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적 얇은 두께의 책이지만 그 안에 담겨진 지혜의 보석은 아름답게 빛났다.

철학적이며 본질을 꿰뚫는 작가의 통찰력과 지식에 또 한번 감탄사가 흘러 나왔다.

책표지의 작가의 모습이 나에게 말을 거는 듯 했다. 깊은 눈매, 세월의 흔적을 지혜의 힘으로 승화시킨 그녀의 모습은 내게 따뜻한 위로였다. 자신이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타인과의 끝없는 비교행위에 스스로를 힘들게 만들고 타인을 짓누르지 않으면 자신의 행복이 줄어들거라는 어리석은 착각에 우리는 주위 사람들을 얼마나 괴롭히고 있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평하지 못한 세상에도 불구하고- 고난을 극복하고 자신을 성장시키는 사람들은 존재한다.

어는 순간 '나'를 잃어버리고 한 직장의 직원으로, 가족의 딸로서, 친구 아무개로 정해진 틀속에서 변화없이 지쳐만 가는 생활을 하는 내가 보였다. 무엇이 진짜이고 가짜인가. 뒤틀러져버린 옛가구의 부서진 의자처럼 내 마음도 부서져감을 느꼈다.

진짜 제대로 살고 싶었다. 내가 바라는 나의 모습이 현실을 벽에 부딪힐수록 자꾸 안으로 숨어들었다.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그런 일들이 내게 어떤 영향도 끼칠 수 없다고 겉으론 쿨한 척, 속은 썩어 뭉드러갔다.

분노하고 상처주고 또 다시 부메랑으로 돌아온 상처로 괴로워하는 내가 보였다.

작은 실수도 용납하지 않았고 계획이 틀어지면 세상이 끝난것처럼 모든 걸 망쳐버린 나의 이 못되고 부끄러운 습관.

스스로를 괴롭혔던 시간들. 나를 방치했던 시간들.

영성가라는 이력 때문일까? 그녀가 전해주는 진짜 삶을 살아가는 방식이 마음을 울리고 큰 위로가 됐다.

말라버린 감성이 되살아나는 듯 나를 미워했던 내 모습이 안타까워 몇 번이고 책을 덮고 나를 다독였다.

눈이 먼 바다거북이가 망망대해의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확률만큼 인간으로 인간으로 태어나기가 어려움을 감사하고 주위를 돌아보며 모두가 행복하기를 바란다.

과거의 기억에 괴로워하며 현재의 처지에 비관하고 미래의 상상에 발목이 묶여버린 어리석은 습관을 버리려고 한다.

어느 시간에도 충실하지 못했던 나.

나의 소유지만 나에 대해 너무나 무지했던 것은 아닌가 싶다.

마음의 소리를 외면하고 세상이 정해놓은 틀에 갇혀 가짜 삶을 열심히 살았던 나.

모든게 확 변할가ㅓ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저 노력은 하자. 시도는 해보자는 것이다.

같은 세상이지만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는 세상을 알아가고 싶다.

삶은 축복이라고 한다. 어째서 그 축복이 내게는 고통의 시간들이었을까?

'그대 참 눈부시다' 나는 눈부셨고 지금도 눈부시고 앞으로도 눈부실 것이다.

작가의 진실된 마음이 이 먼 나라의 작은 인간에게도 전해졌다.

 

지난 20년간 전 세계 10만명의 젊은이들에게 마인드에 대해 강연한 박옥수 목사가 쓴 책으로 마음의 흐름에 대해 다양한 사례를 들어 매우 쉽게 책을 읽을 수 있었다.

고지식한 단어가 아니라 우리 일상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마음에 대한 예시가 거부감 없이 다가왔다.

전쟁 후 거의 초토화되다시피 한 나라가 민족 특유의 부지런함으로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루었다. 하지만 정신적 성장의 속도는 경제 성장의 속도에 미치지 못해서일까 OECD 국가 중 자살율 1위라는 불명예가 주는 의미에 대해 진지하게 한 번쯤은 생각해 볼 문제가 아닐까 싶다.

분명 나의 마음이지만 스스로 제어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우울감에, 분노감에, 열등감에 휘둘려 시간을 낭비하고 보석처럼 찬란히 빛나는 청춘을 흘러보낸다.

마음을 소유의 관점에서 볼 것이 아니라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물처럼 마음의 법칙을 파악하고 그 흐름의 자연스러움을 이해해야 한다.

사람이란 마음을 낮추고 소통해야 기쁘게 삶을 살 수 있다.

지금 처한 열악한 환경 탓만 하지말고 마음의 소리에 귀기울여,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상대를 만나 소통을 통한 치유가 중요하다.

성경에 나오는 돌아온 탕자 이야기는 마음이라는 마음의 변화가 어떤식으로 진행하는지 잘 보여준다.

아버지의 재산을 등에 업고 교만한 마음가짐을 더한 둘째 자식은 실패를 통해 마음의 변화를 일으키고 자신의 오만감을 반성하며 겸손한 자세로 돌아간다.

말이 쉽지 마음을 바꾸는 건 상당한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책 속에 등장하는 해외로 봉사활동을 다녀온 이들의 깨달읆도 마음의 세계를 이해하고 부지런히 노력하고 실천했기에 마음의 평안을 만난 것이다. 사람의 마음이 신기한 것이 주변환경(재산)이 나아지면 더 욕망이 켜져 스스로를 해치는 결과를 낳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자동차에서 중요한 것이 브레이크 이듯 마음의 욕구를 제어할 수 있는 자제력이 필요하다.

무한경쟁시대, 스트레스가 병이 되어 건강을 해치고 있다. 그만큼 마음의 평화가 중요하다.

물질에 이끌려가는 탐욕의 마음을 자제할 수 있는 힘을 키워 서로간의 마음의 소통을 통한 이해와 배려가 우리들 삶의 질을 훨씬유택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자신만이 옳다는 생각을 버리고 타인의 목소리에, 마음에 귀 기울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나를 끌고 가는 너, 마음의 소리에 집중해 본다.

왕이 존재하는 나라. TV에서 다큐멘터리로 몇 번 본 적 있는 나라.

조용하지만, 부유하지는 않지만 사람들은 만족하고 행복하다고 여기는 부탄.

돈은 벌지만 먹고 살기 더 힘들게 느껴지는 이 시대에 베일에 쌓인 부탄의 행복한 비결이 벗겨진다.

사람 사는 곳 어디나 똑같겠지만, 그래서 부탄 역시 마냥 모든면에서 좋은것만 있는것은 아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는 부탄으로 다시 향하고 현지인과 결혼까지 한다.

그녀의 말대로 전생에 그녀는 부탄인 이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부탄은 여행가고 싶다고 무작정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다. 관광객 수가 제한되어 있는 등 입국허용도 제법 까다롭고 절차가 필요한 곳이다.

그래서일까? 세계화라 불리는 이 시대에 부탄이 더 신비롭게 느껴지는 건.

멈춰버린 시간속의 장소처럼 부탄은 천천히 고요히 흘러간다.

낯선 나라만큼 어려운 종카어를 배우기 위한 과정, 전화 한 통 걸기까지의 고충 등 생활 속 사소한 낯섬들이 무용담처럼 재미있게 다가왔다.

아직도 이런 나라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한 국가의 수준을 GNP같은 경제수준으로 보지 않고 GHN(국민행복지수)가 가장 높음을 내세우는, 더 이상의 부연서렴이 필요없는 나라. 상상속에서나 존재할 접한 그런 나라가 부탄이다.

종전 후 반세기 동안 눈부신 경제적 성장을 보인 한국(우리나라).

경제 발전 속도가 지나치게 빨랐던 탓일까? 사람들의 가치관, 철학 등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높은 빌딩 숲 사이 아래서 사람들은 정체를 알 수 없는 불암감에 시달린다.

언제나 빨리빨리를 외치며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내달렸던 시간들.

정신적 빈곤이 OECD 자살율 1위의 불명예를 안겨준 건 아닌지 생각해본다.

명상 등의 정신적 수행이 광풍처럼 불고 있다. 이제는 내면을 들여다보고, 타인의 손을 잡아도 될 시대라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변변찮은 자동차가 없어도, 돈이 많지 않아도 부탄인들은 행복하다.

마음의 여유와 평화,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 삶. 삶과 죽음을 윤회의 수레바퀴로 보는 나라.

작고 가난한 나라지만 외지인들이 부탄에 빠져들 수 밖에 없는 그 매력이 무엇인지 이제는 나도 알 것 같다.

내 것, 우리 가족, 우리 집안만 생각했던 편협함에서 벗어나 참다운 행복과 자유가 어떤것인지 되돌아 보는 계기가 됐다.

보는것에 만족하지, 소유하지 않는 삶. 끝없는 탐욕의 덫에 빠져 허우적대는 현대인들이 한 번쯤 읽었으면 하는 책이다.

침묵조차 언어인 나라. 기회가 된다면 직접 부탄에 가서 작가가 느낀 그 경이로운 감정들을 나도 느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