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 전 친구가 "자기는 한비야가 너무 좋다고. 너도 꼭 그녀가 쓴 책을 읽어보라"고 권했다.

 

한시간여동안 책의 내용에 대해서 설명해주고, 내용을 거진 알것 같은 나는 그뒤로도 시리즈 책이 나올때까지...간간히 그녀의 기사가 나올때까지..

 

나는 고집스러울치만큼 그녀의 책을 한장도 읽지 않았다.

 

새해 새마음으로 새롭게 계획을 세우는 설 연휴에 나는 그녀의 여행에 우연히 동참했다.

 

몇장 읽고있는 동안의 느낌은

 

"재밌잖아. 글이 살아있잖아!!"였다.

 

반정부 지도자와의 열흘간의 짧은 만남에서는 같이 감정이입하며 아쉬움을 달래고,

 

인생은 진심으로 좋아하고 즐길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살기로 한 50대 중반의 영국 아저씨를 보며.. 나도 인생의 의미를 되새겨 보고..

 

아프리카 오지에서 속정을 깊게 주는 한비야의 엄마들을 보며..가슴이 뭉클해지기도 했다.

 

열흘만 지나면 서서히 생기가 돌고 아이들의 밝은 웃음이 살아난다고 한다. 놀랍게도 생명을 살리는 데에 들어가는 돈이 난민 1인당 하루 80원, 그러므로 800원이면 어린 목숨 하나를 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우리가 마음만 먹으면 커피 한잔으로 세 명을 살리고, 레스토랑 저녁 식사 한 끼로 오십 명의 아이들을 일으켜 세울 수 있다는 계산이다-본문 중-

 

중동과 아프리카 지방을 여행하면서 작가에게는 난민문제라는 관심이 생겼고, 2001년부터는 월드비전에서 긴급구호 팀장으로 일하고 있다. 행동하는 젊음 한비야. 그녀를 통해 나는 생을 행복하게 살수 있는 여러 방법에 대해 고민하게 됐다. 그리고 그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동반자로 그녀의 다른 책들에 손을 댈 것이다.  

 

짧은 글이지만 깊은 생각을 부르는 책이다.

 

읽기엔 가볍되 머리속에 잔상은 오래 남는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 사람들은

모두 똑같은 방법으로 걸어다닙니다.

 

그런사람들은 쉽게 알아볼 수 있습니다.

왜냐고요?

그들은 그저 땅바닥만 바라보며 걸으면서 무언가를 찾고 또 찾으니까요

-본문 중에-

 

사랑하기 위해 예정된 두사람 싸냐와 바냐. 싸냐외에 다른 사람이 바냐의 마음에 들어올때마다 줄어드는 싸냐의 몸집. 실제 생활에서도 그사람외에 다른 이가 들어올 때 마음의 크기가 줄어드는 것을 경험한 사람이라면 충분히 공감될만한 상황이다.

 

누군가를 향한 그리움이 커져간다는 것은 보지 못하는 안타까움의 크기에 비례함을 의미한다. 만날수 없기 때문에 그리워하는 것. 싸냐를 잃고나서야 찾아헤매는..바냐의 모습..한눈을 팔았던 다른 이들이 이제는 추하고 거칠게 느껴진다.

 

그런 바냐의 모습에 안타까운 것은 나도 잃어버린 그리움의 대상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곁에 있는 사람에게 사랑한다 말하기. 함께있을 때 소중히 여기며 더 사랑하는 것. 이 책이 우리에게 남긴 아름다운 미션이다.

이혼한 가정의 아이들이 왜 불행한지. 그건 대개 엄마가 불행해하기 때문일 것이다. 부부가 불화하는 집 아이들이 왜 불행한지도 어렴풋하게 느껴졌다. 그건 엄마가 불행하기 때문일 것이다. 아아, 이 세상에서 엄마라는 종족의 힘은 얼마나 센지. 그리고 그렇게 힘이 센 종족이 얼마나 오래도록 제 힘이 얼마나 센지도 모른 채로 슬펐는지. (본문 중)

이혼을 한 가정보다 이혼하지 못하고 자식을 핑계로 대충사는 가정이 얼마나 많을지 생각해본다. 불행한 엄마는 겉으로 행복해 보이는 가정에서도 존재한다. 큰딸은 엄마의 삶에 대한 거울이다. 또한 나이를 먹을수록 어머니의 존재는 두려움에서 친근함으로 나아가 인간자체의 동정에까지 이르게 된다. 이러한 점들을 책을 통해 다시한번 깨닫게 된다. 공지영 작가의 책이 쉽지만 읽기 힘든 이유다.

자신도 알지 못하는 자신을 대면할 때 사람은 신기롭지만 두렵다. 주인공 위녕의 이야기에 공감하고 감정이입 되기보다는 나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게 되었다. 책을 읽는 3일동안 나는 엄마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하게 되고, 또 다른사람과의 통화에서도 "우리 엄마가"를 입에 달고 말하는 내모습을 보았다.

위녕의 엄마도 잔소리를 한다. 위녕을 위한 것이라 말한다. 다른 사람을 생각해야 하는게 사람이라고 우리는 가정교육으로 배운다. 남에게 피해주면 안되는 것이라고. 하지만 자식을 잘 키웠다고 생각하는 엄마의 생각은 틀린것이 된다. 자녀들은 언제나 엄마의 눈치를 보며 사랑받고 인정받기 위해 엄마의 말에 응해준 것뿐. 그것이 전적으로 옳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건강만 챙겨라. 앞만 보고 가거라. 네가 최선을 다했다는 건 우리가 안다. 그러니 주눅들지 말고 당당해야 한다. 사람의 일이라는 것은 사람의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야. 다른 사람은 나중에 생각하고 지금은 오직 너와 네 아이들만 생각해야 해  (본문 중)

세번의 이혼을 결심한 엄마에게 외할아버지는 말한다. 이혼하는건 싫지만 이혼하지 않고 불행해지는 것은 더 싫다고. 어떤 부모가 자녀의 불행을 바랄까. 행복해지기를..언제나 my side가 되어주기를 바라는것이 모든사람이 가정에 바라는 것일게다.

즐거운 나의 집. 어떠해야 한다는 법은 없다. 그냥 내 편. 그냥 있는 그대로 사랑해주는 내 가족. 내식구...그것이면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