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인 오가와 요코는 ’박사가 사랑한 수식’으로 처음 알게 되었었다. 따뜻함이 묻어나는 글에 데뷔작이라고 하는 ’완벽한 병실’도 망설임 없이 읽게 되었다. 하지만 읽으면서 조금 실망했다는 점도 없지 않다. 이 책에는 4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완벽한 병실>에서는 남동생이 죽음을 앞에두고 병실에 입원하면서 누나는 아픈 동생이지만 함께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다. 깨끗한 병실에 누워있는 남동생에게 누나는 매일 와서 친구가 되어주고 깨끗하고 깔끔한 병실이 무척 마음에 든다. 하지만 남동생은 점점 죽음에 가까이 가게 되면서 누나는 불안한 마음을 점점 가지게 되면서 주치의 의사에게 많은 위로를 받게 된다.
’누군가가 죽으면 남겨진 사람들은 모두 그 사람과 관련된 온갖 후회를 짊어지고 살아가야 하는 건가봐.’(p25)
<호랑나비가 부서질때>는 자신을 부모님 대신 키워주신 할머니께서 치매에 걸려 이상행동 증상을 보이시면서 주인공은 ’신천지’라는 요양원에 할머니를 입소시키게 된다. 신천지를 오가면서 할머니를 바라보는 손녀의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다.
<식지 않는 홍차>에서는 주인공의 친하지 않았던 동창의 죽음으로 인해 그곳에서 또다른 동창생을 만나게 된다. 친하지는 않았엇지만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살고 있는 친구의 집을 자주 방문하면서 주인공은 옛추억을 하나씩 끄집어 내면서 아련한 추억에 젖어들게 된다.
’이음매 없는 시간의 원의 한 지점에서 자동차가 바다에 떨어졌고 그 수간에 그는 ’존재한다’라는 영역에서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영역으로 점프해 버렸다. 뭔가 좀더, 그 두개의 영역 사이에 망설임 같은게 있어야 하는 거 아닐까,’(p163)
<다이빙 풀>은 주인공인 나는 쥰을 사랑한다. 항상 쥰을 지켜보면서 멋진 근육과 다이빙 하는 모습의 매력에 주인공은 그를 사랑할 수 박에 없다. 항상 다른사람을 배려해주고 마음 따뜻한 쥰이다. 주인공은 여려보이지만 그뒤에는 인간의 내면에 선과 악이 공존하듯 잔인함을 숨기고 있다.
읽는 내내 아주 조용하다는걸 느낀다. 죽음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숙연해 지는것을 보면 또 남겨진 자들의 모든 슬픔을 포용하기에는 너무 빡빡한 세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에게 있는 선한면과 악한면을 잘 보여준 듯 하기도 하다. 인간으로서는 입밖으로는 절대 내뱉을 수 없었던 마음속에 꽁꽁 숨겨두었던 생각들을 조용하고 무겁게 가라앉은 내용속에서 말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