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처럼 폐쇠적이고 가부장적인 환경에서 그녀가 기댈곳은 어디 한군데도 없었을것을 생각하니 맘이 참 쓰라렸습니다.
그리고 속좁은 남편에 대한 원망이 저에게까지 이어지더라구요.
아내의 실력을 높이 사주고 더불어 같이 시를 쓰면서 발전하려는 노력을 왜 하지 않고 오히려 멀리했는지...
결국 남편은 허난설헌을 떠나가서 살게 되고 연락도 뜸해지고 말았지요
그런 남편을 기다리며 외로움에 시를 짓던 그녀의 모습을 상상하니 울컥해집니다.
얼마나 외롭고 남편을 기다렸는지 그녀가 쓴 시를 보니 절절히 느껴질 정도였답니다.
<여인의 슬픔>
비단 띠 비단 치마에 눈물 자국이 생겼어요.
임 그리며 흘린 누물로 생긴 자국이지요
거문고를 타는데
빗방울에 배꽃은 떨어지고 문은 굳게 잠겼어요
가을밤 누각에 달이 뜨지만 고운 병풍도 그저 쓸쓸해보여요
서리 내린 갈대밭에 기러기가 앉네요
거문고를 아무리 타도 임은 안오시고
연못에서 연꽃은 쓸쓸히 지고 있어요.
이 당시 허난설헌이 지은 시들은 슬픔이 가득하네요.
불행했던 결혼생활,.그리고 남편에 대한 그리움과 외로움이 전부였기에 그 모든 것을 시 속에 담아냈던것 같아요.
그녀의 외로움이 저에게까지 마구 전해진 하루였답니다.
특히 자신이 사랑했던 아이들마저 병으로 죽게 되고 자신에게 큰 힘이 되어 주었던 오빠마저 세상을 떠나고 그녀의 슬픔은 극에 달하게 됩니다.
정말 가혹하기만 한 삶이었단 생각이 드네요...
그렇지만..그녀는 외롭고 힘들때마다 선녀의 세계를 시로 옮김으로써 꿈을 담게 되지요.
우울하고 슬프기만 했던 시들이 점점 희망을 담은 시 들로 변화를 줌으로써
슬픔을 승화한 그녀의 시는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기에 충분한것 같아요.
비록 일찍 세상을 떠나서 더욱 많은 시를 접할 수 없는 게 안타까울 노릇이지만 당시 여성으로서는 보기 드문 여성이었음이 틀림없는것 같네요.
그리고 보통 시를 책으로 옮길때
~~하는구나...~~이네...이렇게 쓰는 게 보통이었던것 같은데
지구별 영웅들은 확실히 다르네요
끝나는 소리를 <~~요>자로 함으로써 허난설헌의 시를 더욱 갸날프고 여리고 섬세한 아름다움을 살려주는 것 같았거든요.
한 시대를 살면서 뛰어난 재주가 있었지만 여인이기에 결코 순탄하지 않았던 생활..
그리고 그녀가 진심으로 갈구했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외롭고 쓸쓸하게 시를 쓰다 세상을 떠난 그녀의 모습이 오랫동안 지워지지가 않을 것 같습니다.
지금과 같은 세상에서 태어났다면 원대한 꿈을 펼치고 살았을텐데..세상을 잘 타고 나야 한다는 말...새삼 느껴지네요........
아이는 이 책을 보면서 여성으로서 꿈을 펼치기 어려웠던 당시에도 꿈을 놓지 않고 끊임없이 자신의 재주를 키워 나가는 모습에 용기와 도전을 배울거라 기대해봅니다.
▶▶우리 것의 아름다움을 일깨운 화가 김홍도◀◀
김홍도라면...학창시절 교과서속 씨름하는 서민들의 모습이 그려진 그림을 그린 화가임을 익히 알고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훈장님에게 혼나서 울고 있는 아이의 표정과 대비해서 그 모습을 재미나게 바라보고 있는 친구들의 모습이 대조적으로 그려진 <서당> 그림 또한 유명하지요.
그의 일생을 엿보고 그의 많은 작품을 엿볼 수 있으니 참 벅찬 하루였습니다.
아이는 내용보다 우선 그림들만 위주로 넘겨보았지만...그의 그림속에 김홍도가 가진 가치관과 삶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기에 아이가 그림만 봐주는 것만으로도 참 기뻤답니다.
어릴 적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던 김홍도..그런 아이의 재주를 먼저 알았던 어머니는 못하게 말리기 보다는 오히려 종이와 붓을 사주면서 그림을 그리게끔 해주었답니다.
당시 남자들은 보통 글읽기에 매진을 하고 과거를 위해 학업을 했을텐데 그런것보다 자식이 좋아하는 것을 적극 밀어주었던 어머니의 모습이 참으로 현명해보였답니다.
그리고 그런 아들에게 당시 이름난 문인화가였던 강세황 선생님을 소개해주면서 가르침을 받게 되지요. 그리고 나날이 그림 솜씨가 발전했던 그는 나라에서 쓰는 그림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