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편의 옛이야기를 들려줄 것 같은 <더 리버>는 표지부터 인상적이다. 이 책은 다섯 살의 어린 가브리엘에게 강이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아버지를 앗아간 존재라고 마음속에 간직하고 어린 시절을 보낸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친구와 떠난 여행을 통해 진정 자신이 있어야 할 곳이 어딘지, 또 강은 자신에게 어떤 존재인지를 깨닫게 되는 이야기다.

 

 

 

 

 

존 클라크는 콜로라도 주 콜리 폭포 근처에서 캠프를 운영하고 있다. 아들 가브리엘과 함께 파이어워터 계곡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중 그는 카약을 타고 있는 남자를 발견한다. 지형을 잘 알고 있던 존은 이대로 가다가 폭포와 만나 위험에 빠지게 된다는 걸 알고 있었다. 하나의 카약에 신호를 보내 간신히 막아내지만, 두 번째 카약에 타고 있는 남자의 카약은 뒤집히고 만다. 이 남자를 구하기 위해 강물에 뛰어들어 남자는 목숨을 구한 존은 결국 강에서 나오지 못한다. 아버지를 강에 빼앗기고 가브리엘은 엄마와 함께 얼과 본다 부부의 농장에 얹혀 살게된다. 가브리엘은 아버지를 앗아간 강에 대한 두려움이 트라우마로 자리 잡아 어린 시절을 힘들게 보낸다. 중 · 고등학교 시절을 지루하게 보내고 매일 실내용 자전거를 굴리고 있는 듯한 일상을 보내던 중 대학으로 진학한, 친구 지미에게 2년 만에 함께 캠핑가자고 연락을 받는다. 그의 갑작스런 제안에 가브리엘은 마음이 복잡했다. 하지만 이번 여행이 자신의 모든 것을 바꿔놓을 수 있기를 바라며 캠핑에 참여하게 되고, 태비사를 만나 첫눈에 반하게 된다. 태비사의 권유로 그녀의 아버지가 운영하는 캠프에 일하게 되면서 가브리엘은 자신이 모르고 있었던 이야기를 알게 된다.

 

 

 

 

 

가브리엘은 강에서 자신의 소중한 아버지를 잃고 강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긴다. 일반적으로 큰 트라우마를 받고 난 이후에는 그와 비슷한 상황에 적응을 잘 못하게 된다. 이런 가브리엘이 릴리 콜링스워스 선생님, 태비사, 에즈라와 같이 그를 이해해주고 감싸주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서서히 강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해 나가고 강 때문에 잃어버렸던 자신의 자리를 찾아간다. 시작에서 말한 것같이 한 편의 아름다운 옛이야기를 듣는 기분이다. 그는 본의 아니게 주변 사람들을 힘겹게 만들었지만, 그 주변 사람들은 그를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감싸 안았다. 자신의 힘든 트라우마를 잘 이겨내며, 정체되어 있던 삶을 극복하고 성장해가는 가브리엘의 용기에 감동하고 미소를 지었다. 읽으면서 문득 '나라면 아버지를 앗아간 강에 대한 두려움을 잘 극복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쉽지는 않을 것 같다. <더 리버>의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마음이 따뜻해지며 진한 여운을 느꼈다.

 

나는 출근하기 전, 근처 공원을 산책할 만큼 걷는 것을 좋아한다. 처음에는 다이어트 목적으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걷는 것이 즐겁다. 보통은 버스를 타야 하는 거리지만, 걸을 수 있다면 버스를 타는 것보다 일부로 걷는 편이다. 그 때문에 이 책을 만났을 때 '자박자박 느린 발걸음'이라는 소제목에 더 눈길이 갔던 것 같다. 걷기여행. 요즘 같은 계절에 잘 어울리는 말이다. 이 책은 산티아고 순례자의 길을 비롯하여 많은 걷기 여행 책을 쓴 저자 최미선 씨가 전국의 걷기 좋은 길 중 50곳을 골라 걸으며, 코스의 특징과 소요 시간 등을 꼼꼼히 기록한 책이다. 또한, 직접 촬영한 사진을 실어 초급 여행자가 여행하기에 무리가 없을 만큼 상세히 안내하고 있다.

 

 

 

 

 

책은 소개하고 있는 모든 여행 코스에 대한 사진과 교통, 식사, 숙박, 편의시설 등 직접 확인한 정보를 파악하기 쉽도록 정리를 잘 해두었다. 특히, 편의시설에는 매점과 화장실 정보를 담고 있는데, 화장실에 민감한 여성 여행자에겐 매우 유용한 정보가 될 것이다.

 

 

 

 

 

코스는 위와 같이 타임라인으로 구간 거리와 포인트 지역을 자세히 표시하고 있으며, 갈림길의 경우 사진도 함께 첨부해 편하게 설명을 해주고 있다. 걷기 여행을 할 예정이라면 책을 보고 놓치지 말아야 할 포인트들을 미리 확인하면 후회 없는 걷기 여행이 될 것이다.

 

 

 

 

 

책을 읽은 후 걷는 여행에 관심이 많아졌다. 그동안 운동을 위해 걸었다면, 지금은 즐기면서 걷고 싶다. 그래서 가까운 곳인 49번째 여행지 '인천 강화 호국돈대길'부터 걷기 여행을 떠나 보려 한다. 인천에 꽤 오래 살았지만 '강화 호국돈대길'은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나들이 가듯 부담 없이 걷는 길이란 의미를 지닌 강화나들길 가운데 강화해협을 따라 걷는 호국돈대길(2코스)은 강화도의 역사를 오롯이 엿볼 수 있는 뜻깊은 길로, 약 17km의 거리로 소요 시간은 5~6시간이라고 한다. 생각이 많아질 때, 이 책 한 권과 배낭 하나 짊어지고 걷기 여행을 나서는 것은 어떨까.

대한민국걷기여행절대가이드, 서평

 

라디오 DJ 겸 전 아나운서, 이숙영 씨가 <불변의 남녀 대화법>이라는 책을 내놓았다. 이 책의 저자 이숙영 씨는 무려 27년간 라디오 DJ를 했다는데, 사실 나는 이 책을 통해 이숙영 작가를 알게 되었다. 이숙영 작가는 라디오 DJ를 하면서 주위를 둘러보면 정말 괜찮은 사람들이 솔로로 외롭게 지내는 경우를 모습을 보고, 달콤한 연애와 결혼을 하고 싶어하는 그들에게 조언하다가 이 책을 쓰기로 했다고 한다. 이 책은 솔로들에게 필요한 '55가지 대화법'을 라디오 DJ가 청취자에게 대화하듯, 편안하게 읽을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나는 집 앞 슈퍼에 나갈 때도 혹시 만날 누군가를 생각하고 어느 정도 꾸미고 나가곤 한다. 후줄근한 차림으로 나가면 혹시나 아는 사람을 만나게 되면 창피하고 위축될 것 같아서이다. 호기심에 읽기 시작한 이 책의 첫 번째 대화법이 바로 이 내용이다. "우리의 짝은 대부분 7백 미터 반경 안에 있을 수 있다." 라는 것을 기억해라. 작가의 지인들이 생각지 않게 커플로 성사된 사례를 들며, 당신의 매력도를 점수 매기고 있을 그녀를 기억하라고 한다. 전혀 관심이 가지 않을 정도의 허접스러운 차림으로 나간다면 그 누가 마음에 들어 이야기를 걸어오겠는가.

 

 

 

 

 

혼자가 되고 나서 시간이 꽤 흐르니 처음 만난 여자와 둘이 있을 때 어떤 얘기를 꺼내야 할지 몰라서 곤혹스럽다. 작가는 '고구마 줄기 대화법'을 소개하고 있다. 고구마 줄기 대화법에서 가장 좋은 소재는 유년 시절 이야기로 어린 시절을 이야기하다 보면 소재를 얻어 고구마를 캐듯 하나하나 이야기를 이어나갈 수 있다고 한다. 처음부터 잘되지 않겠지만, 연습하면 둘이 이야기를 나눌 때 정적이 아니라 친근함을 느끼며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55가지 대화법 중 가장 관심이 가는 대화법이 있다. 말의 온도를 따뜻하게 유지하라. 음식의 맛을 온도가 좌우하듯이 대화에도 말의 온도가 중요하단다. 왜 여자들은 성시경의 '잘 자요~' 한 마디에 그리 열광하는가. 바로 그의 한 마디에 따뜻함이 배어 있기 때문이 아닐까.

 

 

 

 

 

나는 결혼 전이고, 아쉽게도 아직 애인도 없다. 그래서인지 대화법 하나하나가 가슴에 아로 새겨진다. 요즘 수많은 연애 기술이 담긴 게시물을 인터넷을 통해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혼자이면서 아직 남녀 간의 대화에 자신이 없는 분들이라면 한 번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불변의남녀대화법, 대화법, 이숙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