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게 지치는 날들이 있었다. 아무리 애를 쓰고 노력해도 웃는게 우스웠고 신경은 예민해져 매사가 짜증과 움추림에 삶이 쓰고 버리고 싶을 때가 있었다.
남들은 잘 웃고 행복해 보이는데 내 삶은 왜 이러나.. 자괴감에 허우적 거렸던 날들이 있었다. 행복한 삶을 사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이며 무엇으로 행복할 수 있는지 궁금했다.
죽지못해 평생 이렇게 괴로움속에 살아야 한다면 가장 형편없는 인간으로 기억될 것 같아 두려웠다.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 행복하게 사는 사람들은 어떤 노하우가 있을 것이다.
세계적인 개인주의 심리학자 웨인 다이어의 <행복한 이기주의자>는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법들을 잘 정리해 놓았다. 이기주의자 하면 보통 자신만 생각하고 남을 밟고 피해를 주는 그런 의미가 강하지만 '행복한' 이라는 수식이 붙은 행복한 이기주의자는 자신의 행복을 가장 우선시하지만 그것이 타인의 행복을 침해하거나 불편하게 만드는 것이 아님을 알려준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는 행복하기 위해서이다. 누가 불행하고자 이 세상을 살아가겠는가.
그 행복이라는 존재를 곁에 두기 위해서는 노력도 함께 요구된다.
타인이 내 행복의 기준은 될 수 없다. 타인의 눈치속에 내 삶을 구속해서는 안된다.
타인은 타인일 뿐, 내 삶의 주인공은 나 일뿐이다.
상사가 나를 바보라고 생각한다고 해서 내가 진짜 바보가 되는게 아니다. 그 상사의 생각일 뿐, 나 자신은 멋지고 아름다운 사람이다.

행복한 이기주의자의 십계명은 잘 보이는 곳에 두고 마음이 움추려 들 때마다 새겨본다.
01. 남보다 먼저 자신을 사랑하라
02.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지 말라
03. 자신에게 붙어 있는 꼬리표를 떼라
04. 자책과 걱정은 버려라
05. 미지의 세계를 즐겨라
06. 의무에 매이지 말라
07. 정의의 덫에 빠지지 말라
08. 결코 뒤로 미루지 말라
09.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지 말라
10. 화에 휩쓸리지 말라

행복한 사람은 주체적으로 산다.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의 중심을 잃지 않으며 산다.
새로움에 두려움을 느끼지 않고 매사 긍정적으로 산다.
행복한 이기주의자들의 특징들을 읽어보면 떠오르는 사람이 있었다.
바로 '서태지' 라는 가수인데 행복한 이기주의자가 가지고 있는 요소들을 모두 가지고 있었다. 조금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극심한 환경과 스트레스 속에서 항상 웃음을 잃지 않고 새로움을 창조하는 그 역시 행복한 이기주의자였다.

언젠가부터 내 삶을 주인공으로써 제대로 된 역할을 해내지 못했다. 무엇이 두려워 무엇이 힘들어 나를 괴롭혔는지 모르겠다. 진정 내 삶을 사랑하고 나를 사랑하고 인정하고 행복한 이기주의자가 되려고 한다. 분명 처음은 힘들 것이다. 두려움과 부딪힐 때마다 이 책을 펴서 힘을 얻을 것이다.

꿈이 있다는 것은 살아가는 목표가 있다는 것이고, 삶의 에너지가 될 수 있다.

나 역시 꿈이 있었고 그 꿈을 향해 나름 노력한 경험이 있다. 하지만 지금 그 꿈은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영화감독, 고고학자, 만화가, 교수... 배움의 폭이 넓어질수록 꿈 역시 더 커져갔고 바뀌어 갔다.

간절한 꿈이 아니었을까? 지금 내게 남아있는 꿈은 없는 것 같다. 아니다 외면하고 있다는게 더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10대의 고민과 방황이 20대가 되어 생각하니 웃음이 나오는 귀여운 투정처럼 느껴지듯 20대의 미쳐버릴 것만 같던 고통 역시 30대가 된 시점에서 돌아보니 헛된 고민들이었고 쓸모없는 시간낭비 였음을 깨닫는다.

그 모든 고민이 내게 준 건 무력감과 상실감, 헛된 기대감, 자괴감이었다.

뒤쳐져가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 싫었고 스스로를 괴롭히는 벌을 주기도 했다. 상처투성이의 나의 20대.

조금은 여유가 생기고 나아질거라 믿었던 30대는 과연 나의 바람처럼 기억될 수 있을까.

<상상과 몽상의 경계에서>는 저자의 청춘, 사랑, 가족 등에 대한 에세이 형식의 글이다. 여자로서 한 인간으로서의 고뇌가 고스란히 느껴진다. 살면서 한번씩 고민해봤을 만한 주제들이 강렬한 색감의 일러스트와 함께 또 하나의 이야기를 이룬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심리와 함께 변하는 얼굴.

나 자신의 행복을 생각하면서 살아본지가 언제였을까? 돈을 벌고 사람들에 치이고 상처입고 또 상처주고 그러다 결혼하고 애 낳고 늙어가는 삶.. 다들 그렇게 산다고 한다.

나는 예외이고 특별한 존재라 여겼던 믿음은 바닷가의 모래성처럼 서서히 사라져갔다.

주인공도 뭣도 아닌 주변인의 삶을 살아왔던 그 시간들을 되돌릴 수 있다면 지금의 나는 행복한 모습으로 웃을 수 있었을까.

에세이 속의 글은 가시처럼 내 마음을 찌르기도 하고 누군가의 따뜻한 손처럼 위로가 되기도 했다.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행복의 근본이면서 절대불변의 법칙은 아닐까.

스스로조차 사라하지 않고 하찮게 여긴다면 그 누가 나를 사랑해주고 아껴줄 것인가.

내가 나로 태어난 이상 그 누구도 나보다 더 나를 사랑하지 못할 것이다. 저자처럼 나도 나를 사랑하고 소중하게 생각할 것이다.

더 이상 스스로를 괴롭히는 모순은 보이지 않을 것이다.

글 속의 이야기처럼 열정이 있고 용기가 있는 것이 청춘이다. 나 역시 내게 맞는 지게의 속삭임을 주의깊게 귀 기울이고 행복을 찾아 낼 것이다. 열정이 있고 용기가 있는 것이 청춘이다. 나이로 청춘을 정의하기엔 우리 가슴속의 떨림은 너무나 크다. 그것들을 표현하는 용기, 인정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시간이 지나 지금의 나를 되돌아보년 '왜 그런 고민들로 방황했을까' 분명 그런 생각을 피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도 그런 고민과 좌절이 나를 더 성장시킬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화려하지 않아도 스스로가 만족하며 행복해질 수 있는 지게를 다시 찾도록 노력해야겠다.

희노애락을 제대로 다스리며 살 수 있다면 인간의 삶은 좀 더 행복해지지 않을까?

하지만 자신의 뜻대로 다스리며 사는 인간은 과연 얼마나 될까.

자신의 소유이지만 마음대로 조절되지 않는 감정. 특히 '화'에 대한 감정은 더 다루기 힘든 것 같다. 화를 내고 싶어 화를 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화가 주는 단점들을 뻔히 알고 있기 때문이다.

주위사람의 말에, 처해진 상황에, 무료한 일상에도 화는 예고없이 찾아온다.

'화'라는 감정은 신체에도 영향을 미쳐 피로감, 심지어 병까지 일으키기도 한다. 화가 없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평생 함께 할 동반자 같은 존재인 '화'를 어떻게 다루면 우리에게 평온감을 안겨줄 수 있을까

<화가 났어요>는 얀과 할아버지의 어느 저녁식사 시간의 이야기이다.

얀은 블럭으로 탑쌓기 놀이에 열중하다 할아버지의 저녁먹고 놀아라는 말에 화가 치밀어 올라 울어 버리고 만다.

심지어 위로하려던 할아버지를 밀쳐내기까지 한다. 그런 얀에게 할아버지는 방에서 얀의 '화'와 함께 앉아 있으라고 하신다.

혼자있는 얀은 '화'를 멈출 수 없어 계속 울어 버린다. 어디선가 새빨간 털복숭이 얼굴을 한 얀의 '화'가 나타나 얀과 대화를 나누고 둘은 손을 잡고 방안을 돌며 춤까지 춘다. 그리고는 둘은 함께 조용히 앉아 천천히 숨을 들이마시다가 내쉰다.

이제 얀은 '화'가 가라 앉았고 함께 호흡하던 얀의 '화'는 작아져 있었다.

얀은 할아버지에게 사과를 하고 얀의 '화'와 있었던 일을 말한다. 할아버지 역시 얀처럼 '화'를 만났었다고 한다.

할아버지는 얀이 얀의 '화'를 잘 보살펴서 '화'가 멀리 가버렸음을 알려준다.

우리와 항상 함께하는 '화', 그것을 어떻게 다스려야 하는지 짧은 글이었지만 깊은 생각을 주는 책이었다.

자신의 분노를 조절하고 관심있게 지켜봐줘야 한다. 살면서 어느 순간 불쑥 '화'가 나타날지 모른다. 스스로가 감당되지 않을 정도의 '화'는 위험하다. '화' 역시 내 안에 있는 여러가지의 모습이기에 완전히 없애버린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다만 '화'를 진정시키고 이해하는 연습을 꾸준히 하는 것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지혜라 생각한다.

얀의 '화'를 다루는 법에서 결국 '화'라는 존재도 내가 만들어서 나오는 감정으로 그것을 제어하는 것 역시 나만이 할 수 있는 문제라 느꼈다. 크리스틴 크뢰머의 몽환적인 색채의 일러스트와 영문이 함께 적혀있는 독창성이 흥미로운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