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호호, 이렇게 재밌고 귀여운(?) 여행서는 첨 보는 것 같다.

막연하고 준비없는(?) 여행의 엄청난 그러나 행복한 과정을 그려낸 [명랑소녀, 인도를 삼키다]

인도 도착 첫날 부랴부랴 타게된 택시가 하필이면 문제의 "사기택시"였던 덕분에 준비한 여비의 대부분을 방값으로 떼이고

거의 무일푼으로 44일을 버텨낸 지은이와 지은이 친구의 여행담은 일반 여행서와 사뭇 다르다.

다른 여행서가 럭셔리 하지는 않아도 그래도 나름 짜임과 계획 그리고 어느정도의 마니(돈)가 받쳐주는 반면 [명랑소녀, 인도를 삼키다]는 무일푼 + 돌발과 시련(?)의 연속이다.

그럼에도 완전히 엉망이거나 완전히 시련만 가득한 여행이라고 말할 수 없는 까닭은.. 명랑소녀가 그 속에서 사람과 정 그리고 성장을 만났기 때문이다.

참 신기한 것이,, 우리 나라에서의 사기꾼과 인도에서의 사기꾼은 질이 다르다는 사실

경제가 어느정도 발전한 우리 나라에서 사기를 치는 사구꾼들의 경우 솔직히 남의 인정을 이용한 냉혈한이 많은 반면 [명랑소녀, 인도를 삼키다]에서 만난 사기꾼 일당들의 경우 필요에 의해 사기를 치지만 아직 그 속에 "정"이 남아 훨씬 인간적으로 느껴졌다.

결국 끝까지 사기를 치지 못하고 주인공에게 돈을 돌려주는 그들에게서 인도의 향기를 맡을 수 있었다면 무리일까..

대놓고 사기를 치고도 당당한 인도사람들의 모습은 곳곳에서 발견된다.

은근슬쩍 물건이나 서비스를 강매하는 어린 아이들, 이미 가격을 정하고도 계속 흥정을 하는 릭샤왈라(인력거),, 참 이상하고 짜증나는 사람들이지만 결국 그들에게 질 수 밖에 없는 이유는

그들의 땀과 노력 그리고 사람의 인정때문이리라..

아직은 사람사는 냄새가 나는 땅,, 인도

나 역시 저자처럼 인도에 다녀온 사람들이 인도의 정신을 찬양하고 한번은 꼭 가봐야할 곳이라고 추천하는 말들을 많이 들었다.

그때는 막연히 고귀한 "정신"을 발견할 수 있는 매력적이고 성스러운 땅으로만 느껴졌는데

[명랑소녀, 인도를 삼키다]를 읽고나니 인도의 현실 인도의 사람을 좀 더 구체적으로 만나본 것 같아 한편으로 당황스럽고 다른 한 편으로는 무척이나 신선했다.

[여행은 그것을 하는 사람의 것인데, 객관적인 정보에 너무 얽매였나 봐, 그 많은 정보들 위에 서 있지만 그곳에 직접 가서 느끼는 것은 바로 나 자신의 것인데...]

본문 155페이지에서 낯설도 두려운 인도땅에서 또다시 혼란스러워하는 작가가 남긴 글이다.

지금 책을 읽는 나도 그곳에 가고 싶다.

그곳에서 내가 느끼게 될 것들은 무엇일까~

궁금해진다.. 그래서 떠나고 싶다 ^^

** 중간중간 명랑소녀의 여행기를 그려낸 카툰 넘 재밌어요 ㅋ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