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남편과 불편할 때 힘든마음을 고스란히 담아 메일을 보낸적이 있었다.
남편이 답장으로 보내온 메일의 제목이 '사랑에 서툰 남자'였다.
이 책 처음 봤을 때.. 그 때의 기억들이 새록새록 살아났다. 
그리고 서툴다는 표현으로 다 기록할 수 없는 남편의 부족한 애정표현에 갈증을 느끼며 살고있는 우리 가족들에게 뭔가 지침이 될만하지 않을까.. 싶었다.

표지의 그림에 마음이 콕..
최근에 미술치료 수업을 받았기 때문인지.. 아이가 그린 그림을 분석해보려고 하는 나를 발견하며 푸훗~ 웃었다. 그리고 여자로서, 나도 한 때 여학생 시절을 보낸 사람으로서 얼굴이 벌개지는, 그러면서도 자연스럽게 머리가 끄덕여지는 '시작하는 말'이 이 책의 전체적인 내용들을 짐작하게 했다. 
성장해가는 딸과 아버지의 관계에 대해 쓰여진 책이지만, 꼭 딸이 아니어도 자식을 키우며 울고 웃는 이땅의 부모라면 누구라도 공감할만한 그런 내용들로 채워져 있다.

며칠 전 친정엄마의 생신에 우리집 삼부자가 둘러앉아 맛있게 밥을 먹는 모습을 보았다.
늘 식탁에서 보았던 모습과는 다른,, 앉은뱅이 밥상에 둘러앉아 식사하는 모습을 서서 내려다보니 그 의미가 사뭇 다르게 가슴에 와 닿았다. 
똑같은 모습들인데.. 보는 각도에 따라, 위치에 따라 이렇게 달라 보일 수 있구나! 하는 깨달음.
웅크리고 앉아있는듯 보이는 남편의 어깨는 더 왜소해보여서 내 가슴을 아프게 했다.
그리고 아빠와 관련된 책에서 만나게 되는 <아이들과 신나게 논다는지.. 여행을 한다든지..>다른 아빠들을 보면서 상대적으로 더 결핍감을 느꼈을 수도 있는 아이들의 모습도 측은해 보였다. '아이들에게 좋은 부모가 된다는것이 생활속에서 반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정직하게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면 된다'라고 생각하던 남편이 좀 더 감성적인 부분도 기꺼이 수용하는 따뜻한 아버지의 모습으로 변화되길 바라면서... 이 책을 건네주었다. 
아무말없었지만, 읽으면서 나름대로 자신의 모습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으리라 믿는다.

아버지의 역할모델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 책을 읽으며 새삼 느끼게 된다.
아버지의 역할에 따라 가족구성원들에게 인식되는 아버지상은 각기 다르고, 그것은 어린 자녀들에게는 평생을 지배한다. 어린시절 경험한 아버지에 대한 기억들이 장래 자신의 배우자를 구할 때도, 또한 결혼 후에도 지속된다는 것을 인식한다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고 있는것인지 새삼 느끼게 될 것이다.

누구에게나 아버지의 자식일때를 거쳐, 현재의 아버지가 되었을 것이다.
어린시절 아버지의 모습들 중 어떤 모습을 기억하느냐에 따라 자식에게 아버지의 역할을 할 때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한 사람의 인격체로서 주체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올바른 가치관을 가진 사람으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길을 안내해주고 도와주는 역할이 부모의 역할이 아닐까.. 생각하며 살고있다. 
길고도 짧은 여정에 따로 또 같이 섞여 살자니 여러 갈등상황들을 만나는것은 필연적일 것이다. 서로의 역할을 잘 인식하고, 자신의 생각이나 행동이 가족 전체에 미치는 영향을 주의깊게 살피면서 공감하려 노력한다면.. 보다 행복한 가족관계를 만들어 갈 수 있지 않을까?

1부: 사랑에 서툰 아버지가 사랑이 고픈 딸에게
공감가는 실제 모델들의 이야기에 가슴뭉클한 느낌이 여러번이었다.
나도 남편의 등을 떠밀어서라도 아들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도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부: 사랑이 고픈 딸이 사랑에 서툰 아버지에게 
아버지와 아이들이 서로 공감할 수 있는 장이라고 생각된다.
서로를 이해하고 바라보면 얼마나 사랑스럽고, 또 때론 측은한가.

**누구나 알다시피 자녀의 행복은 튼튼한 부부관계에 기반을 둔다. 절반의 완전한 행복이란 있을 수 없다. 아내는 불행한데 행복한 남편을 보았는가. 그런 행복은 허위다. 아내가 불행한데 행복할 수 있는 자녀가 있을까. 불행한 자녀의 부모는 완전히 행복할 수 있을까.**

절대 공감가는 내용이다.
남편이 평소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기도 하다.
부부관계가 좋으면 아이들 교육은 저절로 된다고.. 그 말에 첨부하는 내 말은
그저 조용한 관계보다는 조금 싸우더라도 감정을 서로 표현하며, 화해하고 하면서 소통하는 그런 가족이 건강한 가족모델이 아니겠느냐고.. 

많은 부분 공감하고, 생각하게 만들어 준 이 책이
부디 내 남편에게도 비슷한 공감과 새로운 결심을 하도록 자극을  주었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