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하나 잘못 들이면 집안이 망한다고 말하는 어른들이 있다. '사람이 미래'라며 자사의 기업문화를 홍보하는 곳도 있다. 다른 얘기지만 한 조직의 구성원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밑바탕은 같다.

시대를 막론하고 사람을 잘 뽑고, 쓰고, 기르는 게 중요하지 않다고 말할 사람은 없다. 특히나 요즘이 그렇다. 부패한 인재(人材)는 인재(人災)를 낳았고 인사를 제대로 못한 리더는 비난을 받았다.

"리더십의 부재가 사회 문제다. 인사정책의 난맥상은 그 핵심이다. 사람을 쓰는 데 중요한 건 옥석을 가리는 것이다. 보옥을 알아보지 못하고 돌로 취급하는 것도 문제지만 더 끔찍한 것은 돌을 옥으로 대우하는 것이다."

'용인술, 사람을 쓰는 법'(쌤엔 파커스)이 강조하는 핵심이 이 대목이다. 이 책은 시작부터 '인재만사 할 것인가, 인재망사 할 것인가'를 물으며 사람 쓰는 법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춘추전국의 난세 속에서 '사람 중심의 리더십'을 설파한 인재경영의 대가, 공자에게서 지혜를 구한다. 여기에 작가 김성회가 기자로서 최고경영자(CEO)들을 인터뷰하며 취득했던 현장 노하우, CEO리더십연구소 소장으로서 경영학 이론을 곁들여 용인술의 해법을 제시한다. 나아가 독자가 이를 직접 적용해 볼 수 있도록 각 장마다 친절하게 '연습문제'도 냈다.

이 책에서 말하는 용인술은 사람을 쓰는 법에 국한되지 않는다. 어떤 인재를 뽑고, 어떻게 육성하고 동기를 부여할 것인지에 대한 공자의 조언을 다뤘다. 사이비 인재를 판별해 진품 인재를 등용하는 방법에 이어 다양한 사람들을 비범한 인재로 길러낸 공자의 비법을 알려준다. 마지막으로 인재로부터 충성을 이끌어내는 방법에서는 호의를 베푸는 리더가 될 것, 공약을 과시하는 게 아닌 가시화하는 리더가 될 것을 주문한다.

이 책은 "경영이란 결국 사람을 남기는 것"이라고 말한다. 평범해서 더 위대한 공자의 인재 경영을 터득함으로써 '사람 중심 경영'에 갈증을 느껴온 리더들에게 오아시스가 돼 줄 만하다.

이다해 기자

"재발방지가 사라진 순간, 무엇을 위한 진상규명인지 길을 잃었다"

(서울=뉴스1)양은하 기자 = "유가족들이 처음에 했던 요구는 두 가지였다.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그런데 재발방지가 사라진 순간, 무엇을 위한 진상규명인지 길을 잃었다."(7쪽.)

세월호 침몰 이후 뉴스를 장악한 것은 세월호의 실소유주로 알려진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였다. 횡령과 배임, 조세 포탈 혐의로 수배된 유병언 일가의 호화로운 생활이 연일 공개되고 영화 같은 도피가 이어졌다.

아버지는 주검으로 돌아오고, 잇따라 수배자들이 자수하면서 영화는 용두사미로 끝났다. 청해진해운의 부실한 안전 관리를 세월호 참사 주요 원인으로 보고 유 씨 일가를 쫓아온 검찰은 닭 쫓던 개 신세가 됐다.

세월호 참사 100일이 훌쩍 지난 지금 유 씨의 수족들을 처벌하고 그들의 돈을 가져오면 세월호 참사는 다시 겪지 않아도 되는 걸까. 바다 위는 조금이라도 더 안전한 곳이 되었나.

경제학자 우석훈은 지난 100일을 돌아보면서 "이상했다"고 고백한다. 그는 "배에서 벌어진 사고"인데 대통령의 사과에도, 정부의 대책에도 "배에 대한 말이 하나도 없다"며 재발방지 논의가 사라졌다고 말한다. 그래서 펜을 집어 들었다. 논의는 '배'에서 시작한다.

△ 아이들은 왜 배를 탔나

인천에서 제주도로 가는 노선 3등선은 7만1000원이다. 저가항공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약간 비싸다. 왜 단원고 학생들은 시간도 아끼고 편하게 갈 수 있는 비행기 대신 배를 택했을까.

우석훈은 "고등학생들이 수학여행을 갈 때 배를 타도록 하는 권유나 유도가 있었다"며 '추억, 낭만, 감동을 선사'하는 페리 여행 뒤에 숨겨진 씁쓸한 사실들을 들추었다.

그에 따르면 2011년 9월 부산지방해양항만청이 전국 교육청에 고등학생 수학여행을 보내달라고 호소했고 실제 서울시교육청이 페리 방식의 수학여행을 권유하는 공문을 각 학교로 보냈다.

고유가에 배와 비행기 등 석유를 공급받는 산업은 수익성이 악화됐다. 거기다 저가항공 운항이 늘고 KTX 노선이 확대되면서 배의 경쟁력은 더 떨어졌다. 이에 부산-제주 페리 노선은 2012년 운항 중지됐다.

현실이 이러한데 정치권은 크루즈 산업을 육성하려고 했다. 한반도 대운하 사업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던 이명박 정부와, 경인아라뱃길 사업에 뛰어들었던 오세훈 전 서울시장, 크루즈산업 육성 및 지원을 공약한 박근혜 대통령, 제주 군사기지건설에 반대하는 제주도민에게 크루즈항 설치를 경제적 대가로 제시했던 군 등도 그랬다.

우석훈은 교육 당국의 권유에 의한 대규모 페리 수학여행의 원인을 여기서 찾았다. 그는 "한국 사회의 약자에 해당하는 고등학생들, 그들을 특정한 정치적 혹은 경제적 목표에 맞춰 투입시킨 것일 수도 있다"며 "누군가는 그 배를 타야 했다"고 말한다.

△ 쇠퇴하는 연안여객, 허술해진 규제

수익성이 없어 쇠퇴하는 연안여객 산업을 부흥하려니 규제는 허술해졌다. 비행기 승무원들이 가짜 비바람과 폭풍이 부는 풀에서 해양 사고 대비 훈련을 하는 반면 배 승무원들은 제대로 된 훈련을 받지 못한다. 청해진해운이 지난해 교육·훈련비로 쓴 돈은 54만1000원이었다. 이 가운데 세월호 승무원 교육·훈련비는 2000원이었다.

거기다 선원의 대다수는 비정규직이다. 2013년 기준 내항여객선 선원의 75%가 비정규직이다. 세월호 선원 33명 중 19명이 비정규직이었다. 반면 대한항공 객실 승무원(2012년 기준) 중 비정규직은 없다.

이명박 정부는 2009년 선박 연령 제한을 30년으로 10년 연장했다. 일본에서 타던 세월호를 가져와 타게 된 배경이 여기 있다. 연령은 길어졌는데 배의 안전 검사와 검사 의무는 승합차 수준도 안된다. 상황이 이러하니 최초 신고 학생에게 위도와 경도를 묻는 목포 해경, 신고 접수 이후 38분이나 지나 시작된 승객 구조, 승객을 버린 지도부 같은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진다.

우석훈이 내놓은 대안은 공영제다. 그는 스웨덴, 미국, 스코틀랜드, 캐나다, 일본의 예를 들면서 "연안여객을 시장논리로만 운용하는 곳은 우리보다 잘 사는 나라에서는 보기 어렵다"며 "어떤 경우든 정부가 공공 서비스 유지 책임을 완전히 내려놓는 것은 선진국이 할 정책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세월호 문제는 언제 종료되는가. 그건 실종자 수색으로 종료되는 게 아니라 좁게는 연안여객 넓게는 해상 물류를 포함해 우리나라 배에 대한 전반적인 논의로 넘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그곳이 위험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다시 사고가 날 것이기 때문이다."(135쪽)

○ 귀농귀촌 6차산업으로 성공하기/유상오 지음/한스미디어 펴냄/316쪽/1만6000원

은퇴를 앞둔 많은 사람들이 회사를 퇴직하면 농사나 짓고 살겠다는 귀농의 꿈을 품는 경우가 많다. 호젓한 시골 마을에서 풍성한 수확을 거두고 건강한 생활을 하는 모습을 상상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꿈에 가깝다. 실제 귀농, 귀촌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많은 준비와 노력이 필요하다. 준비 없이 무작정 농지부터 사고, 좋은 집을 짓고 돈 되는 작물이라는 소문에 돈을 쏟아 부었다가는 사기만 당하고 퇴직금을 날리기 십상이다. 농사를 짓더라도 터에 맞는 작물과 재배방법, 지역민들과의 정서적인 교류, 생산물에 대한 판매방법, 좋은 농지를 구하는 법 등 배우고 익혀야 할 것들이 많다.

'귀농귀촌 6차산업으로 성공하기'는 은퇴 이후를 준비하는 독자들이 귀농으로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특히 새롭게 각광 받고 있는 '6차 산업을 중심으로 한 귀농 귀촌 은퇴 전략'에 대해 집중적으로 이야기한다. 농림수산업에 제조업, 그리고 서비스업을 더한 산업으로 생산과 가공뿐만 아니라 유통과 관광까지 접목한 융복합 창조산업이다. 예를 들어 특정 작물을 재배한다면 인터넷 등을 통해 자신의 브랜드로 직접 가공해서 판매하고, 주말에는 민박과 농업관광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책에는 그 밖의 많은 6차 산업 성공 사례가 가득하다.

6차 산업은 현재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과 더불어 귀농 귀촌 수요자의 증가로 더욱 그 관심이 커지고 있다. 지난 5월에는 '농촌융복합산업 육성법'이 국회를 통과하기도 했는데 이는 은퇴 이후 대안으로서 6차 산업이 더욱 주목받는 계기가 됐다.

6차 산업은 농업과 수산업 등 1차 산업과 식품, 가공, 유통, 판매를 함께하는 경영 형태를 나타내는 용어다. 일본 도쿄대학교 명예교수 이마무라 나라오미가 만든 조어로 우리나라 농림축산식품부에서는 6차 산업을 '농촌에 존재하는 모든 유·무형의 자원을 바탕으로 농업과 식품·특산품 제조·가공(2차산업) 및 유통·판매, 문화·체험·관광 서비스(3차산업) 등을 연계함으로써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활동'으로 정의하고 있다.6차 산업은 이미 많은 농가에서 성공 사례를 만들어내고 있다. 책에서는 대표적인 6차산업 사례로 이천 '스프레이 국화', 횡성 '에덴 양봉원', 일본의 '모쿠모쿠 농장', '교토네기'의 사례를 분석해서 보여준다.

사례 중에서 횡성 에덴양봉원의 이야기는 상당히 인상적이다. 벌 2통으로 시작한 양봉을 200군으로 늘리고, 에덴벌꿀이라는 상표로 홈페이지를 통한 직거래 구축, 꿀벌 교실 등 농촌 교육농장을 운영해 연 매출 2억원을 넘기고 있다. 이 밖에도 성공적인 6차 산업 모델을 이룬 '돼지문화원', '젊은 농부들', '개미들마을'의 사례를 통해 어떻게 그들이 자신의 브랜드를 구축하고 다양한 가공식품 생산과 직거래 농촌 관광 등으로 사업을 확장시켰는지 성공 노하우를 정리해 준다.

이처럼 귀농 귀촌은 좋은 환경에서 농사짓고 조용히 사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적극적인 농업 비즈니스로서 자신의 아이디어와 도시에서 쌓은 인맥, 노하우를 접목해 새로운 인생을 만들어 가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저자는 이야기 한다.

자신이 평생 해오던 일이나 잘하는 일을 6차 산업과 연계하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지금부터 새로운 트렌드인 6차 산업에 대해 철저히 공부하고 준비한다면, 은퇴 후에 더욱 성공적인 인생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한다.

김유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