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편견과 오만일까.
난 중국인들이 싫다.
내 머리속 이미지, 중국은 단순하고 무식하다.
지나치게 독선적이고 현실적이면서 어떤 부분에선 무감각하다.
중국에 대한 내 이미지는 왜 이토록 꼬여버린걸까.
뭐, 여러 가지 이유들이 있었지만.
같은 이유로 한국인을 싫어하는 외국인도 있을 거라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겸허히 후진타오 책을 펴 들었다.
겸손의 미덕으로 미래를 바꾼 후진타오 이야기.
책 제목으로만 봐도 그의 인성이 어떨지는 가히 상상이 되었다.
익은 벼처럼 숙이고 있는 사람이겠지, 했다.
헌데 티벳 서기로 지낸 시절 이야기를 읽고는 진짜 정치꾼이구나, 했다.
티벳 사람들이 다시 한번 한없이 가여워지기도 했고.
후진타오의 할아버지대부터 아버지, 그리고 후진타오의 인생 이야기들을 중심으로 중국의 역사가 다시 한번 머리속에 가만히 그려지는 느낌이었다. 청소년 대상으로 쓰인 책인데, 중국 역사 이해 부분에서도 큰 도움이 될 듯 싶다.
숨죽여 있어야 할 때와 자기의 능력을 한껏 발휘하고 나서야 할 때를 정확히 구분하는 그의 능력은 그를 최고의 리더로 키우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는 그런 눈이 있어야 한다. 현실을 파악하고 미래를 예견해서 현재 자신의 처신을 결정할 수 있는 능력.
나는 그것이야 말로 현실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후진타오는 많은 양의 독서와 경험으로 그런 눈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경제 신문 곳곳에서 중국의 성장에 관한 기사와 철저히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책정되는 정책들에 대해 본다.
이러한 지도자가 이끄는 중국이라는 사실이 너무 샘났다.
우리 나라 지도자 양성 체제에 화도 났다.
사회주의, 자본주의. 그 무엇도 완벽하진 않다.
신념에 의해 어느 한 쪽에 치우쳐 진실을 가리려고 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누구나 인정할 이야기다.
어떠한 것에든 장, 단점이 있다.
보완해서 좀 더 현실에 맞는 것으로 만드는 것은 잘못이 아니다. 능력이다.
지금 중국은 어느 누구도 시도하지 않은 과감한 두 체제로 사회를 굴리고 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다시 한번 중국의 성장을 확신했다.
그는 휴머니스트도 아니고, 학자도 아니다.
다만 정치인이다.
우리는 좀 더 중국에 대해 알고 주시하면서 경계해야 할 것이다.
조선업 1위에 있는 우리 나라에게 조선업에 관해 별 내세울 것도 없던 중국이 1위를 차지하겠노라는 공표가 있은 지 불과 얼마나 지났던가.
턱 밑까지 치고 올라온 중국 조선업만 봐도 알 수 있다.
정책적 문제로 앞으로 어려워질 우리 조선업을 중국이 뒤엎는 건 시간 문제일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비단 나 뿐일까.
그가 훌륭한 지도자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언젠가 우리에게도 이런 지도자가 나타나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조심스레 품어본다.
이러한 사람이 짠! 하고 나타나도록 기다리는 것은 곰이 사과 나무 아래서 입을 벌리고 누워있는 것과 같다.
우리가 만들어내야 하는 것이다.
세계의 그 어떤 영역의 무엇도 국가의 힘으로 최고로 키워줄 수 있는 그런 지도자 말이다.
별스러운 근거도 없이 국가주도의 사업으로 이끌어야 할 부분들을 민간에게 넘겨줘버리는 그런 지도자가 아닌.
MB정부가 불온도서로 선정한 나쁜 사마리아인들이라는 경제서도 함께 추천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