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개
여인의 이름치고 아름답지도 않고
거창한 의미도 담기지 않은, 그렇지만 전란의 시기
아름답게 피고 진 강철같은 마음을 지닌 여인의 이름
미실,열애 등으로 잘 알려진 김별아 작가의 07년도작 논개는
이미 알만한 사람들은 모두 알만한 유명한 소설이다.
하지만 책을 처음 마주했을때 든 의문은, 과연 무엇을 보여줄수 있을까?
라는 것이었다.
임진왜란 전란의시기 20세의 꽃다운 나이로 적장을 끌어안고 벼랑끝으로 몸을던진
기생 논개는 중,고등학교를 졸업한 그 누구라도 한번쯤은 이름을 들어봤음직한
인물이다.
기생의 천한신분에 내외법을 강요하는 선비의 나라이자 남성의 나라인 조선에서
여인의 몸으로 목숨을 버려 우국충절한것은 두고두고 회자될 일이기는 하지만
과연 당차고 충심으로 차득한 그 모습외의 여인으로써의 논개를 어떻게
만들어낼지 궁금하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설속에서 다시 살아난 논개는 나라를 욕보인 왜적들을 향해
서슬퍼런 복수의 한을 품은 우국지사의 모습이 아닌 오롯이 한 여인일 뿐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논개에게 훨씬 쉽게 몰입하고 그와함께 동화되었던것 같다
따뜻한 봄햇살처럼 은근하고 따스한,무심하지만 진정이 있는 한사람과 정을 통한
논개의 마음은 얼굴도 모르는 왕을 향해 맹목적 사랑을 던지는 충신들의 모습보다 훨씬 쉬이
이해할수 있었다.
전장으로 죽기를 각오하고 떠나는 최경회와의 마지막날밤, 전사자의 시체를 찾기위해
부부끼리만 알수있는 표식을 바늘로 한땀한땀 새기는 의식에 논개가 선택한 단어는
愛가 아닌 義 였다. 모든것을 초월한 義 , 그 글자가 오롯이 논개 자신을 이야기하는것 같아
안타깝고 서글펐다. 연모와 사랑, 믿음조차도 뛰어넘는 옳음은 항상 최경희 그 자체였기
때문이었다. 옳음 그 자체이자 단 하나의 연모, 세상을 향하여 난 유일한 창인 최경회를
향한 논개의 사랑은 처절하게도 여인의 모습만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그 마음이 너무나 서글프고 안타까워 새벽녘까지도 먹먹해진 마음때문에
쉽게 잠들지 못하였다.
그리고 새삼스럽지만 김별아님의 글은 문체가 너무 아름다워서
새삼 한글에 이렇게 아름다운 표현이 있구나, .라는 생각이 절로들게 만든다.
그래서 자연스레 영어공부가 아닌 국어공부를 열심히 하고싶다 라는 마음을 살며시 먹어보기도 하였지만
아마, 이런 아름다운 표현들을 사용할수 있으려면 책을 수백,수천권도
더 읽어야 하리라.. ㅎ
논개,
김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