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 500년 27명의 왕들의 순서는 고등학교때 수도없이 외웠었다. "태정태세문단세~" 하지만 이 왕들 한명한명이 어떤사건들이 있었는지에 대한 자세한 내용들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저 무작정 외우기만 했던 왕의 순서에 차곡차곡 지식을 집어넣는것은 모든 교육을 마친 후의 일이었던것 같다.

그런의미에서 한권짜리로 완성된 실록 책들은 고리를 연결하는데 좋은 역할을 해준다. 실제로 역사도서를 좋아하기때문에 이런 책들을 여러권 읽었지만 이책은 왕들의 내면을 들여다본다는 의미에서 독특하다. 단 한권으로 500년의 역사를 써 내려갈수 없기에 자세한 내용을 기록하고 있지는 않지만 대략의 중요한 사건을 집어주고 그당시 그 왕이 왜 그런 행동들을 했는지를 작가의 주관적 생각을 집어넣어 집필하고 있다.

이 책은 크게 9개의 장으로 나누고 있고, 모든 왕을 다루고 있지는 않다. 태평성대를 이루며 좋은 정치를 했다고 성군으로 평가되고 있는 왕들은 이책에서 내용을 다루고 있지 않다. 심리학으로 바라보는 왕에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인지 심리학적으로 말할 꺼리가 있는 왕들에 대해서 시대순으로 흐름에 맞춰 다루고 있다.

1장은 태조 이성계와 아들인 태종 이방원의 비교를 하고, 2장은 세조의 왕위 찬탈배경과 해석에 대해 자세히 나와 있다. 3장은 폭군이라 불리는 연산군의 상황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당시 연산군의 심리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4장은 어머니(문정왕후)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명종 시대의 이야기를 (이 장에서는 독특하게도 명종의 심리가 아닌 문정왕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아마도 왕은 명종이었으나 당시 정치를 하던 사람은 문정왕후였기 때문인듯) 5장은 처음 적자가 아닌 상태로 왕이되어 열등감에 시달렸던 선조의 이야기와 광해군의 이야기가(조선후기에가서는 이런 열등감자체가 무의미했을지도.....적자가 왕이 되는 경우가 거의 없었으니까요...) 6장은 인조반정을통해 왕이된 인조와 그의 아들 소현세자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아버지에게 독살당했을것으로 생각되는 소현세자와 아들을 독살했던 아버지의 심리를 다루고 있다.

7장은 드라마 장희빈으로 인해서 많은 오해를 가지고 있는 숙종의 정치에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원자로 태어나 왕위에 오른 왕은 500년 역사상 단 3명밖에 존재하지 않았다는 사실도 놀라웠고, 그러했기에 자신의 능력에 대해 누구보다도 잘 알았던 숙종의 정치가 어떠했는지 잘볼수 있었다. 8장은 역시나 뒤주에서 아들을 죽게했던 영조와 사도세자에 대한 이야기를 재미있는 심리이야기로 다루고 있다. 9장은 흥선대원군과 고종의 비인 민비(명성왕후)의 갈등에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렇듯 이 한권의 책에는 500년의 역사를 담고 있다. 아주 깊이 있는 책은 아니었지만, 왕들의 사적이 아닌 그들의 심리를 들여다본 것은 좀더 깊숙한곳을 들여보는듯한 느낌이 들어 조선의 역사를 좀더 알게된듯한 느낌이 들었다. 무엇보다도 재미있었던것은 숙종의 이야기였는데 그것은 내가 알고 있던 숙종의 이미지와는 많이 달랐기 때문이기도 하다.

여러 역사책을 읽다보면 작가에따라 관점이 달라 해석이 아주 다른경우를 접하게 된다. 전공적인 공부로 역사에대해 자세히 알고 있는건 아니기에 어떤것을 받아들여야 할지 가끔은 혼란스러울때도 있지만, 역사는 과거를 그대로 바라보는것이 아니라 현재에서 바라보는 과거이기에 해석 역시 각기 달라질수 있음을 인정해야하고 진실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도내에서 내가 해석하는게 옳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