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하면 떠오르는 생각은 무엇인가? 라고 묻는다면.. 선진국, 세계의 경찰국이라고 자처하는 얄미운나라 이정도이려나? 하지만 그런 미국의 역사가 여느 다른나라들보다 짧다는 사실또한 알고 있을것이다. 흔히 많이들 보는 미국드라마나 현대 소설속에서 비쳐지는 그런 배경이 아닌 1930년대의 미국을 들여다보는 소설을 읽는건 색다른 느낌이었다는 표현이 가장 정확할지도 모르겠다.

그들은 말을 쏘았다는 1939년에 쓰여진 작품이다. 내용을 떠나 독특한 소설 구성 방식에 많은 점수를 주고 싶어졌다. 시작은 법정이었다. 그리고 주인공은 누군가를 살해한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과거로 돌아가 댄스 마라톤에 참여하게 된 주인공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리고 하나의 챕터가 끝날때마다 재판과 그 마라톤이 스쳐지나간다. 각각의 챕터는 법정의 일들이 비춰지고 내용은 여전히 댄스 마라톤이다.

그저 잘사는 나라라고만 생각한 미국의 1930년대의 이미지는 글쎄 되먹지도 않은 그런 댄스 마라톤이나 하는 나라라는게 믿기지 않는다. 서부 영화를 보면서 총잡이, 보안관들이 있던 시절이 있다는 사실을 들었을뿐이다. 이러한 사람인지 동물원의 원숭이인지 모를 댄스 마라톤을 같이 참여했던 글로리아는 염세주의자인듯 하다. 항상 죽음을 꿈꾼다. 그리고 댄스마라톤이 끝나던 그날 그녀는 주인공에게 총을 내밀며 죽여달라 부탁한다.

주인공은 잠시 어린시절을 떠올린다. 다리가 다쳐 더이상 일어설수 없었던 말을 할아버지가 총으로 쐈던것처럼....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기 위해 맘은 아프지만 그 말을 죽일수밖에 없었던 것처럼.... 그도 글로리아에게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방아쇠를 당겼다... 단지 그것 뿐이었다..

'스카페이스'는 흉터난 얼굴이라는 뜻이다. 이 책의 주인공인 토니는 얼굴에 흉터를 가진 갱의 두목이고, 그의 별명이 바로 스카페이스이다. 오래전에 쓰여진 소설이기 때문인지 사실 설정자체가 너무 어설프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우연이 너무 많고, 뭐든지 잘하는 람보가 등장하는 내용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어쩌면 내 성향에 갱의 이야기가 맞지 않았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이 이야기는 아무것도 갖지 못한 한 젊은 남자의 생애를 다룬 이야기다. 이탈리아에서 건너온 그의 부모는 작은 가게를 하면서 살아가는 소시민이다. 외국에서 들어왔지만 철저하게 법을 지키고 살아가면서도 삶에 허덕이는 부모의 모습을 보고 자라난 토니는 자신은 그런 삶을 살지 않겠다고 다짐했는지도 모를일이다. 실제로 그의 삶은 항상 위험에 노출되어 있었지만 부유했다. 성실하게 살아가지만 가난에 허덕이는 부모의 모습과 조직에 들어가 바람직하게 벌지 못하는 돈으로 부유하게 살아가는 아들의 모습이 대조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철저한 복수주의로 살아간 토니의 삶은 결국은 경찰인 형에 의해 죽음을 맞게 되는 비극을 맞게 된다.

스스로 원하는 삶을 살았고, 부유하고, 원하는 여자를 갖고 살수 있었지만 그의 삶은 가족들에게 다가갈수 없었고, 가족에 의해 기소되기도 하고 결국은 가족에 의해 죽임을 당하고 말았다. 당시 시대가 무법시대였고, 힘에 의한 통치가 이루어지고 또한 무엇보다도 무력과 권력의 결합은 소시민적으로 열심히 살아가는 시민들에게는 두려움과 공포의 대상이 되고 그들이 열심히 살면서도 허덕일수밖에 없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다.

이렇게 내용을 정리하고 나니 문뜩 드는 생각은 그런데 그들은 어떻게 잘살게 되었을까? 하는 의문이다. 이런 불법을 자행하고 조직과 공권력이 유착되었다면 그들은 과연 어떻게 그런 선진문화를 갖게 되었을까...

요즘 한창 청문회가 열리고 있고, 얼마전 뉴스에 미국의 청문회는 어떠한가에 대해 나온적이 있었다. 그들은 고위 관리가 되기위해서는 3개월간 FBI나 이런 사람들이 붙어 사생활까지 다 관찰하고 상원에서 또 청문회를 한다고 한다. 그들은 그런 무력적 세대를 시행착오적으로 겪으면서 좀더 발전적이고 깨끗한 모습으로 발전했기에 지금의 모습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잠시 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