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푸른문학상 "새로운시인상"부문에서 94명의 응모자들이 경쟁을 벌여 뽑힌 동시들을 실은 동시집입니다.
이장근, 이정인, 김현숙, 안오일, 오지연 다섯분의 시인별로 파트를 나눠 실려있습니다.동시집을 많이 발행하는 푸른책들의 동시집이라 더 흥미있게 읽었습니다. 

이장근 시인 편에서는 참 다른 시각으로 사물을 본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시가 많았습니다. 소재들도 독특하고 풀어가는 말들과 적절한 의성,의태어도 참 새로왔습니다.
이정인 시인 편의 ’긴말 짧은 말’이라는 시는 아이와 저 모두 빵 터질만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당신은 바깥일만 하면 되지만 일이 많다고 잔소리하는 엄마에게 이제부터 당신도 집안일만 하라고 짧게 결론내리는 아빠의 모습이 어쩜 그리 한국아빠 그대로의 모습을 잘 그리고 있던지요.
역시 ’빵점아빠 백점엄마’에서도 아픈 엄마는 일을 하고 아픈데 쉬라고 말하고는 곯아떨어진 아빠의 모습을 보며 누가 아픈건지 모르겠다는 아이의 푸념이 귀여웠습니다.
아마도 저랑 동갑인 시인이 실생활에서 느낀 것들을 시로 담아 그런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김현숙 시인 편은 따뜻한 자연과 가족을 다룬 시들이 많았습니다.
안오일 시인 에서는 어린아이의 일상과 친구, 엄마와의 대화를 다룬 시들이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시들을 읽어볼 수 있었습니다.
오지연 시인 편의 ’소파가 된 엄마’는 하루도 쉬지 않고 쳇바퀴 돌리듯 일하시는 엄마를 거실 가운데 놓인 소파로 비유했습니다. 안락의자 같던 엄마가 시골가신 날 가족들은 앉을 곳을 찾지 못해 안절부절한다는 시였습니다. 

 아이와 따로 읽고 또 같이 읽으면서 참 마음이 따뜻해졌습니다.
하지만 아마도 아빠랑 읽었다면 그 반응은 달랐을 것 같아요.시인들은 모두 엄마편인 것 같군요... 
시집 제목에서처럼 아빠는 빵점이고 엄마는 백점이니 말입니다. 

공감해가며 살짝 입가에 미소를 머금도 동시를 읽는 재미를 흠뻑 느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동시라고 하면 늘 봄 같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가을이라는 계절이 참 동시와도 잘 어울리는구나 생각들었습니다.
다섯분의 시인이 40대즈음의 연배인지라 갑자기 저도 시인이 된 듯 시를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시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