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와 자녀가 함께 읽는 어린이책 200선 /이주영 / 고래가 숨쉬는 도서관

 

 

아이에게 좋은 책을 읽어주고 싶은 마음은 어느 부모나 다 있을 것이다.

그런데 어떤책이 좋은책이지? 하고 묻는 다면, 잠시 멈칫하게 된다.

 

많은 이들에게 읽혔던책, 그리고 그 책 내용을 검증받은책을 알고 있다면

책을 선택하는데 분명 도움이 될것이다.

 

여기,

그런 책 목록과 함께 책 내용이 소개된 '책'이 있다!

'참된 인성을 키워주기 위해 어른과 어린이가 꼭 읽어야 할 어린이 책'이라는 부제와 함께 소개된 책,

[부모와 자녀가 함께 읽는 어린이책 200선]

 

책 200선은,

저학년/ 중학년 / 고학년/ 전학년 함께 읽기로 나눠져서 소개되어 있었다.

 

아직 , 아이의 나이가 어린관계로

저학년 추천도서에 눈이 먼저 갔다.

 

 

집에 있는 책들도 보인다.

'노란우산', '눈사람 아저씨'. '언제까지나 너를 사랑해' .'강아지똥', '오른발 왼발' ...

읽어봤던책 - '노래노래 부르며', '선을 따라 걷는 아이'....

한번이라도 들어본 책도 있고, 이런책도 있었나? 하는 책 제목들도 보인다.

 

이주영 선생님이 초등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생긴 많은 에피소드와 연결된 책들도 있었고,

같은 주제를 다룬(전기문같은) 여러 책들을 어떻게 골라야 하는지에 대한 의견을 제시한 부분도 있었다.

 

하루에도 수백권의 책들이 출판되고, 읽혀지고 또 새롭게 나오는 것을 본다.

이렇게 많은 '책들의 홍수' 속에서

계속 읽혀주고 싶고, 전해주고 싶은 책들이 걸러져서

부모와 자녀가 함께읽는 어린이책 200선이  1,2,3...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

 

부모와자녀가함께읽는어린이책200선, 이주영, 고래가숨쉬는도서관

 
판다와 내동생 /선현경 / 비룡소

 

 

책 표지에 판다 모양의 연이 커다랗게 나와있고, 뒤에 보이는 건물은 중국을 연상시키는 그림.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

 

'이모의 결혼식'으로 '그리스'란 나라에 시집간 이모이야기를 들려줌으로써

낯선 땅, 낯선 나라 사람들을 자연스레 우리의 삶의 범주에 들어오게 이야기를 풀어내는 재주를 가진 선현경작가의 책이기에

더욱 관심이 갔다.

 

더욱이, 아이가 좋아하는 '판다곰'이 나온다니

얼른 책을 펼쳐보았다.

 

중국 쓰촨성의 청두란 곳에 사는 외삼촌이 아이를 낳았다. 동생을 만나러 중국으로~!!

청두 근처에 판다마을이 있는데, 거기서 진짜 판다도 볼 수 있다는 기대를 가지고~

 

 

 

'후퉁'이란 거리를 표현한 그림.

책에 나온 그림을 통해서, 중국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모두 동생만 이뻐하고 자기랑은 놀아주지 않는 모습을 표현한 대목에서, 우리 아이를 보는 듯 했다.

아기 동생에게 심술로 비닐봉지를 흔든 것에 아기가 반응하며 까르르 웃어주는 모습을 보자

마음이 누그러진 아이. 그리고, 동생이 예뻐보이기 시작한 아이.

동생이 생기면 가지는 마음과 그것을 이겨내는 과정이 아주 자연스럽게 표현되어있어서 좋았다.

동생이 미우면서도 사랑스러워지는

이런 과정들이

어쩌면,

동생을 둔 아이들이 거쳐간 과정일게다.

 그 상황을 책에서 만난다면 어떻게 느낄까? 동생을 좀 더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지 않을까?^^

 

 

마지막 장면.

아기와 함께 온 가족이 판다를 보러 간다~

아기가 좋아하는 비닐봉지 소리를 계속 내주는 언니~ ! 모두가 행복한 표정이다.

 

중국이란 나라를 자연스레 소개하면서,

동생이 생긴 언니의 변화하는 감정을 그려낸 재미있는 책을 만났다.

 

판다와내동생, 선현경

책 표지에 베레모를 쓰고 목도리를 한, 그리 나이들어보이지 않는 소년이 난간을 잡고 서있다.

무언가 수심이 가득한 표정이다.

열대의 비밀.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

 

제목 위에 작게 쓰여진 글이 보인다. '쿠바로 간 홀로코스트 난민 이야기'

홀로코스트_/Holocaust/ 제 2차 세계대전 중 나치 독일이 저지른 유대인 대학살_로 인한 유대인 디아스포라에 대한 이야기였다.

 

1939년 6월

'다니엘'이란 제목의 '시' 형식의 글이 나온다.

 

지난해 베를린,

수정의 밤에

내 손을 잡고 있던

할아버지가 목숨을 잃었다.

 

...

1938년 11월 9일 밤, 히틀러를 신봉하는 독일 나치 폭도들이 유대인의 집과 상점, 회당에 불을 지르고 부쉈다. 이때 깨진 유리창 파편들이 거리에 가득 널린 채 반짝거려서 수정의 밤이라 불렀다. 이날을 기점으로 대대적인 유대인 말살 정책이 시작되었다.

...

 

책에는 이렇듯 시 형식의 글이

때로는 독백으로, 대화하듯이 쓰여있다.

 

'다니엘'

1939년, '다니엘'은 13세의 소년이다.

독일에서 음악가인 부모님과 단란하게 살던 아이가, 이 유대인 대학살을 피해 부모와 헤어져 난민을 태운 배를 타고 열대의 섬 쿠바까지 오게 된다.

 

'팔로마'.

또 하나의 시 제목이 등장한다. 팔로마는 12세 여자아이. 쿠바에 도착한 난민들을 도와주는 아이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아버지는 난민의 입국을 결정하는 사람이다. 그것도 난민들의 비자발급을 통해 자기 주머니를 채우는 비리관료. 엘 고르도.

팔로마의 실제 이름은 슬픈 마리아라는 뜻의 '마리아 돌로레스' 이다. 그 이름 때문일까. 어느날, 그의 어머니는 파리에서 온 무용수와 함께 떠나버리고 아이는 비둘기 집에서 지내게 된다. 그래서 '팔로마', 사람들은 그 아이를 '비둘기'라 부른다.

 

각기 다른 슬픔을 가진 아이들.

제 2차 세계대전이라는 소용돌이 안에서, 이유는 다르지만 자신의 가정이 무너진 그 속에서 아이들은 만나게된다.

도움을 주고 도움을 받는 입장에서 만나게 되지만,

어쩌면 그 도움은 쌍방향으로 주고 받는것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자신을 지탱할 수 있도록 말이다.

 

1939년, 1941년..1942년

일기처럼, 이야기는 계속 기록된다.

 

난민을 태운 배가 흥정의 대상이 되고,

유대인이라는 이유때문에 목숨이 위험했다가,

어느순간 상황이 돌변해 '유대인'이 아니면 간첩일 수 있다는 의혹으로 사람들을 가두기도 한다.

 

어느날, 다니엘과 팔로마는 미리암과 마르코스 노부부를 알게되고,

유대인과 결혼 한 기독교인이기 때문에, 아내와 종교가 다른 이가 혹 간첩일 수 도 있다는 의혹에 이 노부부를 갈라놓으려 하는 모습을 보게된다. 그 부부는 팔로마가 지내던 비둘기 집으로 -초대한건 아니지만 - 들어오게 되고, 나중엔 이 아이들의 모험으로 기차를 타고  이동하여, 팔로마의 시골사촌집에 머물게 된다.

어리게만 보였던 아이들이 시대의 흐름에 역류하여 무언가를 바로 잡아놓는 행위를 시도한거다. 그저 바라만 보고 넋놓고 있지만은 않은거다.

 

주어진 상황에 반항만 한것도 아니다. 뉴욕으로 가고자 했던 마음으로 두꺼운 외투를 계속 입고 있었지만, 결국은 옷을 갈아입고 열대 쿠바의 시원한 바다로 뛰어들었다. 다니엘이 살던 독일에서는 너무나 귀했던 오렌지가 쿠바에서는 쉽게 구할 수 있음을 처음알았을 때는 먹을 수 없었지만, 이젠 그 맛을 누린다.

 

그러면, 현실에 안주하고 희망을 버린것인가?

자신과 이름이 같은 '어린 다니엘'을 도와주며, 그 아이도 자신과 같이 음악을 사랑함을 알고 이것 저것을 가르쳐 주면서 '다니엘'이 읇조리는 말 -

 

음악에 어울린다면

 삶의 어떤 부분이든

노랫말이 될 수 있다.

 

그는 이제 '삶'을 배워가는 것이다.

자기의 생각대로 상황이 펼쳐지지 않았고, 비극적인 궁지에 몰렸었지만

그것에 체념하고 낙심하지 아니하고

모든 삶을

노래로 승화시 킬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음악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삶을 안으며 말이다.

 

전쟁기간 내내, 부패한 쿠바 관료들은 입국 비자를 핑계로 거액의 뇌물을 챙겼다.

하지만, 이런 문제에도 불구하고 쿠바는 1938년 부터 1939년 까지 65,000명의 유대인 난민을 받아들였다.

같은 기간동안 국토면적이 쿠바보다 훨씬 넓은 미국에서 난민들을 받아들인 수와 같다고 한다.

라틴 아메리카 국가들 중에 유대인 난민을 가장 많이 받아들인 나라인 쿠바.

이런 역사적 배경아래에, 이 글에 나온 인물들은 가공한 것이라고 하지만, 당시의 모습을 생생히 마음에 전해준다.

홀로코스트도, 유대인 디아스포라와 쿠바, 내게는 생소했던 이야기가 이제 멀게만 느껴지지 않는다.

( 역사 소설이 쓰여지고, 계속 나와야 하는 이유가 이것이 아닌가 싶다.)

 

지금 다니엘이 살아있다면, 2013년 현재 87세. 일제에서 독립하고 6.25를 겪으신 우리 할아버지세대이시다.

...지금 만날 수 있다면, 그 때를 어떻게 회상하실까. 그리고, 어떻게 삶을 이어가셨을까?

그의 삶은 어떤 노랫말을 가진 노래로 불릴까..

 

문득, 할머니가 보고싶어진다.

추석에 할머니를 만나면, 할머니의 노래를 불러달라고 해야겠다. 할머니 삶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노랫가락을.

 

열대의비밀, 홀로코스트난민, 쿠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