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언어라는 것을 사용하면서부터 생긴 커뮤니케이션의 오해와 오류는 무수히 많아서,일반인들만의 에피소드로 끝나지 않고, 역사적 사건으로 기록돠는 경우도 많다. 

심지어 구약성서에 등장하는, 신과 같은 위치에 올라보고 싶어 바벨탑을 짓는 인간들에게 내린 신의 형벌이 바로, 각 지역별 언어를 사용하게 해서, 인간들 끼리 대화하지 못하게 했다라는 대목도 있지 않은가.

 

일반적 일반인들의 의사전달의 오해는 예능프로그램의 웃긴 에피소드들과 크게 다를 바가 없어서, '내가 생각한 건 빨간 사과, 세번째 사람이 가져온 것은 힘들게 구한 빨간색 아이폰 14 케이스' 정도면 피식 웃고 말면 되는데,

사실 '이 문제'는 실제 사람사는 현장에선 꽤나 크고 작은 문제(결별, 싸움 등)를 일으킬 뿐더러, 조금만 범위를 확장해 보면, 개인과 개인, 기업과 기업간의 금융사고, 국가간의 전쟁 발발 등의 분쟁 발생도 상당수는 언어 전달 및 이해부족과 오해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흔하다. 물론 이를 상호간의 문화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애둘러 묶는 경우도 한데, 항상 만물 중에 으뜸인 이유와 고도의 과학으로 우주유영이 가능한 이유가 인간의 언어(뇌)라며 인간 최고, 인간 언어 최고를 강조하면서, 실상에서의 이런 오류와 실수를 보면 뭔가 앞뒤가 맞지 않아 보인다.

 

 국경을 벗어난 외국인들끼리 각자의 언어로 이메일이라도 오가다 보면(혹은 통역자를 중간에 세운다하면) 한번씩은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이 번역앱이 정확한거야?', '통역하는 애가 혹시 잘못하는 거 아니겠지?' 

'나'는 틀리지 않는데, '상대방' 또는 중간 전달자(번역앱, 통역자 등)가 실수하면 어쩌나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럼 언어란 정확히 무엇일까? 언어에 대한 것이 정확히 과학적, 수리적으로 명확히 정의내리고 범주를 가둘 수 있다면, 인간의 언어는 왜 아래와 같은 증거에 놀라고 의구심에 빠지게 될까?

- 주어, 동사, 목적어의 순서가 바뀐 나라들의 언어는 무수히 많다. 영어, 중국어, 한글의 어순이 같던가? 그게 문제가 되던가? 원칙이 있던가?

- 인간의 뇌나 인간만의 고유 유전자가 언어를 관장한다면, 모든 세상의 언어는 기본 규칙에 공통성이 존재해야 하는데, 공통점을 가지지 않는 대다수의 나라들은 인간의 고유 유전자가 없거나 뇌구조가 다른가?

- 영국의 수화, 미국의 수화, 한국의 수화.... 대개 모든 나라의 수화는 전혀 통일성이 보이지 않는다. 수화는 창조한 제2의 언어임에도, 수화마저도 나라마다 다 다르다. 수화도 통역이 필요하다.

- 사전이 존재하고, 언어의 반포/배포가 있고, 지식인 계층(사회지도층)이 엄연히 존재하던 시절의 당대 언어와 어휘가 왜 지금 쓰는 단어나 어휘와 다르던가 사라졌는가?

- 지역 사투리의 존재는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가? 소위 표준어를 쓰는 사람과 사투리를 쓰는 사람과 대화가 가능한 이유는 무엇인가? 혹은 대화가 되지 않는다면 무슨 이유인가?

- 언어가 인간 고유의 완전 무결한 언어라면, 무표정(안면근육 안쓰기) / 몸,손,발을 전혀 쓰지 않기 / 음성고저 변동하지 않기 라는 조건으로 대화를 시키면 과연 상호간의 의사전달은 제대로 진행될 수 있을까? (꽤 힘들다. 매우 힘들다. 봇(BOT)의 음성언어로 들어보라)

- 이미 상당수의 생명체에서 발광신호, 페르론 등의 화학신호, 날개짓/각종 몸짓/음성 등으로 먹이발견/적으로부터의 경계신호/구애신호 등을 표출함을 과하계에서 확인학소 있다. 인간만 언어전달 한다고 하지 않았나?

- 인간의 언어체제가 시스템적이고 과학적이고 수리적이라면 왜 번역앱이나 AI프로그램으로 몇번 번역과 역번역을 거치면 전혀 다른 이상한 문장이 탄생하는가? 원 문장을 찾을 수가 없는가?

- 언어는 당대의 그 사회가 쓰는 '암묵적 동의'라는 체제의 대표 아이템이지 않을까. 그렇기에 지역/시대/환경별로 다른 것 아닐까?

 

이 책은 인간의 '언어'에 대한 재정의를 내리고, 하늘에 올라가 있던 '인간의 언어'를 인간세상으로 다시 내려다 놓는다.

인간의 언어가 있기에 인간이 현재의 문화/문명/과학을 형성한 것은 맞으나

인간의 언어는 뇌구조, 유전자 자체 보다는, 미지의 타인 상대방과 어떻게든 소통하려고 하는 몸짓, 즉 '제스처'를 통해 상대방과 맞추어가면서 그때 그때의 각 지역별/상황별/환경에 맞게 조금씩 구사하고 소통하면서 발달하게 된 하나의 도구라고 말한다. 

현재 인간이 구사하는 언어야 말로 문화적 진화라고 말한다.

뇌와 유전자가 언어를 탄생시킨 게 아니라, 상호간에 공동의 관심사를 풀어보려고  몸짓으로 시작된 '제스처 게임'의 발달이 결국 언어를 발달시켰으며 그렇기 때문에 지역별로  나라의 어휘/문법 등이 다 다른 이유라는 것이다. 마치 가위로 음식을 짜르는 한국 식당을 호기심과 경외심으로 보는 외국인도 있으나 미개하게 보는 시선도 있듯이 말이다. 물론 여기서 가위의 활용은 음식 짜르기 뿐만 아니라, 흉기가 될 수도 있다. 언어도 그렇게 상황에 따라 변한다.

언어를 인간끼리 벌이는 '제스처 게임' 이란 관점에서 다시 이해해 보면,

언어는 항상 개방적이고, 유연할 뿐, 정해진 좌표를 따라가지 않는다.

 

이렇게 보면 AI가 인간의 질문에 쓸데없는 답변을 내놓는 상황도 이해가 된다.

인간이 언어 자체를 잘못 정의 내리고 있는데, 인간이 원한는 답변을 내놓아야 하는 AI는 어떤 기준에서 답을 찾아내란 말인가. 단순 검색엔진 역할만 할때가 차라리 편했을 것이다.

그러니 생성AI가 자꾸 환각(Hallucination)을 핑계로 거짓답변이라도 만들어 내는 것 아니겠는가?

'제스처 게임'은 상호 공통 관심사가 있을 때  시작된다.  제임스 쿡 선장이 아메리카 대륙에서 원주민을 만나서 한게 전형적인 '제스처 게임'이다. 

지금의 사람들이 기대하거나 불안해하는 생성형 AI와 '제스처 게임'이 가능한가? 

 

 

 

AI, 진화하는언어, 바벨탑, 번역, 환각

사람 사는 세상에서 사람 간의 높낮이(지위 고하)가 발생하면, 의식주간의 차별이 생기고, 사람이 사람을 자산화하는 사유화와 종속하는 관계가 형성되며, 위의 인간은 드디어 힘과 권력을 가지고 유지하기 위해 대개 정보(현재의 지식, 데이타 등도 포함된다)를 독점하여 유통, 소유, 확대, 편집, 재생산, 단절 처리 하게 된다. 흔히 '정보'라는 아이템을 통제하지 못한 소위 지도층이나 권력자나 독재자는 그 자리를 오래 지속하지 못한다. 예전 유교문화권에서는 이를 '민심'의 이반이라고도 했던 모양이다. 

 

이 책의 저자는 세계는 89년 베를린 장벽 붕괴(공산주의 붕괴의 신호탄)과 PC 윈도우의 출현을 필두로, 드디어 지구는 위아래 없이 평평한 세상으로 나아가고 있으며, 국가와 이념의 경계도 점차 허물어지며, 오히려 기업간의 아웃소싱으로 인해 글로벌화가 되가고 있으니, 이것이 저자가 말한 '평평한 세상'을 말하며,

이를 저해하는 폐쇄적, 이념적, 민족적 편가르기는 오히려 글로벌 도태를 낳게 될 뿐임을 수차례 강조한다. 물론 911테러를 일으킨 오사마 빈 라덴이나 이슬람 극진주의자들의 테러 역시 이 과정 중에 발생한 역효과처럼 언급도 한다.

 

내 생각은 다르다.

 

세상은 그 전에도 상호간에 교역을 해오고 문명을 나누고, 자기 자신만의 득될 부분 만을 취하며 각자의 문명과 문화를 이루어 왔다. 물론 그 과정에서 시차는 발생하기 마련이다. 인터넷과 유무선 통신이 없던 시절, 배와 말이 전하는 속도는 답답할 수 있었겠으나 유행이 되려면, 결핵 걸린 환자의 창백한 얼굴도 여자들 사이에서 HOT하다면, 얼굴 하얀 화장법으로라도 유행시키는 게 인간의 속성인지라 시차는 오히려 누군가의 정보력에 레버리지가 되기도 했다.

 

물론, 세상은 과거보다 훨씬 점차 가까워지고 있다. 

저자의 말대로 PC의 보급화, 유무선 인터넷 등의 보급으로 가까워지며, 세상의 TOP레벨인 인도의 우수한 공대생들이 미국의 IT 대형기업의 R&D연구소에서 군사무기와 인공위성을 개발하고, 

다국적기업인 DELL PC를 주문하면 삼성의 메모리, LG의 모니터와 대만 아수스의 키보드와 마우스가 탑재된 하드웨어 PC를 인도의 대학 4년제 졸업한 여성이 인터넷 전화로, 오스트리아 주문자의 주문을 처리하는 시대는 이미 20년 전에 도래한 세상이다.

그러나 그것은 돈이 돈 냄새를 맡은 아웃소싱의 단면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자국 군사력이 아니라 용병을 고용하는게 일상이던 기원전부터 이미 시작한 역사적 전통을 자랑하는 용병제도는 이미 아웃소싱 자체 아니던가.

 

난 대부분의 작가가 서술한 내용에는 반론이 없다.

다만, 지나치게 이상적이고 유토피아적인 관점은 피하고자 한다. 모두가 평평한 세상에서 살게 된다라고 주장하는 건, 사회주의나 공산주의자들이 충분히 했다.

정말 대다수 지구위의 인간들이 평평하고 공평한 관계를 유지해 나가려면,

의식주와 의료시시템과 교육시스템이 충분히 보급되어야 하며, 이 후 각종 정보를 취득하고 소화하고 부작용을 이겨내는 시스템이 갖춰질 시간과 비용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

아직도 우리는 스마트폰으로 틱톡이나 보는 수준이며, 거짓 정보 등에 쉽게 지갑을 털리고 있지만 여전히 시아파와 수니파를 구분할지 모르며 관심도 없고, 중국인과 한국인을 구분하지 못하는 호주인이나 벨기에인들을 어떻게 직면 해야 하는지도 모른다. 다만, 그러한 세상의 큰 길이되고 있는 이 '인터넷망'을 통해 좋은것과 나쁜 것이 다 들어오고 있음을 알아가고 있고, 이제 천천히 서로간을 좁혀보려고 노력할 뿐이다.

그럼에도 아직 각 고유의 언어와 문화, 피부색이 존재한다. 정보의 활발한 교류에도 상호간에 대한 몰이해와 선입견은 여전할 테이다.

 

좋은 책이다.

다만, 지나치게 긍정적이고 낙관적으로 현재와 미래를 낙관한 부분은 거부감이 든다.

내가 이런 호의적 자세와 행동를 갖춘다면, 누구나 다 손을 맞잡아 줄 거란 생각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이 걸 따르지 않는 자(국가건 기업이건) 그들이 손해라는 생각은 쉽게 소화하기 어렵다. 

하물며 다른 언어, 문화, 피부, 종교와 돈에 대한 관념와 역사마저 다른 집단은 언제든 이 평평한 세상을 지축을 흔들어 놓을 수도 있다.

저자의 말그대로 평평한 세상은 '돈'때문에 형성되어 가고 있다. 반대로 돈 때문에 금이 갈 수도 있다. 

차라리 우주의 미지의 존재들을 알아가고 우호적 자세로 우주연방을 확대하려는 미국 드라마, '스타트렉'의 이념이 좀 더 가슴에 와 닿는다.

그리고 지구는 평평하지 않다. 둥글다.

둥근 것이 바로 평등함을 말할 수 있는 근거다.

스타트렉, 평평하다, 아웃소싱, 정보, 베를린장벽, 119

소주와 소주 마시는 법에 대한 책이 굳이 필요한가 싶기는 했다.

 

만 나이 50살이 되어버린 아저씨들 입장이라면, 대충 꽉 찬 30년 이상을 소주를 '술'의 대명사로 알고 살아왔고, 지금은 YOUNG한 사람들이 숙취로 괴로워하며 '초록색'만 봐도 토할 것 같다고 항변하지만, 90년대까지도 소주병은 하늘색 반투명 병이 주도를 했었기에, '하늘색'을 봐도 토할 것 같은 사람들이 아직도 꽤 있다.

 

일제시대 수탈의 역사와 군부독재의 역사 탓에, 한반도의 전통소주는 명백을 유지하기 너무 미약하고, 이미 대한민국에 뿌리 내린 어마어마한 초록색병의 '희석식'소주는 말그대로 K-ITEM이 되어 버렸다. 

그도 그럴만한 것이 '소주'란 것은, 어떤 종류의 술보다 싸고, 세상 누군가가 우릴 다 속여도, 적어도 이 소주는 도수를 속이는 법이 없었다. 그리고 약 모자르던 시절의 실제 소독제와 감기약으로 그리고 심지어 우울증을 달래는 역할까지도 했다. 다 '하늘색'소주병 시대의 얘기다.

그런 소주는, 대한민국 자체의 애환이자 친구이고 때론 깡패가 되고 강도가 되었다가 다시 숙취로 고생하였음에도 바로 몇 일 뒤 친구나 선배가 있는 곳에 항상 같이 존재하는 동반자였다.

 

희한하게도, 다른 나라보다 대한민국은 술자리 주도(주법)에 대한 문화가 확실하다. 

와인보다 가격도 낮고 천대받는 요즈음을 보면 다소 웃기는 얘기지만, 사실 소주 중심의 주도 문화는 이미 고려말부터 역사자료로 증명될 정도다.

'어디서 개수작이야'할 때의 '수작'이 바로 술잔을 주고 받는 행위를 뜻하며, 흔히 쓰는 '무례'는 통상적 의미외에도, 주자학의 조선에서 술 마실때의 주도와 주법과 예의를 강조하며, 피해야 할 술자리 예절을 지칭하며, '무례'를 설명하기도 한다. 또 문헌 곳곳에 집집마다 만든 소주랑 막걸리나 청주랑 섞어 마시는 조선식 폭탄주 언급도 나온다. 물론 술게임에 관한 문헌은 이미 신라시대부터 있다.

 

아재나 아줌씨들이야 이미, 이런 걸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몇 십년간 실전에서, 토해가며 속아파가며, 눈치밥 먹어가며 또 아랫 동생들 훈계 해가며 익힌, 예절과 전통과 게임의 방식과 의미가 이미 척추들에 녹아 있다.

그러나 새로운 세대들은 모르고 그냥 마시고 있을 테다.

또 이제 술을 시작하는 애매한 준성인의 고졸들도, 이런 소주나 주법이나 술자리게임이 어색하고 터무니없이 무의미하다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알고 보면, 소주 중심의 한국 주법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한반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다소 개성있는 문화인 셈이며, K컨텐츠이므로 나름 자부심을 조금 가져도 좋다. 

외국 어느 나라가 어른과 마실 때 고개를 돌리고 마시는가? 외국인들이 이 초록병 문화를 얼마나 신기해 하는지 아는가? 

물론 소주를 좋아하는 외국인은 많지 않다. 소주가 사실 맛이 있다 라고 주장하긴 어렵다. 

그렇다 우리도 안다. 

소주는 맛은 없다. 한국인인 우리도 안다. 그래도들 마신다.

맛이 아니라 소주는 사실 문화이기 때문이다.

 

 

책 중간 중간마다, 폭소를 자아내는 문장들이 있다. 

이걸 찾아내는 재미도 꽤 쏠쏠하다.

 

이 책을 읽고 난 준성인들은 다음 번 술자리가 조금 다르게 보일 테고, 술자리 주도권 잡기도 편할 수 있으니, 읽어보시길 권한다.

폭탄주, 소주, 한라산, 주도, 술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