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든다는건...'이라는 말을 누구가에게 한다면 아마도 나는 건방진 사람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하지만 누구든 자신이 좀더 나이가 든후 이런이런 삶을 살고 싶다는 꿈은 꿔봄직 한것 아닐까? 이 책 아름답게 나이 든다는 것은 사실 제목에서 풍기는 이미지가 너무 좋았다. 책을 고를땐 난 내용을 보지 않는 편이다. 제목의 끌림과 겉표지의 느낌 정도.. 하지만 이책의 제목과 표지는 나를 살잡기에 충분한 그런 책이었다. 누구든 늙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태어나면서부터 우리는 죽음을 향해 열심히 달려가고 있지 않은가..

 

이책은 크게 8개의 문을 말하고 있다. 은의 문은 모험의 시작, 하얀 말뚝의 문은 정체성을 찾아가는것 진정한 본연의 모습을 찾는것, 그리고 점토의 문은 성욕에 관한 것과 자신의 몸을 중요시 여기는 것에 관해서 그리고 흑백의 문은 사랑에 대해서 그다음 전원의 문은 일과 봉사에 대해서 그리고 뼈의 문은 지혜를 자연의 문은 만족과 행복을 그리고 마지막 문인 금의 문은 초연한 태도를 익히고 모든 경험을 수용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이런 8개의 문은 내 자신의 삶을 성찰하고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역할을 하는 것 같다. 그리고 더 나아가 죽음을 받아들이는 법에 대해서 배워야 할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사실 읽으면서 내내 좀 어렵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도대체 내가 읽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한첨을 되새겨 보고 다시읽고 다시 읽어야 했던 그런 책이었다. 진정 아름답게 나이 든다는것은 어쩜 겸허함으로 내 삶을 받아들이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젊음의 시절인 지금의 이 시점에서는 끝없는 욕망으로 무엇인가 여러가지 일을 벌이고 노력을 하지만 조금더 나이가 든 후에는 그런 젊은이들을 후원하고 도와주는 조력자의 역할을 해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역마살'이라는 말이있다. 한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이곳저곳을 자꾸 떠도는 사람에게 하는 말인것 같다. 그 생각을 해보면서 역마살의 반대말은 뭐지??라고 생각했다. 만약 그렇다면 난 항상 어딘가로 떠나길 원하지만 떠나지 못하고 한곳에 정착해 사는 그런 사람인것 같다. 그래서 난 자유로운 영혼들이 부럽고 또 이런 여행책들을 좋아한다. 나역시 한동안 열병에 시달리겠지... 그리고 용기없는 난 한동안 열병에 시달리다 떠나지 못하고 제자리로 돌아오겠지...

 

이책 열병은 티베트라는 곳을 여행한 여행자의 이야기이다. 오지같은 그곳.. 사람이 살기엔 너무 척박한 땅 티벳의 두번의 여행을 담고 있는 아주 예쁜 책인듯하다. 이책의 작가가 사진가라그런지 아니면 예전 친구가 한말처럼 어디로 뷰파인더를 들이대도 예술이라 그런건지 너무너무 멋진 사진들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가장 눈에 띄는것은 바로 하늘이었다. 너무 파랗고 선명한 하늘이 너무 예뻐 보여 당장이라도 달려가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두번의 여행이 각각 겨울을 바라보며, 그리고 여름을 바라보며 떠낫던 여행인듯하다. 한번은 라싸를 향하여 네팔에서 출발한 여행이었고, 두번째는 카일라스를 향하여 라싸에서부터 출발한 여행이었다. 라싸를 향한 출발에 앞서 작가의 마음 깊숙히 남아있는 친구의 이야기는 가슴이 짠~한 느낌도 들었다. 그 친구가 어디쯤 살아있길 바라는 작가의 마음이 충분히 절달된것 같다. 그리고 생경한 곳으로 떠나는 첫번째 여행에서는 티벳의 풍경이 눈에 들어왔고, 조금은 익숙해진 두번째 여행해서는 여행의 여정을 즐길수 있었다.

 

멋진 자연과 함께 비춰진 것과 달리 힘겹게 살아가는 그네들의 모습에는 가슴한켠이 시려온다는 느낌도 들었다. 우리가 가끔 바라봐서 아름다운 자연이 그네들에게는 힘겨운 삶의 터전이 되가고 있는것이다. 또한 충격적인 것은 그들의 장례 풍습이었다. 조장이라고 말하는 그들의 장례 풍습은 성스러움보다는 야만적이다 혹은 잔인하다는 느낌으로 다가왔다. 물론 같은 맥락으로 생각해보면 우리의 화장문화도 죽은사람을 태운다는것이지만, 조장은 죽은 시체에 칼부림을 한다. 너무 충격적이어서 사진을 한참을 쳐다봤었다.

 

이러한 여행이 쉽지는 않을거라고 생각한다. 오지로의 여행이라고나 할까? 하지만 그는 끊임없이 새로운곳으로 떠나기를 원하고 또 직접 떠난다. 그들의 삶이 부러우면서도 나역시 떠나겠느냐라고 묻는다면 쉽게 예스라고 대답할 자신은 없다. 그래서 나는 앞으로도 이런 간접경험을 사랑할꺼고 또 한동안 열병에 시달리다 제자리로 돌아올것이다.

문학장르의 책중에서도 소설을 나는 참 좋아한다. 부커상을 수상했다고 하는 이언 매큐언의 작품 암스테르담. 왠지 제목에서 풍기는 이미지가 좋아보여서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먼저했다. 그기다가 겉 표지에서 느껴지는 야릇함(??). 한여인과 오래된 클래식 카메라 한개.. 도대체 무슨 내용이기에...   이소설의 전체적인 느낌은 나른함이었다. 여성의 심리묘사를 잘하는 에쿠니 가오리의 그것과도 비슷한 나른함. 하지만 바뀐게 있다면 그것은 대상이 여성이 아니라 남성이었다는것의 차이쯤?? 사건의 전개는 몰리라는 한 여성의 죽음에서 시작한다. 이 책의 표지에 등장하는 여인일까? 아마도 주인공이겠지 하는 생각과는 달리 그녀는 이 책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을 연결해주는 하나의 고리에 불과하다. 어쩜 그 여성은 사건의 발단이자 결말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녀를 둘러싼 아니 둘러싸고 있던 남자들의 이야기.   그녀의 남자였던 4명의 남자들은 서로 친구인듯하지만 서로를 미워하는 그런 구도를 갖고 있는듯하다. 그중에서도 오래된 친구인 버넌과 클라이브는 예전에 몰리의 남자친구였고 둘도 없는 친구사이이다. 소위말하는 사회 지배계층(?)에 있던 그들의 삶과 그들의 심리를 자세히 묘사하고 있다. 더저지의 편집국장의 자리에 있는 버넌과 작곡가 클라이브. 사회적 성공을 이룩한 것처럼 보인다.   몰리의 죽음은 그들에게 무엇을 남겨준것일까? 몰리의 장례식 이후 클라이브는 버넌에게 부탁을 한다. 몰리처럼 이성적 판단을 할수 없는 상황에 이른다면 자신을 죽여달라는 것이었다. 버넌 역시 그에게 자신도 그렇게 해줄것을 부탁한다. 이건 하나의 복선인 것일까?   그들의 내면적인 모습을 자세하게 그리면서 그들은 안락사가 허락되는 암스테르담에서 재회한다. 그들에게는 무엇이 남아있던것일까? 결국은 몰리의 남자 4명은 각자들을 증오하며 파멸시키기 위해 한걸음씩 내딛었던것일까? 마지막의 결론은 사실 충격이었다. 하지만 결론을 알았다면 앞서 충분한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었던것을 알수 있었을것이다.   한편의 잘된 소설이라는 것의 의미는 어쩜 범인인 나에게는 좀 어려운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사람은 흔히 무슨무슨 상 수상이라는 말에 많이 현혹되고 더 궁금하게 된다. 그것은 어쩔수 없는 사람의 심리이다. 이 작품역시 내게는 좀 어려운 작품이었다. 뛰어난 심리묘사에 높은 점수를 주고싶다. 그것도 남성의 이중적 심리묘사는 굉장히 좋았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