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혼자 떠나는 기차여행을 좋아한다. 이십대에는 혼자서 무언가 한다는 것이 낯설고 쉽지 않았는데, 삼십대 중반으로 들어서면서부터 혼자 배낭 하나 메고 여행을 곧잘 다니게 되었다. 혼자서 여행을 떠난다는 것이 얼마나 인상 깊이 남았는지, 지금도 첫 번째 여행지인 강원도 월정사를 잊지 못하고 있다. 그 설렘과 두근거림은 아마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요즘은 일에 치여살다 보니 책 제목처럼 아무도 모르게 잠수타고 싶어진다.
아마 남은 인생을 위해 숨을 크게 한 번 들이쉴 시간을 가져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아무도 날 알아보는 이가 없는 곳에서….

 

 

 

 

 

이 책은 '조옥희' 작가가 자신이 직접 여행을 하면서 기록한 사진과 시간이 차곡차곡 쌓여서, 홀로 떠나고 싶은 수많은 누군가에게 이 여행의 기록을 나눠주고 싶어서 쓴 여행 에세이라고 한다. 특히, 젊은 여성들의 안락한 잠수타기를 돕고 싶단다. 나도 꽤 많은 여행을 다녔는데 왜 이런 생각을 못 했을까. 이런 생각이 드니 더욱더 잠수타고 싶어진다.

 

 

 

 

 

책의 첫 번째 이야기는 제주도로의 일탈 이야기이다. 직접 찍은 사진과 함께, 자신이 왜 이 여행을 떠나게 된 것인지, 지금 어떤 기분인지, 또 뭘 먹었는지 등 제주를 시작으로 강원도, 남해까지 총 12곳의 여행지에 대해 부담 없고 친근한 필체로 적어두었다.
중간중간 카페나 음식점 그리고 게스트 하우스가 소개되어 있어 혼자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이 된다. 나도 이 책으로 지금 여행 계획을 세우고 있다.

 

 

 

 

 

1층은 모래사장, 2층은 바다, 3층은 하늘.
책을 보다 보면, 여행지 사진과 함께 적어놓은 글귀가 너무 시적이다. 그리고 작가의 남다른 시점에서 촬영한 멋진 사진 때문에 당장 그곳으로 떠나고 싶은 충동도 든다. 사진으로 보면 알겠지만 읽는 내내 마음이 편안해지고, 시원한 사진들 때문에 마치 그곳에 가봤던 착각까지 든다. 생각으로나마 여행해본 것 같다고 할까.
그래서 그런지 일하면서 머릿속이 복잡하거나 몸이 고단할 때마다 이 책을 틈틈이 읽었다. 읽다 보면 시원한 사진들이 마음에 안정을 주는 것 같은 느낌이다. 어디로 훌쩍 떠나고 싶은 날엔 <잠수타고 싶은 어느 날>을 들고 무작정 떠나는 건 어떨까.
누가 아는가? 혹시 그곳에서 당신의 인생이 바뀔지도….

 

 

 

 

 

 

잠수타고싶은어느날, 서평

 

니콜 키드먼 주연과 제작으로 헐리우드에서 영화로 제작되는 것으로 결정된 이 소설은, 딸의 죽음 뒤에 숨겨진 진실을 알고자 하는 엄마의 분투가 잘 그려진 이야기로, 딸의 자살사고 이후 엄마 시점과 딸의 자살사고가 벌어지기 전까지 딸 시점이 서로 번갈아 보여주며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케이트는 서른여덟의 싱글 맘으로 뉴욕 브루클린 사립학교에 다니고 있는 열다섯 살 아멜리아라는 딸과 함께 살고 있다. 변호사라는 직장 때문에 아이와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주지 못했지만, 아멜리아는 케이트에게 실망을 준 적 없는 착하고 모범적인 딸이었다. 어느 날, 갑자기 아멜리아가 숙제 표절로 정학을 당했으니 학교로 와달라는 학장의 한 통의 전화로부터 사건이 시작된다. 케이트가 딸을 데리러 갔을 때, 아멜리아가 '미안해요.' 라는 짧은 메시지만 남긴 채 학교 옥상에서 뛰어내려 자살했다는 소식을 경찰로부터 전해 듣는다. 모범생이던 딸 아멜리아는 왜 자살할 수밖에 없었을까. 갑작스러운 딸의 죽음에 딸과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한 자신을 탓하며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낸다. 아마 아이를 키우며 직장 다니는 엄마라면, 일과 아이의 양육, 이 두 가지 모두 잘하고 싶은 케이트의 마음이 조금은 이해가 될 것이다. 하지만 딸의 죽음의 유일한 증거인 필적조차 대조해보지 않고, '자살'으로 판정 내린 경찰의 말을 그대로 믿고 딸 아이 장례를 치른 케이트의 모습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케이트는 딸 아이의 죽음을 머릿속에서 빨리 지우고 싶었던 것인가.

 

 

 

 

 

'아멜리아는 뛰어내리지 않았어.' 라는 한 통의 메시지를 받고 케이트는 큰 혼란에 빠진다. 케이트는 딸 아멜리아는 자살하지 않았다는 내용을 담은 메시지를 믿고 딸은 자살한 것이 아닐 것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진실을 알기 위해 자신이 몰랐던 딸의 과거를 쫓는다. 아멜리아 전화에 기록된 사람들, SNS 메시지, 이메일 등. 케이트는 딸의 세상을 파헤치면서 복잡하게 흩어진 퍼즐을 하나하나 맞춰나간다. 그리고 한가지씩 드러나는 아름답고 우아한 외양 아래 숨겨진, 명문 사립학교의 추악한 10대들의 실상. 차라리 몰랐으면 좋았을 아멜리아의 출생 비밀까지….

 

 

 

 

 

이 책을 읽으면서 삼십대인 내가 전혀 몰랐던 십대 아이들의 세상을 보았고,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공부는 잘하지만, 인성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명문 사립학교 학생들이 자신의 신분 뒤에 숨어 끔찍하고 잔인한 범죄를 저지르는 내용이 고스란히 그려져 있다. 그리고 일어나지 말았어야 하는 일이 십대들을 통해 일어나고 있었다. 물론, 소설에서 아멜리아의 죽음은 비단 십대 아이들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환경이 아멜리아를 죽음으로까지 내몰았다. 만약 케이트가 일 대신에 아멜리아에게 관심을 두고, 조금 더 많은 대화가 나눴다면 아마 결과는 달라졌을 것이다. 에필로그에서 자신을 떠난 딸 아멜리아를 그리워하며 하는 케이트의 독백에 마음이 짠 해지고 먹먹해진다.
책장을 한 장씩 넘기면서 진실은 과연 무엇일까 하고 예측을 하게 된다. 끝까지 아멜리아는 자살에 대한 진실을 예측해보지만, 번번이 빗겨간다. 마치 잘 만들어진 한 편의 미드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다. 과연 스크린에서 '니콜 키드먼'은 하나뿐인 딸을 잃은 엄마 케이트의 내면을 어떻게 표현할지 궁금해진다.

 

 

 

 

아멜리아는자살하지않았다, 북폴리오

 

이 책은 이 시대에 필요한 콜라보(collaboration), 즉 협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책이다. 자기만 최고라는 독단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업무를 처리하면, 복잡한 네트워크로 얽힌 관계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처럼 불편할 것이다. 만약 아직도 독불장군식 관행으로 업무 처리하고 있다면, 자신의 상황을 냉철하게 되돌아보고, 책에서 제시한 성공한 협업사례 속에서 협업의 방법론을 활용해야 할 것이다. 우습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처음으로 '콜라보레이션'이라는 단어를 들은 것은 애니메이션인 원피스 x 토리코 콜라보를 통해서였다. 애니메이션이라는 같은 분야에서 인기 있는 두 작품의 작가가 만들어낸 콜라보는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팬들에게 이슈와 함께 많은 지지를 받는다. 이처럼 콜라보는 이제 우리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고 언젠가부터 콜라보라는 말이 유행어처럼 여기저기 퍼지고 있다.

 

 

 

 

 

이 책은 본격적으로 협업을 시작하기 전, 고려해야 할 여덟가지 준비사항을 제시한다.
비전이 있어야 한다.
문제의 크기를 조절해야 한다. 
협업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
협업은 참여자들에게 이득을 제공해야 한다.
적절한 인재들을 협업에 동참시켜야 한다.
성과를 내 놓아야 한다.
정치적 지지를 이끌어 내야 한다.
열정과 계획을 바탕으로 협업을 리드해야 한다.

 

이 중 '협업은 이득을 제공해야 한다.' 이라는 부분이 기억에 남는다. 협업이란 결국 여러 사람이 모여서 힘을 합쳐 더 나은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어찌 보면 가장 기본적이고 궁극적인 목적일 것이다. 이 책을 읽다 보니 나도 모르게 협업이라는 것을 직접 해봤던 것 같다. 지금처럼 인터넷 카페가 활발하지 않던 시절, 인테리어 전문 정보 분야 1위 카페를 운영하던 나는 회원들이 원하는 모든 정보를 혼자서 제공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결정했다. 그래서 국내 굴지의 인테리어 기업 홍보 담당자와 직접 만났다. 협업을 '요구'하려면 그에 따르는 '대가'를 제공해야 한다. 나는 기업의 전문성인 정보를 지원받고 해당 기업의 제품을 카페 회원들에게 소개하여 서로 이득을 제공하는 협업을 진행했다. 협업의 결과는 아주 놀라웠다. 이러하듯 함께 '협동'하여 최고의 성과를 내는 것이 바로 콜라보이다.

 

 

 

 

 

이 책을 통해 협업을 주도한 수많은 리더를 만나게 된다. 협업의 리더는 과정에서 신뢰를 쌓아둠으로써 위기가 닥쳤을 때 그 신뢰를 바탕으로 유연하게 상황을 극복할 수 있어야 하며, 현재 상황보다 더 나은 미래의 결과를 제시하고 앞으로 더 전진할 수 있는 힘을 만드는 사람이라고 한다. 지금의 내가 하고 있는 일에 최고의 성과를 위한 콜라보가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하게 한다.

콜라보, 서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