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함베르 동계올림픽 개최로 열기가 한창 고조되었을때, 몽크의 대작 절규가 도난당한다. 하지만 놀라운 사실은, 헐리우드 영화에서 자주 보아온 최첨단 도구들이 등장하고, 치밀한 계획을 가진 전문 도둑들이 나오리라는 기대가 일순간 무너지고, 두명의 그야말로 평범한 도둑들이 사다리를 놓고 기어올라 간단히 그림을 훔쳐 도망가버렸다는 것이다.  

도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노르웨이는 충격에 휩싸이고, 허술한 경비 시스템이 도마위에 오르기 시작한다. 이에 런던 경찰청 예술반 찰리 힐 형사가 그들을 뒤쫓아 결국에는 그림을 되찾아온다는 내용이 이 책의 주된 줄거리라 할수 있다.

처음에 나는 무척 실감나는 두뇌게임을 기대했었다. 쫓고 쫓기는 형사와 도둑들의 치밀한 계산이 있고, 서로를 따돌리려는 함정이 있으며, 결국에는 깜짝놀랄만한 반전이 있는 그런 추리 소설이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처음부터 서술 어조는 무척 건조했다. 그래서 짐짓 이것이 픽션인지 넌픽션인지 조차 헷갈리게 만들어버린다.

결국 이 책은 사실과 사건에 근거한 이야기로 픽션에서 기대할수 있는 대반전은 없다. 하지만 우리가 미처 알지못했던 명화의 도난 사건과 관련된 무수한 실제 이야기가 등장한다. 또한 전시실에 대한 경비가 얼마나 허술한지, 그 경비원들은 또 얼마나 행동 대처 요령이 없는지를 알수 있었다. 실로 엄청난 금액을 자랑하는 명화의 전시를 위해서는 실로 놀랄만큼 싼 임금의 경비원들을 고용한다니, 아이러니가 아닐수 없다.

이 책은 무척 두툼한 분량을 자랑한다. 몽크의 절규가 표지 그림을 장식하고 있고, 사실에 근거한 내용이라 궁금증을 자아내기는 하지만, 실상 뚜껑을 열어보았을때 책을 손에서 놓고 싶지 않을만큼의 박진감과 긴장감은 없다. 아마도 픽션과 넌픽션의 차이가 아닐까...

하지만 중요한 사실은 항상 명화에 대한 지식을 익히고, 명화를 감상하는 법만 배웠을뿐, 그 명화의 도난과 관련된 일종의 뒷담화를 접할 기회는 그리 많지 않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기회를 통해 이기적인 개인이 혼자 감상하려는 무모한 도전이 끝없이 행해지는, 거장들의 작품들의 소중함을 깨달았다. 함께 보고 감흥을 느낄수 있도록, 개인의 이기심은 버렸으면 하는 작은 바램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