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디면 이긴다>
나에게 있어 이 책의 제목은 진리같이 느껴진다. 매일 울고 불고 속상하고 몸도 상했지만 아직도 현 직장에 멀쩡히 살아남아 일을 하고 있다. 욕도 많이 먹고 진짜 이게 사는 건가 하며 하루에도 수십 번 씩 사표와 씨름을 했던 시절이 떠오른다.
지금이야 그 모든 걸 웃으면서 농담처럼 얘기할 수 있지만 당시의 내 삶은 피폐하기 이를 데 없는 상태였다. (물론 지금도 그 당시를 생각하면 속상하고 가슴이 답답해지지만 안 그런 척 쿨한 연기가 가능하다)
상사에게 깨지고 혼나도 등 떠밀어 쫓아내지 않는 이상 시간은 약이 되어 업무에 대한 노하우가 쌓여간다. 차곡차곡 내 것으로 만들면 어는 순간 입지도 다져지고 일 잘한다는 입에 발린 칭찬도 종종 듣게 된다. 지옥 같던 상황이 서서히 변화하는 것이다.
누구나 처음은 익숙하지 않아 더디고 힘들게 느껴진다.
나만 아프고 힘든 건 아니겠지만 남의 찢어진 상처보다 나의 조그마한 가시가 더 아프고 서럽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월급으로 먹고 사는 직장인의 서러움과 속상함, 그리고 궁금점들이 이 한 권의 책에 들어있다.
직장에서의 보이지 않는 세력다툼, 상사와의 갈등, 버릇없는 후배와의 마찰, 보람없는 꼭두각시 같은 직장생활 등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 고민해봤을 이야기가 가득하다.
결국 해답은 견디면 이긴다는 것이다. 강한 자가 살아 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 남는 자가 강하다는 말처럼.
견딜 수 없다면 철저한 계획하에 혹독한 자기 관리는 필수요건이다.
대부분 반복되는 업무에, 매너리즘에 빠져 삶의 의미를 망각해버리는 일이 많다. 처음의 서툴고 긴장의 마음은 사라지고 대충해도 중간의 결과는 보여주기 때문이다. 스스로 덫에 빠지는 격이다.
본인의 마음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는데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남들이 모여 지낸다면 얼마나 많은 문제들이 일어나겠는가?
나보다 잘난 인간들, 못난 인간들, 성질이 불 같은 인간들, 다양한 인간군상의 집합소에서 그나마 스트레스 덜 받으며 살아남을 수 있는 전략들을 배울 수 있는 책이다.
나는 정적이고 요란한 것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다. 커뮤니케이션이 서툴고 오해도 사는 그런 유형이다. 낯을 많이 가리는 나는 사회부적응자일까? 책은 나에게 이렇게 말한다.
사회생활 안 맞는 것이 아니라 안 맞게 살아온 것이다 라고.
머릿속이 번쩍하는 느낌이었다. 스스로 나는 독특하고 특별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어는 한 유형에 나를 집어넣고 나라는 존재는 이런 사람이다라고 단정짓고 있었던 것이다.
살아가는데 무슨 정답이 있을까.
다만 여러 조언들 속에 자신만의 길을 발견해내고 찾아가는 것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