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들릭 음악이 보이는 순간을 경험해 본적이 있는가

작가 노엘라는 음악과 미술이라는 예술 장르에서 공통적으로 느꼈던 감정들을 하나의 생각으로 묶어 미묘하게 어울리는 주제를 나열했다. 평소 귀에 익은 예술가들의 이름과 눈에 익는 그림들도 있어 책을 읽기에 한결 가벼운 느낌을 주었다. 비교적 어린 나이에 외국유학길에 오른 작가의 심리적 이야기가 가미되어 생소한 제목의 음악들이 적혀 있어도 어떤 느낌을 주는 음악인지 상상할 여지를 주었다. 다양한 화가들과 음악가들, 동시대를 살기도 했고 전혀 다른 국적일지라도 사랑, 기쁨, 슬픔, 고뇌 등에 대한 느낌은 비슷하지 않았나 싶다. 예술 뿐만 아니라 인생을 살아가면서 느끼는 희노애락의 결과물들은 감추려해도 드러난다. 그 감정을 표현하고 우리들은 그것들에 공감한다. 절묘하게 연관된 그림과 음악의 조화. 정착하고 싶지만 그러지 못하는 사랑에 괴로워한 실레 그리고 베르크.

욕망과 이성 사이에서 이중적인 모습을 버릴수가 없어서 괴로워했다.

절박한 사랑은 우리에게 예술작품을 선사하는 아이러니를 낳았다.

고전주의를 고수한 부그로와 브람스, 사진을 보는듯한 완벽한 피사체를 화폭에 남긴 부그로의 <비블리스>는 그저 사실적인 묘사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여인의 슬픔과 애환이 내 가슴까지 아프게 만드는 힘을 지녔다. 그림에 대한 역사적 이해, 화가에 대한 이해가 없어도 느껴지는 감정들, 그것이 예술의 진정한 의미가 아닐까 싶다. 구구절절한 설명과 전문자적 지식이 없어도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것. 그것이 바로 예술일 것이다.

고야의 그림도 베토벤의 음악도 느낄 수 있다. 들리지 않음에 대한 절망감과 무서운 집중력도. 최악의 순간(고통)속에서도 그들을ㄴ 표현했다. 자신과의 싸움을 피하지 않고 마주 보았다. 자신에 대한 혁명, 그들은 위대한 혁명가다.

책의 인물 중 가장 인상깊은 인물이 있었는데 <눈보라>를 그린 위리엄 터너 이다. 눈보라를 바라보는 인간의 감정을 고스란히 표현하기 위해 직접 배를 타고 바다 한가운데를 들어가 자연을 관찰했다고 한다. 위대한 자연앞의 한없이 작은 인간의 감정이 이 <눈보라>라는 작품에서 느껴졌다.

예술이란 생각만큼 그리 어려운 영역이 아닐수도 있다. 매일 마시지만 딱히 그 존재를 생각하지 않는 공기처럼 우리와 함께 숨쉬는 그런 존재여야 한다. 워홀의 예술에 대한 대중성에 나 역시 동감하는 부분이 많다. 특권층만의 문화가 아닌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다른이들이 공감할 수 있다면 그것 또한 위대한 예술작품이 아닐까 싶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사회는 어떤 구조와 원리로 돌아가고 있는 것일까

한국의 사회적 기업들의 소개와 그 대표들의 인터뷰, 그리고 기업의 문제점과 해결방안에 대한 제시가 주를 이루는 내용으로 구성된 책이다. 총 6장의 각 분야별 사회적 기업이 소개되고 있는데 마지막 책장을 넘기는 순간, 세상을 바라보는 좀 더 자란 시각을 소유하게 된 내가 된 것 같아 상당한 기쁨을 느끼게 해준 책이었다. 항상 반복되는 일상에 사회는 그저 자연스레 돌아가는 것이라 생각한 무지가 부끄러울 지경으로 대한민국에는 다양한 사회적 기업들이 존재했고 열심히 그 소임을 다하고 있었따. '사회적 기업' 이란 단어조차 생소하게 느껴질 만큼 변화 없는 일상적인 삶을 살아가던 나를 이렇게 다양한 세계가 존재하는 곳에 내가 살고 있다는 사실이 헛웃음 나올 만큼 무지 했던가 반성하는 계기가 되기고 했다.

 

사회 취약계층의 지속가능한 경제적 자립을 우선시 하는 사회적 기업들은 기업 특성상 자사의 이익보다는 좀 더 넓은 시각으로 고용을 하고 그 이익의 일부늘 사회에 환원한다. 이익의 100% 모두를 자사가 가져가도 사회적 기업은 운영상 여러 어려움을 겪는데 그 와중에 사회에 도움을 주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시대 자본주의가 함께 더불어 잘 살자는, 사람에 대한 따뜻함 이라는 기본 철학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너'를 밟고 '내'가 올라서는 것이 아닌, '너'를 바라보고 뒤쳐진 '이'도 바라보며 함께 손을 내밀 수 있는 사회적 기업들을 이 책을 통해서 알게됐다. 의료, 농업, 문화, 노동자, 장애인 등 각약각색 분야의 사람들이 일구어 냈고 현재도 번창하고 있는 사회적 기업들의 창의성과 배려심, 이타심이 이 사회를 이끄는 가장 큰 힘이 아닌가 싶다.

도시에서 무한경쟁의 압박속에 예민하게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다양한 비전을 제시해준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깊은 사회적 기업이 두 곳이 있었는데 <삶과 환경>(책 맺음말에도 나오듯 취재진들도 이 시회적 기업이 기억에 남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과 <자바르떼>이다.

<삶과 환경>은 음식물을 수거하여 사회적 취약계층의 일자리를 제공하면서도 음식물을 줄이자는 운동을 벌이는 다소 이중적 성격을 지닌 사회적 기업이다. 음식물이 많아야 자사의 이익이 더 돌아감에도 불구하고 자사의 이익보다는 전체적인 '사회'라는 시각에서 보면 음식물을 줄이는 것이 더 이익에 된다는 이념이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자바르떼>는 취약계층 어린이와 주민에게 예술을 가르키는 문화예술 사회적 기업으로 '사람은 밥만 먹고 살지 못한다'는 말처럼 아무리 취약계층에 있는 사람일지라도 문화적인 삶을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다. '먹고 사는게 급급한데 문화가 무엇이냐 예술이 무엇이냐 그것은 부유층만이 누리는 사치일 뿐이다' 라고 할 수도 있지만 소외계층이라도 인간의 문화적 욕구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 욕구를 더 북돋워주고 채워줌으로 자존감을 향상 시킬수도 있고 삶의 질 또한 한층 높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경제적 소외를 문화적 욕구로, 완전히는 아니지만 분명히 어느정도 채울 수 있다고 본다.

그 외 다른 사회적 기업들 (점자, 올리, 참 신나은 옷 등) 도 아주 훌륭하고 모범적인 기업들이다. 이 기업들의 기업적인 분석과 해결방안도 잘 이루어져 중간에 사라지지 않고 우리곁에서 함께 하는 사회적 기업으로 커나가길 바란다.

 

여유가 없을수록 주위를 둘러봐야 한다. 분명 더 여유가 없는 계층이 반드시 존재하기 때문이다. 아주 큰 돈이 있어야 힘이 있어야 이 사회를 움직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함께 배려하고 손을 내밀 수 있는 용기에서부터 이 큰 사회는 움직이고 지탱되는 것이다.

도서출판 <점자>의 대표 육근해씨의 인터뷰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개인의 이익과 영광을 위해서가 아니라 누군가를 위해 일한다는 것이 행복하다'

 

언제부턴가 꼭 이 책을 읽고 말리라 생각했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사실은 나의 게으름때문에 미루다 결국 손에 넣게 된 책이다.

사람들 눈치 잘보고 뭔가 움추리고 사는 내 삶을 바꿔보고 싶어 제목부터 직설적인 이 책을 선택하게 됐다.

책 한권에서 모든 해답을 바라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문제점이 무엇이며 원인은 무엇인지 꼭 알고 싶었다.

책을 들고 다니면서도 남들이 책제목에 대해 한마디씩 하는게 마음에 걸리기도 했다.

소심하고 눈치보는 내 성격에 담대하게 이 책을 꺼내 버스에서 보는것도 곤혼스러웠다.

가토 다이조라는 저자는 이 모든 심리적인 근원을 유아성에서 찾고 있다.

유아기의 애정을 충만하게 충족시키지 못한 채 자란 어른은 나를 비판하고 싫어하며 남의 눈치속에 힘겹게 살아간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런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여러 원인이 있을거라 생각했지만 이 책은 단지 하나, 유아성에 의지한다.

책을 읽는 내내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며 '지금 나의 모습과 똑같애' 라는 생각이 수십번도 더 들게 했다.

이런 행동을 하면 남들을 어떻게 생각할까, 남이 말한 말이 아직도 나는 가슴에 상처가 되고 사소한 농담에도 가슴이 섬뜩거릴 때가 있다. 이 모든 문제의 근원 역시 나의 유아성이 제대로 돌봐지지 못했기 때문일까.

부모님의 사랑속에서 나름 행복하게 자라왔다고 생각했지만 찬찬히 과거를 돌이켜보니 표현 못할 고통의 비명을 지르는 내가 보였다. 잊고 싶으면서 잊을 수 없는 기억들의 잔재가 있었던 것이다. 서른에 들어서고 세상을 좀 더 넓게 포용하고자 했던 계획은 작은 문제에도 쉽게 부서지고 말았다. 남들은 전혀 의식하지 않은 언행들이 혼자만의 상상을 빚어내고 그 심리적 압박은 몸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타인의 시선에서 생각의 틀에서 자유로워지고 싶었다.

유아성의 불충족으로 나를 괴롭히는 이 문제들을 몰아부치고 싶지는 않다.

나의 문제와 타인의 문제가 종합적으로 문제를 일으켰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서 나를 좀 더 아이처럼 돌보고 마음속의 속삭임에 귀를 기울여야 겠다는 좋은 처방전을 얻었다.

아직 어리고 여린 나의 마음을 사랑스럽고 자랑스럽게 다독이며 살고싶다.

마지막 구절까지 다 읽고나니 이렇게까지 내가 불쌍한 인생을 살아왔다니 하며 눈물이 날 정도였다.

가장 좋은 사람은 '나'이다. 아무리 좋은 '남'이라도 절대로 나를 대신해 내 삶을 살아줄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