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하라 이야기...왠지 제목에서 딱딱함이 묻어 난다. 사막이야기라, 살기 척박한 그 땅의 이야기는 어쩜 처절한 삶을 이야기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언젠가부터 남의 가슴아픈 이야기를 듣는게 싫어졌다. 아마도 내 삶이 고단하고 나하나도 감당하기 힘들어진 탓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애써 남의 힘든 이야기를 듣기도 전에 도망다녀버리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왠지 겉 표지부터 어둠이 묻어나는 이 책이 쉽게 끌릴리 없었다.
하지만 이 사하라 이야기는 내 생각을 첫번째 글부터 산산히 깨버렸다. 이 이야기는 척박한 사하라 사막의 처절하고 가슴아픈 이야기가 절대 아니다. 이 이야기는 엉뚱하고 발랄한 대만 처자였던 싼마오의 신혼이야기다. 스페인 청년인 호세를 만나 사랑하게 되고 사하라로 건너가 살았던 몇년간의 이야기를 산문형식으로 써놓은 책이다.
그곳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평생을 살아야만 하는 숙명이라면 절대 이런 글이 나올수 없겠지만, 모든 문명의 혜택을 누리고 살았던 문명세계의 처자에게는 그저 신기할수기만 했던 사하라의 에피소드가 이 책에서는 그대로 드러나 읽는 이들을 유쾌하게 만든다. 거기다 전혀 다른 문화를 경험하고 자랐던 청년을 만나서 겪게되는 여러가지 에피소드도 웃음을 자아낸다.
어쩌면 가진자의 여유였는지도 모른다. 난 언젠가 이곳을 벗어나 나의 집으로 갈수 있다는 그 생각이 그 힘든땅 사하라에서 재밌게 살아갈수 있는 원동력이 되지는 않았을까? 하지만 아무리 그런 생각 때문이었다고 할지라도 그녀는 대단하다. 그지역의 이웃 이야기를 들으면서 사실 나는 슬슬 열이 받았다. 이건 순박하다고 할수도 없고, 왠지 싼마오를 봉으로 보는것 같잖아~ 자신들의 것은 나눠줄줄 모르면서 남의 것을 자기것처럼 가져다 쓰다니! 난 절대 볼수없어!라고 생각을 했다. 그리고는 돌아서서 "그러니까~ 그래서 난 그곳에 가서 살수없는거지..."하고 생각하며 웃고 말았다.
시종 엉뚱하고 재미있는 그녀와 호세의 행동에 실실 웃으면서 책을 읽어 나갔다. 주변에서는 아마도 쟤가 왜저러지? 미쳤나?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래도 역시 웃음을 멈출수는 없잖아...싼마오는 너무 유쾌한걸....^^
사실 지금까지 에세이에 대한 나의 생각은 자신의 생각을 담담하게 써내려간거라고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렇게 재밌고, 유쾌하게도 써나갈수 있다는 사실을 나는 이 책을 통해서 깨달아버렸다. 그리고........
그녀의 다른 작품이 궁금하다.... 이젠 이미 이세상에 없는 그녀이기에 더이상 새로운 작품이 나올수 없다는데 아쉬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