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그네’를 통해 오쿠다 히데오를 좋아하게 되었고,

결국 오쿠다 히데오가 쓴 책은 다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까지 하기에 이르렀었다.

그 후 처음 읽은 책이 바로 Girl이다.

단순히 내가 여자라는 이유 하나로 제목이 끌려서 택했던 Girl.

결혼하는 것보다 일이 좋아 선택한 독신 생활에서 느껴지는 외로움

화장으로 가려야만 하는 변해가는 외모

자식을 키우면서 동시에 일을 하는 것에서 오는 어려움

20대가 끝나고 30대에 접어든 직장 여성들의 다양한 심리를

오쿠다 히데오 특유의 문체로 리얼하게 표현한 책.

아직 학생이지만, 등장하는 여성들의 모습과 미래의 내가 겹치면서

같이 화도 내고 속상해 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주체할 수 없는 슬픈 감정을 느끼기도 했다.

오쿠다 히데오 특유의 문체 덕분에

유쾌하면서도 쉽게 읽히는 책이지만

결코 가볍지는 않은 책.

 

 

 

- 2009년 11월의 어느 날, 오거서 독서노트에 썼던 글

 

 

 

<네이*>에서 제공하는 “추천! 오늘의 책”은

“지식인의 서재”와 함께 내가 즐겨 찾는 사이트다.

오쿠다 히데오의 공중그네를 처음 알게 된 것도

“추천! 오늘의 책”을 통해서였다.

책 소개 부분을 읽는 동안 내 시선을 사로잡았던 것은

나오키상을 받았다거나 베스트셀러 1위였다는 말이 아닌

엽기 정신과 의사 ‘이라부’와 엽기 간호사 ‘마유미’ 라는 인물소개.

보통 사람과는 다른 사고방식으로 살아가는 정신과 의사 이라부

그리고 그를 찾아온 평범하지만은 않은 환자 5명의 에피소드

절대 해결될 것 같지 않았던 이 환자들의 강박증은

이라부식 심리치료를 통해 기적처럼 치유된다.

유쾌하면서도 마음을 콕콕 찌르는 내용들

나도 모르게 이라부 의사와 마유미 간호사에게 빠져버린 중독성

현실 세계에도 이라부와 같은 의사가 있다면 찾아가 보고 싶다는 희망사항

이미 한국에서도 많이 유명한 책이지만,

아직 안 읽은 사람이 있다면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어쩌면 나 또한 그랬듯이, 공중그네를 읽고 난 후

오쿠다 히데오에게 중독되어 그의 다른 책들을 찾게 될지도 모르고

이라부 의사와 마유미 간호사에게 중독되어

인더풀과 면장선거까지 찾아서 읽게 될지도 모른다.

 

 

 

- 2009년 11월의 어느 날, 오거서 독서노트에 썼던 글

 

 

 

누구한테 추천 받은 책도

처음부터 읽고 싶어서 빌린 책도 아니었다.

그냥 집에 가는 길에 읽을 만한 책을 찾다가

우연히 발견해서 읽게 된 책이었다.

책 자체도 아담하니 예뻤고

표지에 있는 사진도 예뻤고

집에 가는 길에 편히 읽기에 적당해보였다.

이 책을 선택한 단 3가지 이유.

어디서 많이 본 사람인데 하는 생각은 들었지만

어디에 나온 사람인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

나에게 있어 딱 그만큼의 인지도를 차지하고 있던 사람, 이언

지하철에서 책장을 넘기고 나서야

예전에 커피프린스 1호점에 나왔던 배우였다는 게 기억났고,

이제 더 이상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이 기억났다.

각 테마별로 묶여있는 이언의 다이어리 내용들

지인들이 쓴 이언과의 기억들, 그리고 많은 사진들

이게 전부였다.

어려운 내용이 담겨있는 것도

놀라울 만큼의 기발한 생각이 담겨있는 것도

감탄이 절로 나오는 사진이 담겨있는 것도 아니었다.

책 속에는 모델 이언도, 연기자 이언도, DJ 이언도 아닌

자신의 젊은 나날을 열정적으로 살아갔던

사람으로서의 이언 그 자체가 있을 뿐이었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이언이 모델이었다는 사실도 DJ였다는 사실도 몰랐다.)

당당하게 나는 언제나 열정적이었노라고 대답할 수 없었기에

읽는 내내 마음이 편하지 않았던 책

계속해서 나의 삶을 되돌아보게 만들었던 책

나는 아직 젊다는 생각을 안겨준 책

청춘이라 불리는 이십대의 나이에 한 번쯤 읽어보면 좋지 않을까?

 

 

 

- 2009년 11월의 어느 날, 오거서 독서노트에 썼던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