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히 경제학에 관심이 많은 독자는 아니다.

 

그런데 골목길자본론이라는 제목을 보자마자 왠지 끌리고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냥 골목길이라는 단어가 정겹고 맘에 들었다.

 

근데 자본론이라니 ^^;;

 

난 민주주의이자 자본주의국가에 살고 있지만 자본론에 대해서 개인적인 이론에 무지한 자다.

 

책제목에서 자본론이란 단어가 부담스러웠다면 책을 펼쳐들지도 않았을거다.

 

딱히 박원순시장님을 존경하는 것도 카카오브런치를 구독한 적도 없고 경제경영쪽으로 공부한 적이 없는 내가 골목길자본론을 읽었단 사실은 기적이다.

 

크리스마스도 다가오는데 내가 이런 기적하나쯤은 만들어내야하지 않겠나?싶었다.

 

그래서 정말 어려운 사회학용어 경제용어가 나와도 끝까지 읽었다.

 

모종린교수님이시라 역시 고등학교 갓 졸업한 19살 학생들까지도 독자층으로 보셨는지 몰라도

 

인문사회학을 잘 몰라도 경제학을 잘 몰라도 정말 재미있게 읽혔다.

 

 

 

모종린교수님은 골목길경제학자시다.

 

책을 다 읽고 나니 샤로수길도 가고 싶고 경리단길도 제대로 탐방해보고 싶고 연트럴파크라고 불리는 연남동도 거닐어보고 싶었다.

 

지방에 있는 골목길들 광주 대구 통영 부산쪽도 가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태생이 신작로길이나 대로변을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부산초량달동네에서 살았던 유년시절의 기억이 있어서인지 더욱더 골목길을 좋아한다.

 

부산초량쪽 계단이 어마무시했고 경상도사투리로 까꼬막이라는 언덕배기도 엄청 많았었던 동네다.

 

요즘 인스타그램에 자주 보이는 카페초량을 볼때면 내 유년시절의 초량동 거기 산복도로 어디쯤에 까페초량이 있는걸까?하는 마음에 거기로도 냉큼 달려가보고 싶다.

 

 

 

골목길자본론이 얘기하는 것은 공적인력과 시나 국가차원에서의 골목길지원사업을 촉구하라는 것만이 아니다.

 

미국이나 싱가폴 일본 중국 대도시들의 골목길들을 이야기하며 그 골목길상권이 조성되서 관광객들도 몰리고 어쩜 대형상권보다 분위기가 독특한 골목상점이 더욱 더 관광객들에게 어필할수 있단다.

 

사실 우리나라 대한민국이 땅덩이가 넓고 볼거리가 많고 스펙타클한 관광자원을 소유한 나라는 아니다.

 

하지만 모종린교수님은 우리나라의 각 소도시들이 갖고 있는 고유한 특성을 갖고 정체성을 확립해서 그 도시만이 줄수 있는 신박한 아이템이 있다면 그 도시가 살고 사람이 살고 경제가 살수 있다고 말한다.

 

 

 

한번 읽으면 그 길을 걸어보고 싶은데 두번 읽으면 골목길에 나도 가게 하나 내볼까?하는 생각이 들수도 있을 듯 하다.

 

행복한 도시에 행복한 사람이 모이고 매력적인 가게가 그 골목길에 있다면 그 골목길은 사람들이 모인다.

 

경제경영서라고 딱딱하고 어렵게 느껴지지 않아서 정말 재밌게 읽었다.

 

 

 

 

너는 어떻게 나에게 왔니 를 보고 아일랜드 그 마을로 훌쩍 떠나고 싶어졌다.

 

하지만 서울역 앞에 서서도 난 떠나지 못했다.

 

김민수라는 대한민국 평범한 청년이 아일랜드에서 장애인과 함께 지내는 봉사활동을 500일 가까이하고 그 경험들을 이렇게 이쁜 책으로 나즈막하게 옆에서 친구처럼 이야기 해주는 에세이를 보며

 

떠나지 못하는 내가 너무 안타까웠다.

 

책의 마지막에 이르러서야 그 마을이 경영이 악화되서 더 이상 봉사자들을 받지 못하고

 

 그 마을이 없어져버릴지도 모른다는 글에 가슴까지 철렁했다.

 

 

 

왜왜왜 사람들은 돈되는 일에만 관심 있어할까?아쉽고도 또 안타까운 마음이 가득했다.

 

처음에는 그냥 읽었다.

 

그런데 읽고 또 읽으면서 김민수가 돌보던 20살아이-청년의 나이지만 김민수보다5살 또는 2~3살어린 장애인들이지만 그는 아이라 칭했다.-올리버와 올리버의 친구들 이야기에 묘하게 빠져들었다.

 

김민수가 울컥했다. 나 그 순간에 이랬었다.하는 대목에서는 같이 울컥하기도 하고

 

나도 눈물 질질 흘려버리기도 했다.

 

김민수의 글들은 화려한 미사여구 없이도 마음을 충분히 움직이는 솔직한 글들이었다.

 

 

 

분명 다 읽고 나서 너무 좋았는데 그 좋은 기분을 나 혼자만 오롯이 간직하고 싶어서

 

 리뷰쓰는 것도 잊고 있었다.

 

나는 읽는 존재 쓰는 존재 그리고 말하는 존재이므로 언능언능 이렇게 좋은 책 많이 많이 알려야겠다 싶어서 잠은 잠시 미루고 이렇게 컴앞에 앉았다.

 

오늘 12월11일 월요일은 올 겨울 들어서 가장 추운 날이었다.

 

민수가 돌보던 올리버는 잘 지내고 있을까?

 

매주 화요일인가?민수가 만들던 라자냐 요리는 또 어떤 맛일까?

 

민수가 크루아상만들기를 세번째에 간신히 성공했다는데 그 빵 다시 맛볼수 있을까?

 

한적한 시골 아일랜드 마을이지만 소 양떼들의 이동으로 교통체증이 일어난다는 그 마을 가볼수 있을까?

 

여러가지 의문도 들고 에세이를 읽으며 지금 내가 속한 대한민국이 아닌 대한민국보다 하루 느린 시간인 칼란에서도 한참을 들어가야하는 시골 마을. 

 

장애인과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어보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만든 그 마을은 아직 있을까?

 

정말 책의 끝부분에서 운영이 어려워져 문을 닫은걸까?

 

아~나도 언젠가는 가보픈 곳이었는데...

 

김민수라는 가족을 사랑하고 아버지를 애틋해하는 대한민국 보통 청년이 알려준 곳.

 

가족사진을 찍은 날 아빠에게 선물받은 반지를 꼭 끼고 다니며 가족반지라고 말하는 그 역시 참 마음이 따뜻하고 근사한 사람일 것만 같다.

 

제발 간절히 머물러 있기를 바라~

 

 

 

82년생김지영을 읽은 사람이든 읽지 않은 사람이든 소설제목만큼은 참 인상적이다.

태어난 해와 이름으로 된 소설 제목이라니~

책을 읽은 사람들은 이런 저런 얘길 꺼내고 책을 안읽은 사람들은 책을 읽어보고 싶다며 한마디씩 한다.

그 소설을 쓴 여성작가 조남주님이 단편소설 현남오빠에게를 썼다. 

 

 

현남오빠에게를 보면서 나는 어느 부분부터인가

내가 본 주변 커플의 모습 같다고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단편소설집이라 현남오빠에게가 끝나고

당신의 평화 라는 단편소설이 또 이어졌다.

그리고 중학생아들이 단지 스트레스해소를 위해 사귀지도 않는 여자아이와 성행위를 해서 힘든 갱년기를 지나고 있는 여자이야기인 경년은 살짝 충격이었다.

나 역시 아들 둘을 키우고 있는데 내 아들이 그게 무슨 죄가 되어요?서로 합의 하에 콘돔끼고 했는데요.

하고 당당하게 말한다면 난 어떻게 대처할지......

 

 

 

 

네번째로 만난 모든 것을 제자리에라는 단편소설은 붕괴된 건물현장들을 기록하는 율씨가

닥친 감정의 결을 아주 섬세하게 묘사해서 그녀의 불편한 마음을 자세히 들여다볼수 있었다.

손보미님의 단편소설 이방인은 느와르풍의 소설을 쓰고 싶은 작가의 의도가 잘 드러났고

하르피아이와 축제의 밤은 참 으스스하고 괴기한 느낌이었지만 긴장감있게 잘 읽혀서 좋았다.

 

 

 

 

 

 

현남오빠에게 책의 마지막 수록 단편소설은 화성의 아이.

인간 대신 실험대상이 된 라이카라는 개는 달로 가기전 우주선발사때 그 뜨거운 열기에 즉사했죠. 

영혼으로 떠돌다가 화성으로 왔는데요.

 동면되서 화성으로 쏘아 올려진 생명체와 대화를 나누는 장면들이 인상적입니다.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주목받는 여성작가 7명의 단편소설들은 제각기 의미가 있어요.

페미니즘소설이라고 작은 타이틀도 붙어있지만 꼭 여자소설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음 해요.

남자들도 꼭 읽어봤으면 하는 소설들이었습니다.

다산책방의 국내작가 단편소설집은 처음 만나봤는데요.

앞으로도 다산책방을 통해 좋은,깊은 울림이 있는 글들 많이 만나봤음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