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David의 주인공 아이가 절로 떠오르는 책 표지.
천진난만한 아이의 전형이다. 사랑스러운 아기가 뭘 하든 엄마는 보듬어준다.
이렇게 헌신적으로 아들을 사랑하는 엄마와 그 사랑이 아들에게 전달되는,
잔잔한 감동스토리다.
꽤 유명하다는 Love You Forever.
그런데 이 책, 며느리가 보면 화를 낸단다.
잠든 아이에게 너를 영원히 사랑할 거라 속삭여주는 이 엄마의 한없는 사랑에
감동받지는 못할 망정
화가 난다고?
책 내용을 알고 보면
이 글을 쓴 작가가 무슨 생각을 했던 걸까? 궁금해질 때가 있다.
1. 바로 이 장면.
너무 현신적인 엄마 때문에 여친 하나 없이 홀로 늙어가는 마마보이의 모습인 줄
알았다.
2. 왠지 무서운 장면.
바로 차 위에 얹힌 사다리 말이다.
독립해서 따로 사는 아들을 찾아가는 중이다.
다음 장의 그림을 보면 사다리의 용도를 알 수 있다.
이 엄마는 무엇 때문에 현관문으로 들어가지 않은 (혹은 못한?) 걸까?
굳이 야밤에 사다리를 타고 창문으로 올라가서 자기 아들을 본다고?
어떤 며느리가 이 상황에 질색하지 않을까만
침대를 보니 이 아들, 혼자 산다.
집착하는 엄마 때문에 장가도 못 가고 홀로 늙는 신세인 줄 오해했다.
서구권에서는 아이가 고등학교만 졸업하면 독립 선언을 한다고 들었는데
또 이 책에서도 이 아들이 성장하니 (결국 한 마을이긴 하지만) 따로 집을 얻던데
(그래서 바로 그 사다리 장면이 나오는 건데!)
이런 책이 있다는 게 너무 신기하다.
처음 Love You Forever를 보고 그 내용을 알고 나니
책을 볼 때마다 이 엄마의 '사랑'이 섬찟하게 느껴진다.
오디오 CD에 들어있는 자장가까지도 참, 구슬프다.
책에는 이 아이의 아빠와 이 아이의 아내 (즉, 이 엄마의 며느리)가 등장하지 않는다.
밤이나 낮이나 좋을 때나 나쁠 때나 일관되는 엄마의 사랑을 강조하기 위한
생략이라 생각하려 한다.
그 한없이 넓은 사랑을 표현하려는 작가의 의도겠지.
그리고 말미에 이 아들의 딸이 등장해서 (그러니 며느리가 있었던 거다)
이 엄마가 늘 불러주었던 그 노래를 자기 딸에게 똑같은 자세로 불러준다.
구조상으로는 처음에 시작된 이야기가 다시 처음과 같은 상황으로 돌아오는,
참 만들어진 이야기다.
그러나 내게 이 책은 너무나 무서운 이야기다.
내용을 자꾸 곱씹게 되니까 작은 단어 하나도 거슬린다.
이 엄마, 아들이 자고 있는 방에 들어갈 때 꼭 살금살금 기어들어간다.
(원문에는 she crawled across the floor로 되어 있다.)
혹시라도 깨지 않도록, 잘 자고 있나 확인해가면서.
아들이 커가면서 이 장면이 반복된다.
아기일 때에야 기껏 재운 사랑스러운 애가 깰까봐 그러나 보다, 이해했는데
어른이 된 아들이 세상 모르고 자고 있을 때에야 가까이 와서
(그래도) 너는 내 아들이다. 영원히 사랑한단다 하는 자장가,
그 속삭임이 왜 이리 무섭게 들리는지.
이런 사랑,
이 엄마의 집착도 아들에게 전달되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