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릭을 이용한 밀실사건으로 실마리를 풀어가는 이야기 전개로 유명한 히가시노 게이고의 단편집이다.  '예지몽'에는 5편의 단편이 실려있다.  정말 예지몽이 존재할까?? 아직 나에게는 이러한 예지능력이 단한번도 생기지 않았었지만 말이다. 

만난지 3개월만에 결혼에 골인한 친구가 해준 이야기가 있었다.  결혼전에 시어머니가 되실분이 꿈을 꾸셨단다.  어느집을 찾아가는 길이었는데 골목길을 따라 가니 대문이 하나보이더란다.  그곳으로 시어머니 되실분이 들어가셨다고 한다.  결혼식 후에 시댁과 친정은 시골 한 마을이라 시댁어른신들이 친구의 친정을 방문하는 기회가 계셨단다.  시어머니께서 놀라시면서 친구에게 말씀하셨다고 한다.  내가 꿈에서 본 골목과 집이 바로 너희집이라고..... 정말 부부의 인연이라 그런일이 생겼던 걸까?

<용의자 X의 헌신>시리즈 제2탄으로 나온 '예지몽'은  탐정갈릴레오라고 불리우는 구사나기와 물리학자인 유가와 교수와 함께 사건을 추리하고 풀어나가며 사건의 실마리를 잡아 해결하게 된다. 

#- 꿈에서 본 소녀
사카기는 미래의 연인이자 70년전부터 알고 있었다는 현재 16살 레이미의 방에 몰래 숨어들게 된다.  그곳에서 레이미의 어머니인 유미코는 사카기에게 총을 겨누게 되고, 구사나기와 유가와의 추리로 사카기와 유미코의 얽혀있는 무엇이 있음을 알아내게 되면서 실마리를 풀어간다.

#- 영을 보다
호소다니와 기요미는 연인사이다.  호소다니의 친구인 고스기가 마음에 둔 여성이 있다고 해서 찾아간 곳엔 기요미가 있었다.  이렇게 둘은 고스기에게 비밀로 하고 연인사이가 된 것이다.  고스기에게 솔직히 말하고자 호소다니는 그의 집에 찾아가지만 그는 출장중이다.  하지만 고스기의 집에서 호소다니는 기요미를 보게된다.  같은시각 기요미가 자신의 집에서 죽은채로 발견되면서 이들의 관계를 파헤치게 된다.

#- 떠드는 영혼
구사나기는 누나로 부터 한통의 전화를 받게된다.  야요이 남편의 실종사건을 부탁받게 되면서 한 저택에서 일어나는 미스테리하고 신비하고 초자연적인 현상에 다시한번 유가와의 도움을 받으며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가게된다.

#- 그녀의 알리바이
다다아키의 공장은 경제사정이 좋지 않다.  어느날 미수금을 받으러 나간 다다아키가 죽게되면서 그를 둘러싸고 공장의 직원들과 부인인 다카코의 알리바이에서 혐의점을 잡아가게 된다.

#- 예지몽
맞은 편 아파트에서 파이프 행어에 목을 메어 자살을 하는 여인을 보게된 사람들.  하지만 바로 옆집의 작고 어린 소녀가 사건이 일어나기 이틀전에 그장면을 보게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이다.

이렇게 5편의 단편에서는 꿈에 관해서 현실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과학적으로 입증할 수 없는 초자연적인 현상과 거기에 트릭의 사용, 물리학자인 유가와의 놀라운 추리력은 단연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임을 입증해주고 있는 듯 하다. 

나는 책을 선정할때 판타지장르쪽은 아예 쳐다보지도 않았었다.  딱히 이유가 있었던것은 아니지만 하나정도를 콕 말하자면 현실에서는 전혀 이루어질수 없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여러장르를 읽다보니 어느샌가 판타지장르도 손이 가기 시작했다.  지금은 왜 진작 읽지 못했을까 하는 아쉬움을 항상 가지고 있다.

저자인 '마키메 마나부'의 소설은 처음 접했다.  이 책 '사슴남자'는 여학교를 배경으로 이루어지는 판타지 로망이다.  일본에서는 방영되었던 드라마 원작이라고도 한다.  책을 읽는 내내 만화로 나왔으면 더욱 재미있었을텐데 하는 개인적인 아쉬움을 뒤로하고 머릿속에서는 글의 장면들이 자연히 떠오를 수 밖에 없었다.  대학원에서 연구를 하던 주인공인 '나'는 신경과민이라며 연구를 중단하고 나라에 있는 여자고등학교에서 2학기동안 아이들을 가르치라는 담당교수의 말에 나라에 오게된다.  1-A반 담임이 된 주인공은 그곳에서 학생인 홋타와의 만남에서부터 삐걱대기 시작한다. 

이제부터 판타지로망이 펼쳐진다.  사슴, 여우, 쥐라는 동물들의 등장으로 인간들은 그들의 심부름꾼이 되어 '눈'을 찾아야 한다.  어느날 지나가다 옆에 있던 동물이 나에게 말을 걸어온다면? 생각만해도 너무 재미있을거 같다.  놀라자빠지려나..선택되어진 인간심부름꾼들에게는 사슴, 여우, 쥐와 대화가 가능하다.  사슴의 운반책이 된 주인공은 여우에게 눈을 받아오라고 지시한다.  주인공이 여우에게 받아오는것을 실패하게 되면서 점섬 얼굴이 사슴으로 변해간다.  하지만 다른사람들의 눈에는 그냥 인간일 뿐이다.  그러면서 오사카, 교토, 나라의 세 여학교에서 야마토배전을 검도부 우승학교에 전달되는 삼각을 차지하기 위한 노력이 계속된다.

삼각이 사슴이 그토록 찾아오라면 '눈'이라고 믿고 가져가지만 눈이 아님을 알게된다.  영영 사슴의 얼굴에서 인간의 얼굴도 돌아올 수 없을수도 있다는 상실감을 가지게 되면서, 그 모든것이 쥐의 심부름꾼의 욕심에서 벌어진 일임을 알게 된다.  이렇듯 현실에서나 책속에서나 인간은 모두 보다는 자신의 욕심만 채우기에 급급한 모양이다.  주인공인 나가 쥐의 심부름꾼을 찾기 위해 난바선생과의 전화대화에서는 나도모르게 웃음이 밖으로 튀어나올 수 밖에 없었다.

아쉬운 점은 이야기전개를 좀더 스피드하게 했다면 더욱 재미있었을텐데 하는 개인적인 생각이 들었다.    일본의 역사에 대해서는 아는바가 없지만 그 역사를 배경으로한 치밀한 구성이 엿보였던 거 같다.  중간중간 코믹한 상황에 웃음을 선사하기도 한다. 

지난 주말을 이용해 혼자 군산행 고속버스에 몸을 실었었다.  너무나 따사로운 햇볕과 자연풍경을 차창으로 지나치며 난 한권의 책을 읽기 시작했다.  혼자만의 여행이라 지루하거나 따분한 책을 NO~ 재미있고 흥미를 끌만한 책을 골랐다.  그 책이 바로 ’이지연과 이지연’이다.  누구나 학창시절 반에 동명이인이 있었을 것이다.  우리는 작은누구..큰누구..내지는 아무개A와 아무개B라는 또다른 이름으로 불렀었던 기억이 날 것이다.

이 책은 20대인 27살 이지연과 30대인 34살 이지연의 이야기이다.  20대와 30대의 이야기, 어떻게 생각해보면 7살밖에 차이나지 않은 두여자의 이야기이다.  어느부분에서는 큰 세대차이를 느낄것이고 어느부분에서는 아무런 차이도 나지 않은 흔히 우리주변에서 볼 수 있는 인물들이다.  하지만 자칫 우리나라의 성개방과 함께 이 여인들의 섹스나 원나잇스탠드에 대한 부분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듯이 적어내려간 부분에서는 자칫 모든 여성으로 비추어질까 조심스럽게 느껴진다.

20대인 이지연은 무용을 전공하다 부상으로 인해 아카데미에서 요가강사로 일하고 있으며, 오랫동안 사랑하는 애인 김민석이 있다.  그녀는 집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김민석과의 행복한 결혼생활을 꿈꾸며 만나오고 있다.  부모님이 김민석을 만나보겠다고 했을때 그녀는 누구보다 행복했지만, 김민석은 아직..이라는 말과 함께 이지연과의 결혼을 부담스러워하게 된다.  하지만 그 이유가 결혼에 대한 부담감 때문이 아니라 다른여자가 생긴것을 알고 이지연은 당황하며 방황하게 된다.  여자들도 마찬가지겠지만 하여간 남자들이란...  시련의 아픔끝에 찾아온 그녀의 생일을 자축하고자 호텔에 근사한 이벤트를 주문한다.  멋지다.  나도 언젠가 한번 해보고 싶은 이벤트다. 

30대인 이지연은 능력있고 매력있는 골드미스다.  이지연은 말한다.  이른바 아줌마도 아가씨도 아닌 여자로서 몹시 불온하고 위태로운 세대를 일컫는 말이라고.  많은 남자들을 만나기는 하지만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지 못하고 있다.  미모되고 능력되니 많은 남자들이 꼬이지만 그녀에게는 그저 즐기는 대상일뿐인다.  그러던중 거래처사장이면서 이혼남인 박준혁과의 만남에서 사랑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박준혁의 피앙새가 따로 있음을 알게되고 그래도 그녀는 박준혁을 쿨하게 피앙새에게 보내주게 된다.  또 이쯤에서 연하남이 등장한다.  박준혁과의 관계를 알고 그녀에게 고백하게 된다.  

하지만 난 특히나 30대 이지연의 사생활에 대해서는 너무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하룻밤을 원나잇스탠드로 즐기는가 하면 아무런 감정없이 그저 그녀의 욕정만을 채우려는 그녀가 그리 좋게 보이지는 않으니 말이다.  하지만 혼자만의 여행에서 이 책 ’이지연과 이지연’은 나의 친구가 되어 주기에 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