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가 있는 가정이라면 내 자녀ㅏ가 공부도 잘하고 명문대를 나와 소위 말하는 잘나가는 대기업에서 한 자리 꿰차며 남들보다 물질적으로 넉넉한 삶을 살기 바라는 소망을 한 번쯤은 가지지 않았을까?

자연을 사랑하고 타인을 배려하며 창의적인 삶을 꿈꾸지만 변명이라면 변명일지 모르겠다. 현실에 부딪힐 때면 이상은 생각처럼 실행하기 힘든 그런 것이었다.

나 역시 남들과는 좀 더 다르고 개성있고 창의적인 삶을 살길 원하지만 가슴 속 깊이 숨은 꿈은 좀처럼 꺼내보기 힘들다.

어르신들이 우리 세대를 보고 세상 좋은 곳에서 살아가고 있다고 종종 말씀하신다.

우리 세대는 그 아래 세대보고 최첨단의 풍족한 세상서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세상은 계속 진화하고 있고 삶에 대한 의미의 영역은 더 넓어지고 있다.

콩나물시루 속의 콩나물처럼 빽빽한 인원으로 가득찬 교실 속에서 서로 살아남기위해 정해진 똑같은 교육을 소화하며 틀에 찍힌 결과물처럼 살아왔던 내게 이 얇은 한 권의 책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초등학교 입학 전의 아이들이 보는 책이지만 굳어있던 나의 머리가 조금 유연해지는 기분이었다.

상상력을 동원하여 스스로 이야기를 창조해 낼 수 있는 책의 내용이 좋았다.

기존의 틀을 벗어난 아이들의 순수하면서 반짝이는 창의성을 발견할 수 있다.

조카와 이 책을 함께 봤는데 아이도 상당히 흥미있어 하고 그런 아이를 바라보는 나의 마음 역시 행복해졌다.

이 책을 보면서 요즘 아이들은 참 좋은 세상에 사는구나 하는 마음도 살짝 들었다.

남들과 다르다는 것에 우리는 두려움을 느낀다. 생김새가 모두 다르듯 삶의 방식 역시 다른데, 그 다름이 불안감을 조성하고 두려움을 심어준다. 길은 만들기 마련이다. 정해진 길은 없으며 걸어가는 발자취가 길이 되는 것이다.

자신들이 살아보지 못한 이상적인 삶을 우리 아이들은 살아가길 바란다.

이 책은 미술에도 상당히 도움을 준다. 다양한 색조합으로 창의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게 도와준다.

조카와 나란히 누워서 그림을 그리다보면 역시 아이들의 상상력에 감탄사가 나온다.

정형화된 색배열이 아닌 스스로가 창조해 나가는 결과물이 아름다웠다.

조금 더 여유를 갖고 틀을 깰 수 있는 힘을 얻게 해준 책이다.

 

한국불교에 문외한인 사람일지라도 '법정' 이라는 법명은 낯설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법정스님은 한국불교에서 빼놓고 설명하기 힘든 분이다. <무소유>라는 책의 저자로, 한 비구로서 삶에 대한 진한 감동을 남기고 떠나신 분.

법정스님과 인연 닿았던 사람들의 인터뷰로 책은 구성되어 있다.

종교, 성별을 떠나 스님과 매우 깊든 깊지 않든, 인연이 닿은 그분들의 이야기가 마치 산사에서 맑은 숲향기를 맡으며 서 있는 느낌을 받았다.

청명한 가을 하늘처럼 맑고 곧은 법정스님, 다양한 모습이 있지만 한 목소리로 모아지는 스님의 모습은 곧은 분이라는 것이다.

천주교, 기독교에 몸을 담고 있을지라도 종교의 벽을 넘어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과 교류하였던 스님.

무소유란 무조건 갖지 않는것이 아니라 필요하지 않은 것에 탐내는 마음 내지 않는다는 말씀에 큰 감명을 받았다.

책을 사랑하고 글 쓰는 것을 좋아하신 스님.

우리가 이렇게 시중에서 불교에 대한 다양한 서적을 만날 수 있었던 이유도 스님의 도움이 컸었다는 것도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됐다.

스님들은 한없이 자비로울것만 같을 거라는 나의 생각은 완벽한 오만이었다.

성철스님과 법정스님의 법공양에 대한 시각차이로 인해 다른 스님들의 질타를 받은 법정스님.

하지만 법정스님의 그 용기있는 판단력 덕분에 오늘날 불자가 아닌 일반이도 다른 스님들의 향기로운 말씀을 글로 만날 수 있게됐다.

정갈하고 풀먹은 베처럼 꼿꼿하셨던 법정스님.

먼 곳의 닿을 수 없는 것만 같던 존재의 스님의 책장을 덮는 순간, 그 역시 생로병사를 피할 수 없고 감정을 지닌 한 인간으로 다가왔다.

수행자로서 많은 이들의 가슴에 향기를 심고 가신 스님.

그 향기가 씨앗이 되어 삶을 살아가는 방향을 제시해주고 사랑과 자비를 실천하는 이들의 이야기가 잔잔한 감동이 된다.

스님의 빈자리는 분명 크다. 하지만 남아있는 이들은 빈자리에 슬퍼만 하지않고 승화시켜 새로운 길을 다진다.

영웅화하고 미화시키기보다는 스님의 인간적인 모습까지 인터뷰된 글이 진솔하게 느껴지는 까닭이다.

나 역시 스님의 글에서, 법문에서 많은 위로와 깨우침을 받았다.

비록 개인적으로 만나뵙지는 못했지만 책에 등장한 이들의 스님에 대한 사랑과 감사의 마음을 공감할 수 있었다.

화려한 문체가 아니더라도 담담하게 법정스님을 회상하는 인터뷰어들의 말씀이 참 좋다.

삶이 어찌 행복, 한 가지만 있고 불행, 한 가지만 쭉 있겠는가? 하지만 우리들은 예상치못한 어려움에 좌절하고 무너진다.

마음의 문을 닫아버리고 자신을 학대하며 존재마저 부정해버리는 경우도 있다.

고통과 좌절의 순간순간, 존재의 의미에 대한 의구심은 속시원하게 답을 알여주지 않는다.

불행과 고통이 휩싸이고 간 마음과 육체는 병들어 간다.

자신이 진정 누구인지 직시하며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매순간 선택의 기로에서 우리의 삶은 이어진다.

진아 만나기 프로그램은 사람들이 고통의 존재를 자각하고 반응하는 양식에 특별한 주의를 기울인다.

행복은 타고난 사람들의 소유가 아니며 다른 기술처럼 훈련해야 한다.

행복의 습관을 훈련해야 하는 것이다.

내면의 아이가 우리 안에 존재한다.

진아 만나가 프로그램은 덜 자란 내면의 아이를 성장시키는 일에 특별한 관심을 갖는다.

진정한 자아를 만나지 못하면 그 누구도 고통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고 책은 말한다.

책은 유식30송이라는 게송을 현대심리학으로 풀이한 워크북으로 불교심리치료의 핵샘을 담고 있다.

1부 오리엔테이션과 2부 유식30송에 대한 이해, 3부 진아 만나기 프로그램 실습으로 구성되어있다.

유식30송이란 부처님의 가르침, 마음의 구조와 기능, 자아의 실체가 무아임을 밝히고, 성불에 이르는 수행의 길을 30개이 짤막한 게송으로 설명한 것으로, 유식은 궁극적으로 자아가 사실은 무아(無我)임을 이론적, 논리적으로 설명하고 무아를 실제 체험을 통해서 체득해 가는 과정을 제시한다.

진아 만나기 프로그램은 각 회기마다 짜여진 프로그램을 성실히 수행하여 내면의 상처를 치유하고 다른 존재의 자아 역시 이해하며 수용하는 자세를 알려준다.

내가 옳은 것은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이지, 그것이 다른 사람들 기준에서도 무조건 옳은 것이 아님을 깨달았다.

나의 자만인 것이었다.

항상 행복하기를 마음의 평화를 얻길 바랐지만 그 방법에 대한 공부는 게을리 했다. 행복 역시 연습이 필요하는 것을 이번 기회를 통해 다시 한 뻔 알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