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 책을 읽게 된 동기는 '작가'도 아니고 '끌리는 제목'도 아닌

'출판사'였다.

우연한 기회에 이 책 광고를 보게 되었는데,

예전에 읽었던 이 출판사의 노벨문학상 작품에 대한 기억이 강렬해서

또 다른 작품은 어떨까? 하는 궁금증이 들어서였다.

그런데 읽는 내내 뭔가 자연스럽지 못한 껄끄러움이 계속 느껴졌었다.

그 이유가 뭘까?에 대해 생각해보니 그것은 이 책의 주인공인 '후짱'때문이었다.

겨우 열한살 나이의 소녀의 감성으로는 도저히 표현해 낼 수 없는 문장들이 대부분인

'태양의 아이'를 읽으면서 이 작품을 해석하는 여러 사람들의 관점은 과연 무엇일까? 생각이 들었다.

오키나와의 비극과 아픔을 치유해가는 여러 인물들, 그리고 그 상처속에서 결국 삶을 마감하는 후짱의 아버지를 보면서 전쟁의 상처가 전후세대들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끔찍한 현실이라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기요시'가 후짱과 주변인들의 따스한 관심과 사랑속에서 제 안의 상처들을 치유해가는 과정,

엄마와 화해하는 모습, 그리고 후짱 가족을 중심으로 서로 의지하고 나누며 살아가는 주변인들의 모습이 사실적이며 따스하게 그려져있어 참 훈훈한 소설이구나!라는 느낌은 들었다.

그리고 수술한 기요시의 병실에 문병왔던 로쿠아저씨가 심문하러 온 경찰들에게 들려준 아픈 비밀들은 이 책에서 가장 감동적이라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그러나 난 자꾸만 '후짱'의 어른스러움이 너무도 억지스럽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글쓰는 것을 참 좋아하고, 배우고 있는데

과연 이런 문장들이 정말 좋은 문장들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