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아무 이유없이 울적해지고 기운이 빠지고 아무것도 하기 싫고 흥미가 없어질때가 있다

그런데 아이들도 그렇다는 것을 새삼 한번 느껴보게 된 책인 것 같다.

왜 아이는 고민없이 항상 웃고 떠들고 기분이 좋아야 한다고 생각했던지...

그러고보면 우리 아이도 가끔은 아무 말도 없이 가만히 앉아서 텔레비젼으로 시선을 주다가

자기 방에 들어가서 뭔가 혼자 끄적이다가 다시 나와서 왔다 갔다 하는 일이 있었다.

그럴때 아이 마음을 읽지 못하고 "왜 그리 왔다 갔다 하니? 정신없게.."라고 소리를 낸 적도

있었다.

아이도 그렇게 감정의 기복이 심해질때가 있고 우울해질때가 있는데 말이다.

알리샤도 평소엔 잘 놀고 그렇지만 왠지 시무룩해지는 날이 있다.

그럴땐 천장을 바라보아도 찡그린 얼굴처럼 보인다.

춤도 추고 물구나무도 서 봐도 기분은 나아지지 않는다.

뭘 하려 해도 다 일이 제대로 안 풀리기만 한다.

그래서 소리도 질러보고 침대 밑에 들어가서 우울하게 있기도 한다.

그러다가 강아지 넵튠이 곁에 와서 얼굴을 핥아주고 같이 놀면서 기분이 풀려진다.

왠지 시무룩해지고 우울한 날은..옆에 누군가 있어주면서 감정을 공감해주고 같이 놀기만

해도 기분이 풀리나 보다.^^

"넌 언제 시무룩해져?"

"응 친구들이 같이 안 놀아줄때, 그리고 엄마 아빠가 혼 내면 속상해."

"그럴땐 어떻하면 기분이 좋아질까?"

"엄마가 같이 재미있게 놀아주고 그러면 좋겠어. 그리고 친구들이랑 놀이터에서 실컷 놀고

집에도 와서 같이 놀면 좋아질거야."

라고 말한다.

가끔 바쁘다는 핑계로 아이가 놀아달라고 할때 혼자 놀게끔 둔 것도..

동네 친구들 우르르 데리고 집으로 왔을 때도 기껏 청소한 집이 어질러질까봐

도로 보내버린 일이 있었는데..그럴 때 아이는 힘이 빠졌었나 보다.

알리샤가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잘 추스렸듯이 우리 아이도 어떠한 감정의 변화가 있을때

그것을 느끼는 그대로 표현하면서 스스로 잘 조절하고 풀 수 있도록 함께 자주 이야기 나누어 봐야겠다.

 

 

 아마도 아이들에겐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만큼 대답하기 곤란하고 난해한 질문이

바로 "어느 친구가 제일 좋아?"가 아닐까 싶다.

나도 학창 시절 제일 친한 친구의 이름을 적어라는 종이를 앞에 두고는 한참을 고민했던

기억이 있다. 이 친구의 이름을 적자니 다른 친구가 걸리고..또 다른 친구의 이름을 적자니

또 다른 친구가 걸리고....

나에겐 모두가 소중한 친구인데 누굴 한명 골라서 ’제일’ 이란 수식어를 붙이는게 무엇보다

힘들었다.

이 책에선 그러한 아이의 심리를 잘 표현해 주고 있다.

네 명의 좋은 친구와 강아지 넵튠까지 있는 알리샤는 어느날 파티를 열기로 한다

파티의 제목은 <제일 좋은 친구 파티>

이야기를 들은 친구들은 제일 좋은 친구라면 한 명 뿐일테니...자기들 네 명중 누가 제일

좋은 친구인지를 말하라고 한다.

천진난만한 아이들^^ 그리고 그 질문에 말문이 막혀서 한참이나 고민하는 알리샤의 모습까지

참 순진하다. 서로 자기가 제일 좋은 친구가 되고 싶어서 손을 번쩍 들면서 알리샤의 선택만을

기다리는 아이들의 모습까지 참 재미있다.

그러나 이 상황에서 알리샤는 너무 곤란하기만 하다. 누굴 한명 고른다는 것이 너무 힘들기

때문이다. 그것도 네 명의 친구를 바로 앞에 두고 말이지.

이 친구도 저 친구도 고를 수 없었던 알리샤는 결국 강아지 넵튠이랑 가버리고 만다.

그리고 넵튠과 시간을 보내지만..넵튠은 공을 찰 수도 없고 같이 그림을 그릴 수 도 없고

알리샤의 재밌는 이야기에 반응도 하지 못하며 자신이 잡으려고 한 파리도 냉큼 먹어 버리는

눈치없는 녀석이다.

다른 네 친구들이 그리운 알리샤..

어느 누구 한명과 노는 것 보다 여럿이 함께 노는 것이 좋았던 알리샤는 친구들에게

모두가 제일 좋은 친구라고 한다. 제일 좋은 축구 친구, 제일 좋은 그림친구, 제일 재미있는 친구, 제일 벌레를 잘 찾는 친구, 제일 좋은 강아지 친구...라고 이름을 붙이면서 말이다.

아이다운 기발한 생각으로 알리샤는 모두에게 상처도 주지 않으며 제일 좋은 친구라는

이름도 붙여주었다.

우리 아이는 어떨까?

예전에 집에만 있던 우리 아이는 이웃집에 사는 유일한 친구가 있었다.

그 아이는 어린이집도 다녀서 친구가 더 많았고 우리 아이는 친한 아이가 이 아이뿐이었는데

놀이터에서 그 친구가 자기와 놀아주지 않고 다른 친구들하고만 놀면 너무 서러워하면서 울곤

했다.  그때 우리 아이는 친한 친구가 누구냐 물으면 오직 하나 그 친구의 이름을 대곤 했다.

이제 어린이집도 다니면서 여러 친구를 사귀는 아이는 "어느 친구가 제일로 좋아?"

그러면 이 친구는 이래서 좋고 저 친구는 저래서 좋고 다 좋다며 두리둥실하게 이야기 하곤 한다

눈치가 빨라져서가 아니라 정말 누구 하나 놓치고 싶지 않을 만큼 좋아져서 일 것이다.

요즘도 아이 아빠는 묻곤 한다

"엄마가 더 좋아? 아빠가 더 좋아?"

그럼 역시 아이는 "엄마 아빠 둘다 좋아."라고 말한다.

그리고 "혼 낼땐 다 싫어" 라고 감정을 표현하는 아이이다.

익살스런 그림과 함께 혼란스런 상황에 대처하는 알리샤의 모습을 통해서 아이들의

심리를 좀 더 바라볼 수 있지 않았나 싶다.

단순하게 던진 질문 하나에 알리샤가 고민하고 힘들어했듯이 <제일> <가장> 이란 말로

아이를 실험에 들게 하지 말아야겠단 나름대로의 교훈도 담아본 계기가 되었다.

 

 

이 책을 처음 펼쳐서 한장 한장 읽어나갈때 제일 먼저 든 생각은 아이에게 너무나 미안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신생아때부터 엄마가 아이에게 말을 걸어주듯이 책을 읽어주어야 한다는데 전 그러질 못했거든요

아이가 너무나 순해서 울지도 않고 잠만 자기에 전 아이가 참 순해서 좋다면서 항상 눕혀놓고 재우기만 했습니다.

그리고 조금 더 자라서 기어 다니고 그럴땐 보행기에 앉혀놓고 혼자 놀게 두었지요.

그때 저는 혼자 컴퓨터를 하면서 시간을 보내거나 집안일을 하는 엄마였습니다.

물론 그때 우리집엔 아이에게 맞는 책 한권이 없었구요 당시 신랑의 월급이 박봉이라 생활비 쪼개는 것만으로 힘들었기에

더욱 아이 책에는 관심을 두지 못했던 것 같아요 .

아이의 눈을 맞추며 책 한권 읽어주지도 않았던 무지했던 엄마..

그리고 아이가 맘껏 가지고 놀만한 장난감이나 교구 하나 없이 두 돌까지 아이를 그냥 방치하면서 키웠습니다.

지금도 제일 가슴 아픈 부분이에요.

남들은 태교때부터 책을 읽어주고 음악을 들려준다는데...

이 책에서도 태교때 엄마가 매일 같은 이야기를 읽어주는 실험을 했는데 아이가 태어나서 젖을 먹을때 뱃속에서 들었던

그 이야기를 엄마가 들려주면 아주 편안해하면서 반응을 한다는 이야기에 정말 속이 상하더라구요.

무엇보다 이 책에서 지적하듯이 텔레비젼은 무관심한 부모를 대신하는 것이라는 이야기에 뜨금했습니다.

아이가 좀 커서부터는 텔레비젼에 나오는 유아프로그램을 좋아한다는 이유로 그 프로를 녹화해서 정말 마르고 닳도록

보여주었거든요

스스로 비디오를 켜서 보고 뒤로 돌려서 다시 보고 그러길 한참이나 반복하도록 저는 그냥 두었나봅니다.

그 시간에 저는 자유로움을 만끽하는 것에 너무나 익숙했던 거지요.

제가 그때 육아서를 읽으면서 아이는 그냥 두면 크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부모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책을 통해

뼈저리게 느꼈다면 그렇게 키우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땐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지 않는 부모였을 뿐 아니라 저 또한 책을 거의 놓고 있었거든요.

이래서 부모의 모습과 생각이 중요한가봐요. 제가 책이 주는 중요성을 진작 느꼈다면 남들이 아기때부터 책을 보여주느냐고

뭐라한들...저는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었을테니까요.

 

아이에게 책을 읽어준다는 것은 단순하게 책을 통해서 지식을 키워나가는 것이 아닌 불가능하게 보이는 것도 가능하게 만드는

힘이 있는가봅니다.

책에서 인상적이었던 부분 중 하나가 장애아로 태어나서 아무것도 하지 못할것이라고 판정 받았던 아이에게 부모가 항상

열심히 책을 읽어주고 그랬더니 어느새 다른 사람들만큼 인지하고 생활이 가능해졌다는 부분이었어요.

처음에 의사 이야기를 듣고 그냥 포기하는 맘으로 살았더라면 분명 그 아이는 의사말처럼 아무것도 알지 못하고 움직이지도

못하고 생활이 불가능해졌을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끊임없이 책을 읽어준 부모를 통해서 아이는 세상과 만날수도 있었고 여러가지를 배우면서 뭔가 해낼려는 의지가

생겼을거에요.

책읽어주기의 힘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책에선 책을 읽어주는 것도 아이가 커서도 지속하라고 합니다.

부모로서는 아이가 한글을 빨리 뗐으니 읽기 독립을 빨리 하여 스스로 책을 읽기를 바라기에 처음엔 그렇게 큰 아이에게

책을 읽어줄 필요가 있나 했었지만 듣기 능력과 읽기 능력이 같아질때까지 읽어주라고 합니다.

그래서 저도 아이가 좀 더 클때까지도 항상 책을 직접 읽어줘야 겠다고 맘 먹었네요.

엄마의 사랑이 담긴 목소리로 듣는 이야기는 분명 아는 이야기이고 스스로 읽기에도 전혀 무리함이 없는 이야기일지라도

아이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더 나은 읽기를 위한 거름이 되지 않을까 싶거든요.

 

태어나면서부터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엄마의 모습을 갖추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지만 그래도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어야 겠습니다. "혼자 읽을 수 있으니 혼자 읽어봐~"그러면서 책만 사주는 엄마가 아니라 단 몇분이라도 아이에게 직접 책을 읽어주어서 커서도 아이가 책을 항상 친근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해야겠단 생각을 새삼 해보게 되네요.

 

하루 15분 책 읽기의 힘~!!! 주변에 아직도 책의 중요성을 모르는 엄마들이 많기에..꼭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