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벌레들이 많이도 뜯어 먹었구나."

농부 아저씨가 다가와 다정하게 말을 걸었어요.

"모든 걸 잃어버렸어요. 드레스도, 내 친구 애벌레들도...."

"그래, 우리 뽐세라가 애벌레들에게 아낌없이 모든 걸 나누어 줬지.

그래서 이젠 아무것도 남은 게 없는 것 같니?

애벌레들이 먹은 건 네 드레스 자락뿐만이 아니야.

네 따뜻한 사랑도 함께 먹은 거지.

난 네가 사랑할 줄 아는 배추가 되어서 정말 기쁘단다.

주고 또 주어도 결코 없어지지 않는 것, 그게 바로 사랑이야."

농부 아저씨가 흐뭇한 마음에 미소 지으며 말했어요.

 

애벌레들에게 아름다운 드레스자락을 아낌없이 다 내어주고

구멍이 숭숭 뚫리고 누렇게 색이 바래어 우울해하는 뽐세라 부인에게

농부 아저씨가 해 준 말이다.

이 대목에서 가슴이 찡해 아이에게 읽어주는도중 숨을 고르며 참아야했다.

아름답지만 도도하기만했던 뽐세라 부인이 물웅덩이에 빠진 애벌레들을 구해주는 장면,

또 다른 위기에서 애벌레들을 구해주며 마음을 열고 친구가 되어가는 과정이

마치 우리 아이들의 모습을 보는것처럼 생생하고 감동적이다.

진정한 행복이란 겉모습이 아닌 따뜻한 배려와 사랑의 마음이란 것을 새삼 깨닫게 해주는,

부모가 아이들과 함께 읽어야할 그림책이란 생각이 든다.

또한 배추밭의 모든 생물들을 의인화시킨 작가의 상상력과

따사한 이미지로 형상화한 그림들이 아이들의 정서발달에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 생각된다.

 

**선우의 소감**

'처음 뽐세라 부인처럼 자기만 다 차지하려 하지말고

남에게 베풀줄아는 아름다운 마음으로 세상을 살다보면

처음 베풀었던 것보다 더 큰 혜택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을

이 책에서 속삭이고 있는것 같다.

2008년 3월 26일 수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