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다 잠이 들어버렸다.
피곤하긴 피곤한가 보다. 간 때문이야~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전날 밤 읽다가 만 책을 다시 펼쳐 들었다.
헤벌쭉~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만약 누가 봤다면, 얼마나 실없어 보일까? ㅎㅎ

 

 

 

호토하라 마을은 청년부원들의 평균 연령이 65세가 넘는 시골 깡촌이다.
마을은 활기를 잃은 지 오래고 마을에는 띄엄띄엄 노인들만 보인다.​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사람은 마을에 몇 남지 않은 젊은이들이다.
그중 한 명이 양계장을 운영하는 무라타 지로다.
순박하고 욕심이 없는 청년인 그는 마을에 희망과 활기를 되찾고자 했다.
그는 나름의 계획을 세웠는데, 첫 번째 계획이 숲 속 마을에 세계 최초의 달걀밥 전문점을 여는 것이다.
그것도 무료로….
모두 안될 거라 비웃었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고 밀어붙인다.
아버지가 물려주신 양계장을 담보로 야심 차게 달걀밥 전문점을 차렸다.
나오코의 도움으로 솜씨 좋은 요리사도 모셔왔다.
그러나 결과는 참담했다.

이 책은 농촌의 순박함이 묻어나는 작품이다.
특히 지로는 정말 바보같이 너무나도 착하고 순박하며 남을 도울 줄 아는 그런 사람이다.
달걀밥 전문점이 실패했을 때, 낙심하며 힘들어하는 그의 모습에 안타까웠다.
그런데도 그는 포기하지 않고 마을을 되살리기 위해서 정성과 노력을 아끼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는 그렇게 아무것도 모른다는 순진한(?) 얼굴을 하고서 내게 묵직한 메시지를 건넸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해서도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소설이다.

재산을 잃는 건 작은 상처지만, 용기를 잃는 건 인생을 잃는 것과 같다. 본문에서.

 

 

 

갓 지은 쌀밥 위에 달걀 한 알을 까 넣는다.
조금 뜸을 들였다가 익어가는 달걀 위에 참기름 한 숟가락, 간장 한 숟가락을 넣고 비빈다.
책을 모두 읽다 보니 달걀밥이 떠올라 침이 넘어간다.
이 책에 등장하는 달걀집과 양계장은 실제 모델이 있다고 한다.
숲 속의 달걀밥 가게라… 한번 가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검색을 해보니 아쉽게도 이야기 속에 나오는 그런 분위기는 아닌 것 같다.
그래도 일본에 가면 꼭 한 번 찾아가 봐야겠다.​

어느새 책장에 모리사와 아키오의 책이 열 한 권이나 꽂혀있다.
<쓰가루의 백년식당>이 인연이 되어 하나둘 모으기 시작한 것이 그렇게 됐다.
그의 책은 따듯하고 사람을 편안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미소가 절로 지어지는 그런 힘 말이다.
따듯한 위로가 필요하다면 모리사와의 책이 좋은 선물이 될 것이다.
단, 작가에 대한 환상이 깨질 수 있으니 <푸른 하늘 맥주>는 피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ㅎㅎ

모리사와아키오, 히카루의달걀

 

 

 

나는 시험 기간에만 공부하고 적당히 점수 받던 학생이었다.
그래서 이렇다 할 나만의 공부법이 없었다.
내가 공부법에 대해 알게 된 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면서다.
사실, 그 전까지 공부란 것은 그저 달달 외우는 것이라고 알고 있었다.
그런데 시험을 진지하게 준비하다 보니, 모든 시험에는 거기에 맞는 공부법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제는 시험 볼 일이 거의 없지만, 나는 지금도 공부법에 관련된 책을 종종 사서 읽는다.
과거의 나 같은 누군가에게 공부법을 조언해주기 위해….​​​​

 

 

공무원 시험의 경쟁률이 치열해지고 있다.
내가 있는 인천의 올해 7급 공무원 경쟁률이 249대 1이라고 한다.
최근 공무원이 되고 싶었다며 청사에 침입해 성적을 조작한 사건은 취준생들의 열망을 여실히 보여준다.
공무원의 인기 비결은 웬만한 기업보다 대우가 좋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민간부문은 정년보장이 어려운 데다, 정시 출퇴근과 주 5일제마저 잘 지켜지지 않는 상황이다.
내가 공무원을 선택하게 된 이유도 매일 같은 야근과 휴일 근무 때문이었다.
여유가 없었고 내 시간이 없었다. 그렇다고 엄청나게 많은 돈을 버는 것도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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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20여년간 공무원 생활을 했고, 잠시 월급쟁이로 일했으며, 지금은 사무실을 운영하는 자영업자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되돌아보면 급여는 공무원 생활이 제일 낮았으나 삶의 질은 공무원 생활이 제일 좋았고,
자영업의 수입이 제일 좋다고 할 수 있으나 불안과 초조 속에서 살아야 하므로 오히려 삶의 질은 제일 낮다고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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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공무원이 되어야 할 필요성과 효율적인 공부법, 마음가짐 등이 47개의 챕터로 담겨있다.
검증을 거친 학습이론에 저자의 경험이 녹아있어 현실적으로 도움이 되는 글이 많다.
공무원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은 행복으로 가는 지름길을 택한 것이라는 말, 참 와 닿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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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개의 챕터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쪼개서 정복하라>다.
나는 10번 읽기 공부법을 사용하고 있다. 과목을 정하면 3~4일 정도 그 과목만 판다.
4번은 정독, 그리고 6번은 일별하면서 중요한 내용을 떠올리고 위치를 확인하는 방법이다.
그렇게 10번 읽기가 끝나면 다른 과목으로 넘어간다.
지루해 보여도 내겐 꽤 잘 맞는 공부법이다.

그런데 저자는 학교에서 공부하는 방식을 혼자서 공부할 때에 응용할 것을 제안했다.
인간은 어떤 일에 한꺼번에 많은 시간을 집중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불합리하게 보여도 하루에 영어, 국어, 한국사 등으로 쪼개어 공부하는 것이 더 능률적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금방 목표 달성감을 느껴 계획의 지속적 실행이 쉬워진다고 덧붙였다.
확실히 과도한 계획은 실패로 이어지기 쉽고, 실패는 또 다시 죄책감으로 이어지기 쉽다.
지구력과 체력이 약한 사람에게는 저자가 제안하는 쪼개서 공부하는 방법이 더 잘 맞을 것 같다.
언젠가 이 방법을 꼭 한 번 써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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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담 없는 분량이다. 어디든 가지고 다니면서 가볍게 펼쳐 들고 읽기에 좋다.
수험생이라면 쉬는 시간에 눈에 들어오는 챕터를 읽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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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번 읽기 공부법>, <공부의 기본>, <꼼수 공부법>, <파란펜 공부법>, <미친 암기력> 등.
​지금까지 10권이 조금 넘는 공부법 관련 책을 읽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사람이라면 공부법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생각해서 그 중 몇 권을 추천하고자 한다.
학생이라면 <7번 읽기 공부법>을, 공시생이라면 <인텐시브 공부법>을 추천하고 싶다.
그리고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면 <꼼수 공부법>이 괜찮은 선택이 될 것이다.
참고로 <7번 읽기 공부법>은 후속작으로 <7번 읽기 공부법 실천법>이 나왔는데 두 권의 내용이 비슷하다.
둘 중 한 권만 읽어도 될 것 같다. 필요 없는 지출은 줄이시길…….

공무원시험공부법, 인텐시브공부법

 

 

 

스릴러가 잘 어울리는 계절이다.
올해 읽은 스릴러 소설 중 한 권만 추천해달라고 한다면, 망설임 없이 <언틸유아마인>을 권할 것이다.
실제로 많은 이에게 추천하기도 했고, 선물하기도 했던 작품이다.
그만큼 내게 인상 깊은 작품이었다.
그런 <언틸유아마인>의 작가, 사만다 헤이즈의 새로운 소설이 국내에 출간되었다.
제목은 <비포유다이>로 로레인 피셔 경위와 아담 스콧 경위가 등장하는 시리즈물의 두 번째 작품이다.
휴가 때, 세 권의 스릴러 소설을 읽었는데, 당연 이 책을 가장 먼저 펼쳐 들었다.

 

 

 

우리는 가족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

책을 읽고 난 후라 그런지, 어제 기사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SNS 왕따가 괴롭다며 여중생이 투신했다는 기사다.
13살의 어린 아이가 투신했다는 사실이 안타까웠고, SNS로도 왕따를 당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카톡 감옥, 떼카, 방폭… 단어만으로는 감조차 오지 않는다.
하지만 확실히 알 수 있는 건, 사이버 폭력은 말을 하지 않으면 주변에서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
남다른 심리적 유대감을 갖고 있는 가족조차도 말이다.
조의 아들 프레디도 사이버 폭력의 피해자였다.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방안에서 무기력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엄마인 조도, 경찰이자 이모인 로레인도 프레디가 그러는 이유를 눈치채지 못한다.
프레디는 도움을 청하는 대신 스스로 해결하기로 한다.
가족들일지라도 서로 관심을 가지고 대화를 하지 않는다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도리가 없다.
내가 가족에게 진심으로 관심을 가지고 대하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시간이었다.

 

 

 

 

훔친 오토바이로 도로를 달리는 젊은 남녀의 등장으로 이야기는 시작한다.
아슬아슬한 그들의 질주는 결국 사고로 이어졌고, 남자는 그 자리에 죽었으며, 여자는 도망을 갔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강한 호기심을 남겨둔 채 장면은 전환되고 평범한 일상이 그려진다.

<비포유다이>에는 시리즈물이기 때문에 전작 <언틸유아마인>에 활약했던 로레인 피셔 경위가 다시 등장한다.
하지만 주인공만 공유할 뿐 새로운 사건을 다루기 때문에, 전작을 읽지 않아도 사건을 이해하는데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로레인은 여름 휴가를 보내려고 딸 스텔라와 함께 여동생 조의 집을 방문한다.
그런데 하나밖에 없는 조카가 유서를 남기고 사라졌다.
연쇄 자살 사건이 발생했던 마을에 최근 오토바이 자살 사고까지 있던 터라 편히 쉬기는커녕 사건에 휘말리게 되었다.
그녀는 조카를 찾아 수사하던 중 이웃에 사는 길로부터 그림 한 점을 전달받는다.
오토바이 자살 사고 현장이 담긴 그림.
길은 한 번 본 사건 현장을 사진처럼 그려내는 자폐증 환자다.
로레인은 길의 그림에서 아무도 몰랐던 단서 하나를 찾아내는데…….

도입부의 강렬한 오토바이 사고는 다음 이야기를 궁금하게 만들었고, 책을 놓을 수 없게 만들었다.
마치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듯한 장면과 마주하게 되고, 인물의 심리 변화를 따라가는 동안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결국, 400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의 책을 한 호흡에 읽어버렸다.
그리고 '역시 사만다 헤이즈구나…' 감탄하며 책을 덮었다.
여름엔 역시 스릴러 소설이다.
3편 <유빌롱투미>의 출간이 벌써 기대된다.
올해를 넘기지 않았으면 좋겠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