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서나 역사소설을 읽다보면 빠지지 않고 나오는 내용이 바로 반역이라는 것이다. 이책은 반역을 통한 조선의 500년 역사를 재조명하고 있다.

이책은 크게 5개의 챕터로 나뉘어 있는데 시대순으로 일어났던 반역사건에 대해서 저자의 주관적 생각을 많이 포함하고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1장 조선, 반역으로 일어서다에서는 태조 이성계와 태종 이방원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한 나라를 세우기 위해서는 기존의 나라를 없애지 않고는 불가능하기에 이것을 반역이라고 이야기해야하는지가 조금은 의문이기도 하다. 어쨌든 고려의 입장에서 바라본다면 그것은 분명 반역임에는 분명하다. 왕권이 확립되지 않았던 조선초기의 어수선한 모습을 볼수 있는 장이다.

2장 신하, 왕사냥에 나서다. 이 장에서는 수양대군이 조카인 단종의 왕위를 빼았는 것과 연산군을 폐위시켰던 중종반정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역사는 승자의 역사이기에 정확한 진실을 말하지 않을수 있다는 사실은 어느정도 인정할수 있지만 개인의 주관적 생각을 지나치게 이입시킨 나머지 자칫 잘못하면 소설이 되버릴수도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하면서 이 장을 읽었던것 같다.

3장 조선사 최대의 비극 선조의 난. 개인적으로 조선의 왕중에 누가 제일 좋으냐!라는 질문을 한다면 주저없이 광해군이라는 답변을 한다. 그럼 반대로 누가 제일 싫으냐고 묻는다면 이것 역시 주저없이 선조라고 대답할것이다. 정통성이 없이 왕위에 오른 선조는 끊임없이 그 열등감에 시달렸고 그로인해 세종때에 버금가는 많은 인재들이 주변에 있었음에도 전혀 활용하지도 못했던 못난왕으로 기억하고 있다. 인조반정을 통해 임금의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던 광해군은 여러모로 안타까운점이 많은 왕인것 같다.

4장 테러, 완전범죄를 노리다 조선왕조의 후반부로 갈수록 왕의 권위는 점점 떨어지고 신하의 힘이 세어지는것을 느낄수 있다. 반정을 통해 왕위에 오른 왕은 반정공신들의 힘에 눌릴수밖에 없을뿐더러 또다른 반정이 생기지 않을까하고 노심초사할수밖에 없다. 이러한 걱정들은 결국 아들까지 죽이는 결과를 초래했다. 조선 왕조에서 안타까운 죽음중 하나가 바로 소현세자의 죽음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5. 봉기, 세상을 구하러 나서다 정치가 썩으면 힘든건 결국 백성들이 아닐까... 아래로부터의 개혁과는 조금은 거리가 있었지만 홍경래의 난은 당시 (작가의 말을 빌리자면) 반역을 통한 새로운 나라의 건설을 꿈꿨던 난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하지만 이 난의 시작은 결국 부패한 관료로부터 비롯되었다.

역사서를 읽을때마다 그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똑같은 사료를 가지고도 개인의 생각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수도 있고, 사료에 없는 내용이 보이기도 할수 있구나!하는 생각 말이다. 한데 이책은 지금까지 읽은 역사서중 가장 주관적인 책은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중간중간 증거자료 제시 없이 글을 써나갈때는 이건 소설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반역이라는 이름으로 바라본 조선의 역사는 지금의 현실이 그대로 되풀이를 하고 있는것 같아 슬프기만했다. 당을 나눠서 싸우는 것도 그렇고, 기획반역을 만들어 마녀사냥을 하는것도 그렇고 민주주의 사회라고 말하는 이시대에도 조선 역사의 기류는 그대로 흐르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버렸기 때문이다. 아마도 이런시대이기에 이런책이 나오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더 서글퍼져버렸다.

독특하고 주관적이긴 하지만 나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었던것 같다.

어학책!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딱딱하다, 골치아프다, 복잡하다라는 것이다. 더욱이 어학쪽에 매우 약한 나에게는 더더욱 그런 이미지가 짙다. 그림으로 배우는 일본어라고 하기에 이건 뭔가싶었다. 실제로 책을 받아들고~오잉?이건 뭐지?라고 생각을 했다.

하지만 한장한장 넘겨가면서 읽다보니 웃기면서도 재미있었다.

한페이지에는 총 4개의 컷이 들어있는데 거기엔 단 한글자의 한글(사실 발음은 있지만)도 없다. 예를 들면 이렇다.

하늘에 태양이 있다.

태양아래 구름이 있다.

구름아래 사람이 있다.

시원하다~

이건 아래(시타)라는 단어를 익히기 위한 그림컷이다.

아무 설명도 없이 그림과 그 그림에 대한 한문장만 덩그라니 주어져있지만, 신기하게도 그 그림을 보면서 뭘 이야기하고 싶은건지도 알수 있었고, 또 그것이 자연스럽게 익혀지기도 했다. 대표적인게 이마스와 아리마스에 관한 거였는데 움직이는 동물은 이마스를, 식물이나 물건에는 아리마스를 쓴다는 것은 단 한줄의 설명도 없었지만 알수가 있었다.

그리고 한페이지가 네컷 그리고 네 문장이다보니 이 책은 금방금방 뒤로 넘어간다. 뭐 간단하게 한권을 읽는데 얼마 걸리지 않는다. 이걸 며칠동안 반복해서 처음부터 끝가지 읽어봤다. 그랬더니 머릿속에서 신기하게 돌아다니면서 나도 모르게 내 말을 일본말로 바꿔보려고 하고 있었다. 물론 어휘력이 무지무지 딸리기 때문에 완벽하게 만들수는 없다. 하지만 신기한것만은 사실이었다.

그러나 몇가지 아쉬운점도 역시 존재한다. 하나는 히라가나 밑에 있는 한국 발음이다. 대학시절 교양수업으로 회화를 들을때 교수님 말씀이 밑에 발음써진 책이 제일 안좋은 책이라는 말을 들은적이 있다. 물론 히라가나를 모르는 사람들을 위한 배려였을수도 있지만, 적어도 일본어를 배우겠다는 사람이라면 히라가나와 가타가나를 암기하고 있는건 기본이 아닐까 싶다. 밑에 한국 발음이 없었다면 난 이 책을 별 5개를 주는데 주저하지 않았을 것이다.

또 하나의 아쉬움은 한문이다. 어차피 일본어를 배우면서 한문은 피해갈수가 없다. 더우기 간자체를 사용하기 때문에 더 생소하고 어렵기도 하다. 한데 이 책에서는 철저하게 한자가 배제된듯하다. 일본어 공부를 하면서 한번 읽어보겠다고 샀던 소설책은 사실 한자때문에 읽을수가 없었다. 기본적인 단어들이 나오고 있지만 거기에 한자도 살짝 집어넣어줬다면 금상첨화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치만 전체적으로는 굉장히 마음에 드는 책인것만은 분명하다. 한 한달쯤~매일 한번씩 읽어볼까!하고 생각하고 있다.(잘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