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출간된지 몰랐었는데 영화 예고편을 보고는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하게되었다.  난 책과 영화가 함께 나오는 경우는 거의 영화는 보지 않고 책만 읽는다.  아무래도 2시간여에 담아낸 내용보다 책한권의 내용이 개인적으로는 더욱 재미있게 감동적이기 때문이다.

이정수와 김미진은 주말부부이다.  그날도 어김없이 이정수는 김미진과 딸인 수진이를 보러 집으로 향하고 있다.  수진이에게 줄 인형과 케잌까지 사서 아내와 딸에게 가는 길이 즐겁기만 하다.  그 터널을 들어가기 전까지는 말이다.  희뿌연 먼지들과 암흑이다.  차옆으로는 돌덩이들이 있고 무슨상황인지 이정수는 감이 오지 않는다.  이게 무슨~ 이정수가 터널에 갇혀버렸다.  아니 터널이 무너져버렸다.  그 안에 이정수는 갇히게 된다.  상황파악을 한 후 이정수는 아내와도 통화를 하고 밖의 구조대원들과도 통화를 하게된다. 

터널에 갇힌 이정수를 구조하기 위한 작업이 수일째 계속되고 있다.  아마도 누구든 밖에서 구조작업을 하는 소리가 들리면 금방 구출될 수 있을거라는 희망을 가지게 된다.  언론에서도 말하듯 이 맥락은 세월호와도 비교가 되는 비슷한 상황일 것이다.  이정수 역시도 금방 구조되어 미진과 수진이를 볼 수 있을거라는 생각한다.  하지만 언제 구조될지 모르는 상황에 식량이 없다.  주유소에서 줬던 물을 아껴마신다.  배고프지만 수진이를 위해 준비한 케잌은 절대 건들지 않는다.  꼭 이 터널을 나가서 수진이에게 주고싶은 마음뿐이다. 

구조작업시의 기계소리로 아침이 밝은걸 알게되고, 또 하루를 견뎌야 한다.  모든 언론과 민심이 이정수의 구조작업에 쏠려있다.  하지만 그로인해 또다른 희생자들이 발생하게 된다.  그들은 말한다.  또다른 희생을 막아야 한다고.  참 어려운 문제다.  어떤게 정답인지는 잘 모르겠다.  언론과 민심은 이정수의 생존할수 있는 한계를 지났다고 한다.  하지만 김미진과 전문가만은 그가 꼭 살아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이정수의 핸드폰은 꺼져버리고 김미진은 이정수에게 자주 듣는 라디오를 통해서 자신의 상황을 알려주게된다.

읽으면서 생각해보게 된다.  과연 어떤게 올바른 선택이었을까? 그 어떤 선택에 대해서도 확신도 없고 왈가왈부 말할수 있는 입장도 아닌듯하다.  많은이들이 자신의 얼굴을 숨기고 인터넷상에서 다른사람에 대해서 함부로 말하기도 하고 욕하기도 한다.  물론 모든이들이 그러는것은 아니지만, 아마도 온라인이라는 공간에서 비열하고도 무서운 일들이 벌어질 수 있다는 생각을 다시한번 하게된다.

창문넘어 도망친 100세노인과, 오베라는 남자를 읽고 다시읽게된 괴짜노인 그럼프는 자신의 죽음을 대비해서 관을 직접 만들기 시작한다.  나무선택부터 사이즈까지 꼼꼼히 체크하는 그럼프.  어려서부터 여러가지 일을 하면서 가족을 돌보고 자식들은 모두 독립하며 살고 있지만 부인은 치매에 걸려 요양병원에 있다.  치매에 걸린 아내가 있는 요양병원을 매일 찾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언제가 자신에게 닥칠 죽음을 대비해서 자신의 장례식을 미리 준비하게 된다.

자신의 관을 만들고, 나무 묘비를 만들고 유서를 준비하고 사이가 안좋았던 이웃이었지만, 자신이 입을 검은양복까지 준비하게된다.  그러는 과정에 아들과의 대화가 많이 나온다.  자신이 겪었던 시대를 이야기하며 감추었던 자신의 속내를 말하기도 한다.  아들이 처음듣는 이야기들을 풀어내는 그럼프.  그럼프는 품안텔레비젼을 통해서 여러가지 알게되기도 하고, 또 자신이 죽고난 후에 아들과 며느리 손주들에게 당부하고픈 말들을 즉 유서는 꼭 잉크로 찍어서 펜으로 적어야 한다고 고집을 피우기도 한다.

괴짜노인 그럼프는 때로는 똥고집을 피우기도 하지만, 어려운 시대를 살아오면서 자신만이 터득한 지혜를 자식들에게 알려주기도 한다.  유서에는 아주 디테일하게 자신의 집은 어떻게 해야하는지부터 자세하게 적혀있다.  어느정도의 나이가되면 죽음을 생각하게 되어 미리 유서를 적어놓은 분들도 적잖이 있긴 하는듯 하다.  괴짜노인 그럼프는 큰 에피소드는 없다.  그냥 일상적인 잔잔한 이야기들이 주를 이룬다.  다소 생각하기 싫은 무거운 죽음이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내용은 결코 무겁지 않게 다루고 있다.  연세가 있으신 분들만이 아닌 우리세대에도 죽음에 대해서 가볍지 않게 생각해보는 이들이 많다보니 겸허히 담대하게 자신의 죽음을 바라보고 대비하는 그럼프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되는듯 하다.

언제부터인지 전시회를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사실 전시회를 가봐야 그림을 볼줄은 모른다.  예전에는 명작이라고 하는 명화에도 그리 관심이 없었고, 다른이들이 다 아는 그림조차도 저게 뭐였더라~ 하며 그냥 넘어가기 일쑤였으니 말이다.  얼마전부터 그림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프랑스에 관한 책을 보다가 그곳에서 화가들이 그린 그림에 대해서 자세하게 또 알지 못했던 그 그림에 관한 일화나 왜 이렇게 그렸는지를 상세히 풀어낸 글을 읽으면서 그러한 명화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래서 읽게 된 '세상을 읽어내는 화가들의 수다'는 읽으면서도 왠지 감성이 풍부해짐을 느낄 수 있었다.  많은이들이 다 알고있는 그림에서부터 처음보는 그림까지.  또 그 그림에 얽힌 이야기이며, 궁금증,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으니 말이다.  현대도 아닌 그 옛날에 색채며 아름다운 선하나로 많은 메세지가 전달되어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책을 읽으며 이야기를 듣다보니 책으로만 보는 것이 아닌 전시회를 찾아가 눈으로 직접 보고싶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전에는 무료전시회를 가는 편이었는데, 이번 책을 계기로 명작을 보기위해 앞으로 무료전시회든 유료전시회는 많은 명작을 보고 다니지 않을까 싶다.

화가들의 자화상을 들여다 보는 것도 색다르게 다가왔다.  자화상이라고 해봐야 기껏 한장의 그림정도만 봤던거 같은데, 나이듦에 따라 달라지는 화가들의 자화상을 보니 인간의 내면에서 품어져 나오는 그 무언가를 상상하게 된다.  내가 아는 화가라고는 고흐, 레오나르도다빈지, 밀레, 미켈란젤로 정도이다.  그역시도 그냥 대표작  한작품씩 밖에 모른다.  진주귀거리 소녀는 책을 읽어서인지 그림을 알지만 창피하게도 정작 그 그림을 그린 화가는 누구인지 기억도 나지 않았고, 그림은 많이 본 그림인데 처음 들어보는 화가이기도 하고, 읽으면서 내내 정말 그림에 대해서 관심을 조금이라도 갖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게된다.

아마 그림에 대해서 나처럼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라면 이 책 한권으로 인해 그림에 대해서 명작에 대해서 좀더 흥미를 가질 수 있으며, 명작을 찾아서 일부러 전시회를 검색해서 찾아다니지 않을까 싶으다.  꼭 유명한 화가 아니라도 우리나라의 화가들의 전시회부터 천천히 찾아다니다보면 전시회를 찾아다니는게 어렵게만 느껴지지 않을 것이며, 그림의 매력에 빠져들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