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사회성
아이를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내 아이만큼은 다른 아이들보다 뒤쳐지지 않기를 원한다. 조금 나쁜 마음이긴 하지만 다른 아이를 때릴지언정 맞고 오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 부모마음이 아닐까? 또한, 요즘 사회적 문제로 이슈화 되고 있는 왕따문제도 내 아이에게는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한 것이 바로 부모들의 마음일 것이다.
그렇다고 부모가 계속 아이 주변을 맴돌 수도 없는 노릇이고 아이와 평생 같이 살 수도 없기 때문에 아이 스스로 부모의 테두리 밖에서 살 수 있도록 훈련시키는 방법밖에 없다. 하지만, 체계적으로 이런 훈련을 부모조차 받을 기회가 없기 때문에 아이에게 올바른 훈련을 시킬 수가 없다. 보통은 막연한 이상적인 부모의 이미지를 부모가 만들고 거기에 자신의 부모으로부터 물려받은 단점과 장점이 뒤섞여 아이를 대하게 되어 있다.
또한, 지구상의 사람의 얼굴이 다 다르듯이-일란성 쌍둥이조차도 다르듯이- 우리가 자녀를 대하는 방법도 다양하고 아이에 따라 맞춤으로 대해야 하지만 기초지식도 없는 상황 속에서 내 아이를 위한 맞춤식 교육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본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이영애 교수님의 <아이의 사회성>은 사막 가운데 발견한 오아시스 같은 책이다. 물론 이 책이 내 아이를 위한 맞춤교육을 가능케 하는 백과사전은 아니지만 부모로서 자녀를 어떻게 양육해야 하는지 기본기를 다져주는 책이다. 그리고 실제 부모님들과 아이들을 상담한 사례들을 통해 내 자녀에 투영해 볼 수도 있고 내 자녀가 그런 행동을 했을 경우의 원인과 대처방법들을 설명해 주고 있어 큰 도움이 된다.
이 책을 읽고 내가 달라진 점이 있다면 아이의 눈높이에서 아이를 대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무턱대고 아이가 잘못된 행동을 하면 "안돼!" 하고 제재부터 했지만 이 책을 읽고 난 뒤에는 "안 돼!"란 말부터 하지 않고 먼저 아이의 마음을 공감하며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아, 그래. 우리 딸이 TV를 더 보고 싶어하는구나. 하지만 지금은 잘 시간이 지났고 일찍 자야 내일 일찍 일어나 씩씩하게 어린이집에 갈 수 있겠지? 이제 아빠랑 자러갈까?"하며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는 말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물론 모든 상황에서 이렇게 대처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조금씩 아이 대하는 태도를 바꿔나가고 있다.
변화는 확실했다. 예전에 내가 무조건 "안 돼!" 했을 때는 아이의 반응이 시큰둥했지만 아이의 마음을 먼저 읽고 대할 때는 겉으로는 아쉬워하지만 내 말을 잘 따라준다. 이런 작은 변화가 아마 아이의 성격을 바르게 해 주는 시작이 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