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라는 단어는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항상 사용하는 단어이다. 우리는 항상 몸으로 느끼고 체험하면서도 날씨의 원인과 이유에 대해서 궁금해 하는 사람들은 그렇게 많지는 않은 듯하다. 이 책은 그런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해서 만들어진 책이다.

처음 이 책을 받아들고 큼지막한 글씨에 여러 그림들이 들어있어서 어린 학생들도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읽어 내려가면서 결코 가볍지 않은 책임을 알 수 있었다. 내용은 전반적으로 고등학교 교육을 받은 학생이라면 이해 할 수 있는 수준의 책은 아닌가 싶다.

이 책은 크게 두개의 챕터로 나뉜다.

첫 번째 챕터에서는 날씨의 원인이 되는 여러 요소와 그의 상관관계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대기와 태양, 기압, 물, 산맥 등 날씨를 변화시키는 여러 요소들에 대한 설명을 비교적 자세하게 하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의 작가가 독일인이다 보니 유럽 쪽 소개가 많았다는 점이 좀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이러한 단점을 옮긴이인 안성철씨가 소챕터 중간 중간에 우리나라와 관련된 설명을 해준 부분은 좋았다.

두 번째 챕터는 날씨의 집합체인 기후에 관한 설명과 최근 일어나고 있는 이상기후의 이유를 설명해주고 있다. 보통 하루하루의 하늘(?)을 날씨라고 한다면 이러한 날씨를 장기간 관찰한 후 일반적 특징을 묶어 놓은 것을 기후라고 한다. (따라서 오늘의 기후라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다.) 지구의 기후에 대한 설명과 이러한 기후가 인간에 의해서 변화되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준다.

사실 제목만으로는 첫 번째 챕터 정도만 기대했다. 하지만 만약 두 번째 챕터가 없었다면 이 책은 그만한 가치가 없다고 판단했을지도 모르겠다. 두 번째 챕터는 날씨에 대한 많은 설명보다 훨씬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만단.

자연 앞에서 인간은 한없이 힘없는 존재임을 많은 자연재해들을 통해서 우리는 느끼고 있다. 하지만 인간의 이기심은 거대한 존재인 지구에 흠집을 내고 있고 심지어 그 흠집에 대해서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고 있음을 고발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이 지속될 경우 우리는 어떤 일을 겪어야 하는지에 대한 소개 또한 하고 있다.

우리의 날씨는 너무나 복잡한 많은 요인들을 가지고 있기에 예측하기 힘들뿐 아니라 원인을 모르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것은 기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여러번의 간빙기와 빙기를 거치면서도 여전히 우리는 그 원인을 제대로 찾지 못한다. 하지만 이러한 기후의 변화는 모든 생명체에게 대비할 시간적 여유를 준다. 하지만 최근 일어나고 있는 기후 변화는 자연이 주는 변화가 아닌 인간이 만들어낸 변화라는데 크나큰 문제가 있다. 급작스런 기후 변화는 우리에게 적응할 시간을 주지 않겠지만 사람들은 자신의 편안함을 위해 지금의 작은 변화에 대해 위험을 알면서도 애써 외면해버린다. 책의 뒷부분을 읽으며 2004년 개봉했던 tomorrow라는 영화를 생각했다. 급작스런 기후의 변화가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위기의식을 한번쯤 느끼게 했던 영화였다.

모르고 저지르는 죄보다 알면서도 저지르는 죄는 더 크다고 할 것이다. 매번 여러 가지 매체와 교육을 통해 현재 상황이 절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임을 알면서도 나의 편안함을 위해서 애서 무시하며 살아온 시간들이 많았다. 우리는 우리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 앞으로 나의 삶속에서 조금은 불편한 부분도 감수하며 지구를 위한 작은 걸음부터 시작해 봐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20대 초반 2박3일의 지리산 등반을 하며 도대체 왜 산을 오르는가에 대한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난다. 다시 내려올 산을 왜 힘들게 올라가는가... 하지만 시간이 흐른 지금 등산에 대한 생각은 조금은 변화 되었다. 인생은 마치 등산과 같지 않은가 라는 생각도 가끔 해보게 된다. 이런 생각들을 하게 되면서 걷는 여행을 동경하게 되었다. 최근 우리나라에 생기고 있는 여러 가지 트래킹 길들을 꼭 걸어보고 싶은 마음도 생겼다. 그리고 마지막은 항상 스페인의 카미노 길을 꼭 걸어보고 싶다는 것이다. 이번 책은 꼭 가보고 싶은 곳이 한곳 늘어나게 되었다.

이 책 알프스를 걷다는 프랑스, 이탈리아, 스위스에 걸쳐 있는 알프스 산악 트래킹을 다루고 있는 책이다. 그곳에 대한 소개라기보다는 나두리씨의 감성적 기행문에 가깝다. 여행 소개 책이었다면 이렇게 읽기가 쉽지는 않았을 듯 하다. 4-50대의 중년 여성 4명과 아이크(박현호)라는 아이디의 남성 한명이 도전한 몽블랑 트래킹. 전문가의 트래킹 여행기였다면 좀더 달랐을까. 서툰 그녀의 모습이기에 좀더 재미있게 그리고 공감이 가지 않았나 싶다.

힘든 여정의 길을 함께이지만 등반은 혼자인 그들의 여정에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하지만 자신이 없다..)

가까이서 보는 두터운 눈의 표면은 멀리서 볼 때와는 다르게 거무스름한 흙먼지로 덮여 있어 그렇게 깨끗하게 보이지는 않았다. 군데군데 분홍빛의 눈 이끼가 생겨 핑크빛이 돌았다. 인간의 모습도 저 눈과 같지 않을까, 조금 거리를 두면 실상과는 다르게 미화되고, 너무 가까워지면 매력이 곧바로 혐오로 돌변하기도 하는(p. 86)

길! 이 여행의 주제는 언제나 길이었다. 우리가 걸었던 무수한 트레일들, 이 만년설 위에 새겨졌다 사라질 발자국들, 케이블카로 지나가는 허공중의 길들, 그 무수한 길들은 내 마음속에 새로운 루트를 만들 것이었다. 종국에는 이 모든 길들이 거대한 거미집처럼 나도 모르게 서로 연결되어 있을 것이다.(p.234)

힘든 여정을 걸으며 그녀가 느낀 감정들과 멋진 사진들을 함께 소개하고 있어 읽는 재미가 있다. 언젠가 꼭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이 되었다.

 

보통 책을 고를 때는 제목이나 책의 표지가 한몫을 하는 것이 사실이다. 이 책 역시 책의 제목에서 오는 끌림에 의해서 읽게 되었다. 천 번의 여행에서 찾은 수상한 유럽, 유럽인에게도 잘 알려지지 않은 유럽의 도시들을 돌아보며 쓴 책이라는 간단한 책 소개에 몹시도 끌렸다. 사실 많은 사람들의 여행의 종착지는 유럽이 아닐는지...

나 역시 언젠가는 꼭 유럽여행을 가야지! 라고 생각하고 있기에 이런류의 책은 구미가 당기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책을 받아 든 순간 조금은 실망스러웠다. “여행책” 이라고 하면 보통은 여행지의 사진을 생각하는 것이 보통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은 단 하나의 사진도 없는 여행 책이다. 아니 기행문이라고 이야기를 해야 할까?

이 책의 작가인 톰 체셔는 영국의 여행기자이다. 그가 지금까지 많은 곳을 여행했던 것과 달리 저가비행사들이 뚫어 놓은 유럽의 잘 알려지지 않은 여행지(혹은 장소)에 대한 소개와 그곳의 사람, 그곳의 관광지를 개인의 경험에 비추어 주관적으로 써놓은 기행문인 것이다.

이 책의 소개를 봤을 때는 유럽의 작은 도시들에 대한 내용이라는 설명이었기에 아기자기한 유럽의 마을들을 소개받을 것이라는 기대를 했기에 조금은 다른 책의 내용에 놀라기도 했고 조금은 실망스럽기도 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어 내려가다 보면 느낄 수 있는 것은 부단 그 도시의 내용뿐 아니라 유럽의 역사를 소개해주고 있다는 게 마음에 드는 부분 중의 하나이다. 한번도 가보지 않은 유럽 중에서도 듣도 보도 못한 도시들의 이름과 그 도시에서 일어났던 과거의 행적을 찾아가는 작가의 글은 자못 흥미롭다. 그리고 그가 느낀 그 도시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도 참 재미가 있었다.

특히나 그가 끔찍하다고 생각했던 체코의 브르노는 “참 이상한 동네로군....”이라고 생각하면서도 계속 웃겨서 웃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유럽이라는 이름만으로도 우리는 환상에 젖게 되지만 사실 유럽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그 중에서도 빈곤한 곳이 존재한다는 사실과 조금은 씁쓸한 유럽의 속내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가 항공을 이용한 여행은 참 흥미로운 것 같다. 만약 내게 유럽에서 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작가처럼 이런 여행을 꼭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목에 끌려 예쁘고 아기자기한 마을 소개를 기대하시는 분들이라면 이 책을 추천하고 싶지 않지만, 유럽의 구석구석을 들여다보고 싶다면 한번쯤 읽어보는 것도 흥미로운 선택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