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아침이면 보던 재미있는 이야기들

과연 정말일까? 생각해보기 전에 그럴 듯한 내용에 집중하곤 했었는데

책으로 보니

오, TV에서 본 내용 그대로다.

그리고 미처 TV로 보지 못한 내용들에 푹 빠지게 된다.

 

하나하나, 새로 알게 되었거나 새로운 점을 알게 되는 TV 시리즈 그대로

책을 보고 있노라면 시간이 아깝다.

 

그 중 우리나라 편만 다룬 이 책.

내용 하나하나가 재미있다.

 

서프라이즈

 

배고픈 여우가 토끼들을 잡아먹으려는, 흔한 소재다.

영리한 생쥐 제리를 못 이기는 고양이 톰처럼

이 여우, 여섯 마리나 되는 새끼 토끼들을 하나같이 눈 앞에서 놓친다.

 

그림이 재미있고 딸린 노래도 좋다.

후렴구처럼 나오는

Run, fat rabbits! Run, run, run! Or that fox will eat you, one by one!을 듣노라면

아슬아슬한 긴장감이 절로 든다.

... don't see the fox... 하는 부분도 반복되어 아이에게 일러줄 만 하다.

노래가 있으니 자꾸 들으면 따라하게 되서 좋다.

 

태평하게 노는 토끼들, 토끼들을 노리고 숨은 여우.

토끼 여섯 마리와 함께 등장하는 생쥐와 양, 오리들도 모두 여섯 마리로 시작한다.

 

 

 

여우가 급습할 때마다 토끼 한 마리가 사라지고

토끼 한 마리가 줄어들 때마다 함께 있던 동물들도 똑같이 한 마리씩 줄어들어서

역으로 수세기 책의 용도가 가능하다.

 

사라진 토끼들은 가엾게도 여우에게 잡아먹힌 걸까?

 

 

마지막 남은 한 마리와 이 토끼를 노리고 숨은 무서운 여우의 모습.

 

그리고 반전이다.

 

모두 제 집으로 쏙 들어간 토끼들, 각 쪽마다 반복되던 Dinnertime!

바로 이 책의 제목에 숨은 또 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그런데 이게 또 반전이다.

 

바로 무사히 다같이 모인 아기 토끼들 엄마가 하는 말...

이 말썽쟁이 녀석들! 아기 토끼들을 혼내는 엄마의 표정을 보라.

저녁 먹으라고 말하면 재깍재깍 들어와야지! 벌써 몇 번을 말하니!  

Dinnertime!에 이런 뜻도 있었구나...

기껏 무서운 여우한테서 구사일생, 한바탕 큰 모험을 하고온 아기 토끼들,

엄마, 잘못했어요 한 마디 못 하고 꼼짝없이 엄마 잔소리, 잔소리에 시달리고 있다.

결국 한 마리도 못 잡아먹고 어깨가 축 쳐진 여우야 뭐 그렇다치고...

사나운 맹수처럼 아기 토끼들을 야단치는 엄마의 표정이 자꾸 눈에 들어와서

웃게 된다.

 

Dinnertime, 문진미디어

 

색깔을 익히는 책은 많다. 유명한 작가라면 한 권쯤은 만들어봤을 법한 흔한 소재.

유명세를 넣지 않고 순수하게 색깔을 알아보자, 하는 책만도 얼마나 많던지...

장담하건대 Colour Me Happy는 이 장르의 책 중에서 돋보인다.

그림을 주요 소통 창구로 쓰는 그림책으로서

인간의 감정을 색으로 표현한 것은 어른이 보기에도 재미를 준다.

 

내 아이는 화/분노를 상징하는 빨간 색이 가장 무섭다고 표현한다.

주로 어른의 화를 당하는 약자인 어린이의 입장에서

힘 있는 어른의 화는 얼마나 무섭게 보일까?

자기가 혼날 때가 떠올라서 그런가 보다, 생각했다.

그림에서는 주인공 고양이가 아마도 자기가 쌓던 블럭을 망가뜨린 로봇에게

격하게 분노하는, 아이의 눈으로 이해하라고 순화된 묘사가 나온다.

 

내가 꼽는 가장 재미있는 부분은 질투심을 나타낸 초록색이다.

질투심에 찬 오델로에게 'Jealousy is a green-eyed monster'라고 속삭이는

이아고의 악의가

주인공이 가진 아이스크림보다 더 큰 걸 들고 있는,

그래서 약오른 고양이의 표정으로 대치된다.

이 장면 하나로 이 그림책이 좋아졌다. (물론, 이 책에선 순수한 질투심이다.)

 

Red는 빨강, 빨간 건 파프리카... 하는 식으로

주제에 끼워맞춘 듯한 책과 굳이 비교를 하겠는가?

 

 

 

보드북과 페이퍼북을 모두 보게 되어 자연 비교가 되었다.

뻔한 차이 외에 아이가 지적한 것으로,

보드북에는 페이퍼북의 반짝이가 없다.

이게 무슨 말인가 하면

페이퍼북에는 그림 중 꽃잎같은 것에 반짝이같은 것이 덧붙여져서

반짝반짝하는 효과를 준다.

그런데 보드북에는 그냥 노란 색깔만 입혀 있으니 아이 눈에는 크게 거슬린단다.

그렇게 보니 나도 보드북 그림이 밋밋해보인다.

뭐, 그렇다는 얘기다^^

 

ColourMeHappy, ShenRoddie, BenCo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