 책을 보면서 지중해는 내가 생각하고 있는것보다 더 넓은 곳이었다. 아직 어른이 되지 못한 서른둘의 저자는 스페인과, 남프랑스, 이탈리아, 그리스와 터키를 두루두루 돌아보고 돌아왔다. 그녀는 여행에서 돌아와 어른이 되었을 것이다. 아니, 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한 순간부터 어른이 되어 보인다. 잘 다니던 직장에 무작정 사표를 내고 트렁크를 싸고 비행기에 오르고, 처음 발을 내딛은 낯선곳은 스페인에서부터 그녀의 어른이 되기 위한 여행은 시작된다.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대표여행지도 물론 볼거리가 많겠지만, 계획하지 않은곳에 갔는데 그곳이 너무 마음에 들어 더 머물게 되는, 골목골목을 여유롭게 누비고, 스페인도 남프랑스도, 이탈리아도, 그리스, 터키도 저자는 빠듯한 계획을 세우기보다는 아침에 눈뜨는데로 발길이 머무는곳으로 옮기며, 쉬고 싶으면 그냥 침대에서 뒹굴고, 해변가에서 즐기고, 그곳에서 만난 여행자들과 친구가 되고, 차한잔의 여유로움을 만끽하고 정말 내가 원하는 여행을 그녀가 먼저 하고 돌아왔다.
방송작가라서 그런지 글 또한 감성이 풍부하게 수다스럽지 않으면서 여자들끼리 이야기하는 듯한 문체, 부담스럽지 않은 생글생글 웃으며 맞다며 손뼉칠수 있는 위트있는 글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여행자라면 누구나 꿈꾸는 로맨스에 대해서도 로맨스라 하기엔 약간은 어설프지만 그래도 그러한 저자의 로망이 더욱 재미있게 다가왔다. 쉼없이 단번에 책을 읽을만큼의 충분한 매력이 있는 책이다. 가고싶다~! 마음이 자라는 그곳, 지.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