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부모, 좋은 부모가 되는 방법은 다양하다. 그러나 그 모든 방식들의 기본은 아이와 눈높이를 맞추고 교감하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아이의 요구를 무작정 허용해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입장을 헤아려보려는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할테다. 
나는 다양한 방식들을 제시하는 부모 교육서들을 읽어왔다. 어떤 책은 너무나 피상적이고 추상적이라 마음에 와닿지 않는 것도 있은 반면 어떤 책은 절로 눈물이 날만큼 나를 반추하게 만들었다. 그런가하면 이 책 <뮤직 비타민>처럼 부드럽고 조용하게 좋은 부모가 되는 방법을 귀뜸해주는 책도 있다. 격한 감동을 주는 방식이 아니라 정말 귓속말을 하듯이 하나씩 일러주는 책 말이다.  
이 책을 읽기 전에 나는 여러 사람들의 서평을 읽으며 책의 반응을 가늠해보기도 했다. 대부분이 좋은 취지이니 따라해보고 싶다는 반응을 보인 반면, 소수의 사람들은 별다른 감흥을 얻지 못했다고도 했다. 엇갈린 반응들속에서 나는 그 내용이 조바심나게 궁금해졌다. 
그래, 내용이나 취지는 그 소수의 사람들의 말마따나 조금 단순한 감이 없지 않다. 어릴때부터 음악과 친숙하게 만들어주자. 뇌의 기능을 확장시켜주는 역할뿐만 아니라, 정서적으로도 악기를 다루는 것, 음악을 듣는것은 말로 일일이 열거할수 없을 정도의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온다. 이런것이 골자라고 본다. 
하지만 얼핏 단순해보이는 이 내용의 면면들에서 나는 나름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  
부모로서 나는 내 아이가 '유연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똑똑하고 공부 잘하면 좋겠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내가 만들어줄 환경과 녀석의 습성이 그야말로 찰떡 궁합으로 맞아떨어져야 가능한 것일테고...내가 바라는 것은 정서적인 '유연성'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양한 신체적 활동과 정서적 활동을 해봐야할테다. 경험이야말로 아이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니까. 
정서적 활동에 가장 대표적인 것이 음악과 미술인것 같다. 그리고 미술과 달리 음악은 도처에 널러있다. 소음 공해로까지 간주되는 거리의 음악들도 그 일부일테고, 집에서 엄마가 틀어놓는 라디오 음악소리도 정서적 활동일테다.
아이가 하루종일 기분이 조금 쳐져있으면 나는 점심 시간에 일부러 음악을 낮게 틀어둔다. 그것은 공기의 변화임과 동시에 감각의 변화를 가져온다. 어느 때는 아이와 마주보고 무작정 가요를 불러본다. 신기한 눈으로 엄마를 응시하는 아이와 나는 어떤 의미에서 중요한 교감을  하고 있다고 믿는다. 아이도 콧노래를 부른다. 서로의 노래는 알수 없지만, 그저 노래를 부르다가 까르륵 웃어버리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교감이라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음악만큼 교감의 통로를 단단히 만들어주는 것도 없지 싶다. 
저자의 말처럼 아이와 음악 노트를 만들어 서로의 느낌을 자유롭게 표현해도 좋을테고, 값싼 악기 하나를 선물해주고는 아이의 연주를 경청하는 것도 좋을테다. 만화영화 주제곡을 가족이 다함께 열창해보고, 부모와 아이가 함께 피아노 레슨을 받아도 재미있을것 같다. 
음악을 즐기는 방식에는 정답이 없다. 그 속에서 자유롭고 편안한 방식을 찾으면 된다. 결국 우리가 나아가고자 하는 곳은 아이와 무한히 교감할수 있는 소통의 장일테니까. 
개인적으로 내게 많은 도움이 된 책으로 기억될듯 싶다.

세상에는 글을 참 맛깔나게 쓰는 사람이 있다.
그 맛깔스러움은 생동감을 더해 팔닥거리는 '활어'를 연상시키기까지 한다. 
생명력이 느껴지는 부드럽고 따뜻한 글속에서 저자의 자유로운 영혼을 엿볼수 있는 글이란 바로 이런 책을 두고 하는 말인듯 싶다. 
이 책의 저자 박찬일씨는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중앙대 문예창작학과 소설 전공/잡지기자로 활약/ 3년간 이탈리아에서 요리와 와인 공부/현재는 한국에서 이탈리아 레스토랑 셰프로 활동하고 있단다. 
글을 읽다가 문득 그의 이력을 찾아 보았다. 역시...하는 소리가 절로 입에서 나왔다.  그네들 세계에서 말하는 소위 '글쟁이' 냄새가 물씬 풍겼기 때문이었다. 그의 글은 톡톡 튄다. 그가 경험한 시칠리아 레스토랑 주방들이 머릿속에 생생하게 떠오를만큼 생동감 넘친다. 이탈리아에 대한 남다른 애정은 물론, 냉정한 평가까지...읽고 있노라면 이탈리아라는 나라가 점점 좋아진다. 저자의 말대로 어찌나 우리랑 닮아있는지 신기해하며 연신 감탄사를 흘리며 책을 읽었다. 
반도이면서 다혈질들, 다채로운 자연이 주는 풍요로움, 음식의 종류들도 엇비슷한 모습들이 많단다. 그가 처음 유학갔던 것이 10년 전 일이었으니, 지금과는 많은 차이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들의 기본적인 성향은 그대로지 싶다. 전쟁터를 방불케하는 주방도 마찬가지일테고.
나는 개인적으로 주방에서 그리도 많은 폭력과 사건들이 발생하는지 꿈에도 몰랐다. 허긴, 얼마전 우리나라 대학병원에서 행해지는 폭력에 관한 뉴스를 접하고는 심장이 벌렁거렸던 것을 생각해보면 그다지 놀랄일도 아닌지 모른다. 그래도 그 폭력의 정도가 조금 걱정스럽기까지 하니 이제는 달라졌기를 바래본다.


또하나 인상적인 것은 그가 근무했던 레스토랑의 주방장 주제뻬 바로네에 관한 것이다. 그는 나름 고집있고 다혈질이긴 하지만, 음식에 대한 철학만큼은 멋진 사람임에 분명하다. 그는 료를 고를때 누구보다 깐깐하다. 재료의 유통 경로를 알수 없는 것은 믿을수 없으니 사용하지 않는단다. 그러니 자연히 안면이 있는 이들을 통해 믿고 먹을수 있는 재료들만 사용해 요리를 한다. 요즘처럼 갖가지 유해 환경에 노출된 시대에 그런 장인 정신을 고수하는 요리사가 많다면 얼마나 좋을까!
쥬제빼 바로네를 통해 저자 또한 다양한 깨달음을 얻었을테다. 단순히 요리를 잘하는 것을 넘어서서 죻은 먹거리를 제공하는 요리사가 되고자 하는 노력도 그중 하나가 아닐까.


문득 저자의 글솜씨와 요리 솜씨 중 어느 것이 더 뛰어난지가 궁금해졌다. 기회가 된다면 그가 일하는 레스토랑에서 궁금증을 해소해보고 싶다.이 책을 통해 최소한 그의 요리는 안심하고 먹을수 있을꺼라는 확신이 들어서 좋다. 또한 앞으로도 꾸준히 좋은 글들을 출간해주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