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어린시절은 어땠나요?"라는 질문을 던진다면..."난 말이지, 우리 부모님이 나를 데려다 키운 외계인인줄 알았다고~"라고 대답한다면 허허~하고 웃어넘겨야할까?
내 어린시절을 떠올리면 가장 감사한일은 어린시절 자연과 함께 살아갈 수 있었다는 것이다. 어려서는 잘 알지 못했지만, 도시 생활에서는 절대 경험할수 없는 그 어떤것을 선물받은 기분이 요즘 부쩍 많이 드는것이 사실이다. 30분이면 충분했을것 같은 등하교길은 언제나 어기적어기적 거리면 두어시간이 걸려야했고, 또 중간에 뭔가 하나의 관심꺼리가 생긴다면 해가 뉘엿뉘엿질때까지 집에 들어가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했던것 같다. 여름이면 들판으로 이것저것(재미삼아) 잡으러 다니느라 얼굴과 손발은 쌔까맣게 탔었고, 또 특별하게 재미난 놀이 기구가 없던 그 시절에는 아이들끼리 여러 놀이를 만들어가면서 놀았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게 된다.
이 책을 한마디로 표현하라고 한다면 이런 내 어린 시절을 새록새록하게 떠올리게 하는 그런 책이다. 비록 같은 시대에 어린시절을 보낸 사람은 물론 아니고, 같은 나라에서 살았던것도 아니지만 사람의 인생에 있어서의 유년기란 하나로 일맥상통한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1950년대 어린시절을 보낸 이책의 작가 빌브라이슨은 미국의 아이오와주의 가장 큰 도시인 디모인에서 자라나게 된다. 우리 아버시 세대의 이 사람은 자신의 어린시절 이야기를 마치 어제의 이야기인것처럼 생생하게 떠올리며 글을 쓰고 있다. 자신의 탄생은 어떠했고, 그당시의 놀이문화에 대해서 또 학창시절에 대해서 세세하게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이 책을 읽는 동안 "난 어땠지?"라는 질문을 내놓을수밖에 없고, 앞서 언급한것처럼 내 어린시절이 하나하나 떠오를수밖에 없는것 같다.
그가 그의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놓을때는 내 어린시절 내 친척들은 어땠는지를 떠올리고, 그가 자신의 놀이문화는 어떻고 어떤 장난감에 빠져있었는지에 대해 이야기할때면 난 또 나는 그때 어떤 장난감이 정말 갖고 싶었는지를 생각하게 된다. 그가 학창 시절 이야기를 할때면 난 내 학창시절을 떠올린다. 이책은 그렇다. 내 자신의 과거의 삶이 어떠했는지. 항상 현재가 가장 절실하듯이, 지나버린 과거는 이미 지나버렸기 때문에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하게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되버린다.
그저 재밌을수밖에는 없는 그런 힘든 시간을 보냈을수도 있겠지만, 그는 그의 과거를 아름다운 모습으로 기억하고 있다. 그리고 아마도 나역시도 힘들고 지쳤던 나의 과거를 이제는 아름다운 모습으로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버렸다.
혹시나 사람에 따라서는 이 책이 별로 재미없는 과거 한 사람의 모험담(?) 혹은 일상을 담은 이야기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사실 나역시 첫부분을 읽으며 이게 뭐지?라고 생각했었으니까말이다. 하지만 읽는동안 나는 나도 모르게 내 자신 과거로의 여행을 다녀온듯한 느낌을 들게 했다고 표현해야 맞을것 같다. 빌브라이슨의 이야기와 함께 당신의 과거로의 여행을 시작해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