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대안학교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을 때,
거기 문제아들 가는 학교잖아요.
라고 했다가 무식하다는 소리 들었다.
대안학교와 무슨 인연이라도 있는 지 그런 일이 있은 후 이틀 후에 책을 받아보게 되었다.
대안학교 첫 세대는 나와 비슷한 또래들이다.
30대이거나 20대 후반이거나.
어디에서 어떤 모습으로 살아갈까, 궁금해하는 이들을 위해 대표단 15명이 자신의 표어, 생각, 현재의 생활 그리고 뒤돌아 본 대안학교 이야기들을 풀어간다.
생각보다 그들은 넓은 영역에서 깊이있는 역할을 충실히 해가면서 보석처럼 살아가고 있다.
세상에 어느 누구하나 보석 아닌 사람있겠냐만은 자신의 철학을 꿋꿋하게 지키면서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의 가치야 말할 필요가 있나, 싶다.
어린 아들의 미래와 교육에 관해 고민이 많은 이 때,
그들의 고교 시절 이야기를 들으며 당장 나의 그 당시와 너무 비교되어 부러움 반 안타까움 반이었다.
왜 나는 좀 더 적극적으로 그런 학교들을 찾지 않았을까.
나는 당시 그런 학교의 존재조차 모르고 있었다.
알았던들 나름 지역 명문이던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그곳으로 갈 수 있었을까는 의문이지만 말이다.
성적으로 아이들을 일렬로 세워서 가치를 평가하는 것이 지금 우리의 사회다.
결과주의, 성과주의를 중시하다보니 과정과 고민보다는 능력을 중시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자신의 가치를 폄하하며 빛을 잃어가는 미래의 일꾼도 적지 않다.
그런 사회적 손실을 막기 위한 대안이 바로 대안학교라는 생각이 든다.
자신의 가치, 적성등을 미리 파악하고 미래에 대한 고민을 남들보다 미리 끌어서 할 수 있는 공간.
인가받은 학교들도 있지만 대부분 비인가 학교라서 학력으로 인정되지 않고 지원도 받을 수 없다.
그래서 돈이 있어야 대안학교에 들어갈 수 있다.
어느 졸업생의 이야기에 대안학교를 졸업했다고 하면 집이 부자인가봐, 라는 편견등으로 편치 않았다고 하던데 그렇다고 해도 그건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대안 초등학교를 보내려고 해도 600만원을 일시에 내고 매달 30~50만원을 내야 하니 말이다.
초등이 의무교육이어서 학비를 내지 않는 일반 학교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경제적으로 압박일 수 있다.
중학교때부터는 기숙 생활을 해야 하는 관계로 훨썬 더 많은 돈을 내야 한다.
부모가 능력이 되어야 대안학교를 보낼 수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것이 좀 더 대중화되고 인증학교가 늘고 지원이 늘어난다면 그리 큰 경제적 부담은 없을테지만 인증 문제야 그렇다치고 지원 문제는 아마 좀 복잡할 듯 싶다.
엄마 학교라는 책에서 보면 일반 학교에 아이들을 보내면서도 철저히 사교육을 배척하고 연극, 악기, 국제 축제등에 아이들을 노출시켜 교육적으로 성공한 사례도 있다.
어떤 교육을 받든 그 안에 있는 사람에 따라서 그것이 실패할 수도 성공할 수도 있다.
대안학교는 좋고, 일반학교는 나쁘다는 식의 이분법이 아닌 어느 쪽으로 가더라도 자신의 철학과 가치를 잃지 않는 뚝심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일반적으로 대할 수 없었던 대안학교에 대해 조금이나마 들어다 볼 수 있는 기회가 된 이 책에 고마움을 느끼면서, 오늘도 아들에 대한 교육적 고민을 놓을 수 없는 엄마의 서평을 마무리 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