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것이 지겨울 수도 재미없을 수도 있지만 그 평범함이 소원인 사람들로 있다.

환경공해 속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된 민감한 사람들은 아토피라는 질환으로 말로 설명하기 힘든 생활을 하고 있다.

아토피에 시달리는 당사자도 괴롭지만 그 괴로움을 지켜볼 수 밖에 없는측근들의 괴로움 역시 어마어마하다.

언젠가 TV에서 아토피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다. 그야말로 생지옥의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었다.

진물과 피가 손톱에 스며들 정도로 가려운 피부를 긁고 그로인해 피부는 악어껍질처럼 딱딱해지기도 했다.

우선 사람이 잠을 못잤다. 간지러움에 수시로 잠을 설치지 일쑤였다. 당연히 성격은 예민해 질 수 밖에 없었다.

아토피에 시달리는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자존감도 낮게 나왔다.

몸과 마음을 힘들게 만드는 아토피.

불치가 아닌 난치병인 아토피에 대한 개념과 사례들, 관리법까지 아토피안이라면 매우 실용적으로 쓰일 수 있는 책이다.

아토피는 인체에서 비정상적으로 생성되는 과도한 열로 인해 발생한다고 한다.

스트레스에 의한 심리적인 부분도 아토피에 큰 영향을 미친다.

나의 지인만 하더라도 신경쓰거나 스트레스 받으면 온몸이 간지럽기 시작하면서 참기 힘든 고통에 약을 찾곤 하는 모습이었다.

편안한 심리상태가 아토피안에게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토피는 단지 피부염에 국한된 개념이 아니라 천식, 알레르기, 비염, 식품 알레르기 등을 통칭한다.

아토피 치료법에는 약물과 생활습관 등 여러가지가 있지만 인상적인 방법으로 '프리허그' 라는 방법이 있다.

포옹(Hug)은 고대 노를웨이 Hugga라는 단에서 유래한 것으로 '편안하게 하다, 위안을 주다' 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포옹은 마음의 병을 치료하는 지름길이라 하며 이 책에서는 난치병인 아토피 피부염의 치료를 위해 '프리허그' 를 제안한다.

프리허그를 통해 굳게 닫힌 마음의 문을 열어 아토피로 인한 마음의 상처와 스트레스, 위로를 받게 되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의지가 솟아나게 된다는 목적이다.

소박한 소망, 아토피안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헤아리고 그들의 섬세함을 이해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끝이 없는 터널속을 걷는 기분으로 생활하는 아토피안들.

책을 통해서 불치병이라 그동안 오해했던 아토피 질환에 대해 제대로 알 수 있는 기회였다.

 

지금은 돈을 빼고 살아갈 수 없는 자본주의 사회다. 왠지 '돈' 이라고 하면 속물같기도 하고 그래서 함부로 입밖에 내기 꺼려지지만 돈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대부분 돈이면 해결된다. 가난한 병자와 부자인 병자 중 누가 의료기술 앞에서 더 혜택을 받겠는가? 당연히 돈이 있는 부자가 그 혜택을 가져갈 수 있다. 요즘은 취업, 재테크, 노후대책 등 대부분 돈에 대한 화제로 인간관계가 연결된 듯한 느낌마저 든다.

마음의 건강이 행복을 가져올 수도 있지만 정작 돈이 없다면 이 시대를 살아가기는 힘들지 않을까.

<환율전쟁>의 저자 왕양의 신간 <경제를 읽는 경제학>은 제법 묵직한 양서로 경제에 관한 전반적인 흐름을 알 수 있다.

흔히 경제, 경제학이라면 어려운 용어에 갖가지 그래프와 수치로 무장한 지식인들의 영역같은 느낌을 받지만 이 책은 독특하다.

주절주절 경제에 대한 설명이 아니라 일본게임 중 <천하어면> 이라는 게임의 주인공 겐로쿠를 등장시켜 경제에 대해 설명해준다.

겐로쿠가 경제주체가 되어 사업도 하고 경제를 이끌어간다.

어떠한 학문이든 원리가 있듯 이 난해하다고 생각된 경제학도 원리가 있고 어떤식으로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자본주의 시대의 경제가 흘러가는지 이해시켜준다.

책을 읽다보면 마치 내가 겐로쿠가 되어 사업을 하는 느낌이다. 그만큼 몰입도도 높고 생소한 경제용어들이지만 저자의 탁월한 공감력에 이해하기 쉬웠다. 경제에 대한 기존의 고정관념이 깨졌다. 어렵고 복잡할거라는 편견이 이 책을 접함으로서 뒤집어진 것이다.

인터넷을 통한 다양한 소셜네트워크의 활약으로 일인기업이라도 성공할 수 있는 시대다. 넘쳐나는 정보수집에 그치지 말고 그 정보들을 분석해 무엇이 필요한 정보인지 선별할 줄 아는 안목도 필요하다는 것을 배웠다.

학창시절 배웠던 경제용어들을 마주할 땐 그 당시는 시험에 대한 공부여서인지 제대로 외워지지도 않고 무슨 개념인지 이해도 되지 않던 부분들이 생각보다 한번에 이해되는 경우도 많았다.

꼭 사업을 하지 않아도 상식선에서 책을 읽어도 살아가는데 제법 도움이 되는 책이라 생각한다.

그 경제논리가 단지 경제에 그치지 않고 삶을 살아가는데도 어느정도 적용될 수 있는 부분들이 있다고 본다.

연이은 주식폭락 소식과 유렵경제위기 등 가끔씩 돌려보는 경제뉴스의 아나운서 말이 이제는 눈살 찌푸리지 않고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공부라는 동기보다 무언가를 스스로 배우고 싶어서였을까 무리없이 제법 편안하게 이해할 수 있는 경제학 책이다.

현재 사업을 준비하는 사람이든 경제학을 공부하는 학생이든, 아니면 나처럼 그냥 경제에 문외한인 사람도 한 번쯤 읽어도 좋을 것 같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이 있다. 아무리 내 마음이라고 하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 또한 내 마음이다.

겉으로는 점잖은 사람이 술만 들어가면 소위 말하는 ‘개’가 되는 경우도 많이 목격했따.

잠재된 무의식의 빗장이 열리면 새로운 모습의 사람들이 태어난다.

꽁꽁 감추고 싶어했던 금기의 모습이 드러나기도 한다.

동양, 특히 유교적 사상이 아직도 건재한 이 시대에 성性이라는 소재는 은밀하면서 함부로 드러내서는 안될 것만 같은 느낌을 준다.

자유롭게 성에 대해 논한다는 것은 무언가 싸보이고 교양없고 천박하게 비춰질 우려가 있다. 그만큼 아직도 개방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여러 시선들을 감수해내야 한다.

자위의 쾌감을 느끼면서도 수치심을 느껴야 하는 상반된 감정의 혼돈은 인간의 욕망과 스스로에게 용서를 구걸하며 허락하는 구원자의 모습까지 요구한다.

새로운 성性으로의 호기심은 다양한 경로로 우리 곁에 다가온다.

유료결제 영상으로 채우지 못했던 욕망을 채우고 기괴하지 짝이 없는 성인용품들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숨길수록 욕망의 힘은 거대해지고 그 파괴력 또한 엄청나다.

순수한 처녀성을 가진 여자가 섹스중독자로 변해버린 삼류영화가 아직도 인기있는 소잿거리로 나온다는 건 모순의 미학이 아직도 ‘먹혀들어간다’ 라는 의미가 아닐까?

<남의 속도 모르면서>는 성性에 대한 판타지가 여러 작가들의 상상력의 도움으로 축제판을 벌이고 있다. 노인의 성, 가상의 성 문학상, 패티시즘, 양성애 등 성에 대한 소재의 백화점을 보는 듯 하다.

책을 읽으면서도 몇 번씩이나 주위를 의식했던 나. 견고한 순결의 벽으로 무장한 내가 이런 섹스판타지를 흥미롭게 읽을 줄이야.

한 번쯤은 꿈꿔보던 섹스의 다양한 이미지들이 은밀하고 농밀한 단어로 몸 구석구석을 더듬는 느낌이다.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그야말로 판타지, 아니다 그 누군가에게는 판타지가 아닐 수도 있을 것이다. 조심히 조용히 다가가서 몰래 훔쳐보는 아찔한 쾌감이 아직도 진행중이다.

내가 무엇을 생각하는지 다른 사람들은 알지 못한다. 남의 속도 모르면서 나를 한 마디 말로 표현하는 이들을 마주하면 눈물이 고일만큼 조용히 미솟짓고 싶어진다.

아랫도리를 벗어버린 성녀, 섹스판타지라면 그야말로 추앙 받을만한 모델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