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테일하다는 것, 전체적인 틀이 완성되고 어느정도 완성을 향해 달려갈 때 완벽을 추구하기 위해 필요한 과정쯤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그 생각은 완벽히 틀린 것이었다.

처음부터 디테일하지 않으면 아무리 겉으로는 완벽해도 언제 어디서 허물어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 책에 나온 다양한 사례는 끊임없이 변화를 시도하면서도 실패하지 않는 기업이나 개인을 보면 그들이 세부적인 것을 중시하며 모든 업무를 꼼꼼하게 관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떤 작은 일도 허투루 여기지 않는 기업문화나 습관이 정착된다면 그 기업은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어떤 변화가 일어나도 흔들리지 않고 이겨낼 수 있다.

작은 것을 소중히 여기면 큰 일에서 오류가 생기는 일은 없을 것이다.

요즘처럼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기업환경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처음 99%를 잘하는 것보다 마지막 1%를 제대로 마무리해 낼 수 있는 능력이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디테일이란 비즈니스를 키우는 가장 강력한 힘이라는 생각이다. 

개인적으로 타블로를 좋아하기에 관심이 갔다.

게다가 내가 좋아하는 <끌림>의 저자 이병률 씨의 표지디자인까지... 선뜻 구입했다.

서점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지하철에서 읽기 시작해 약 이틀에 걸쳐 마지막 글자를 눈에 담아냈다.

읽으면서 신선한 표현이 눈에 띄기도 했다. 왠지 가수 타블로란 사람이 아닌 전혀 새로운 사람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달까.

등장인물들의 방황과 고민을 보면서 이국땅에서 생활하던 작가의 감정이 고스란히 녹아들었음을...

물론 너무 빈번히 등장하는 욕설이 거슬리기도 했지만 등장인물의 나이에 맞는 치기어린 표현이란 결론을 내렸다.

다만 아쉬웠던 것은 단편들의 전체적인 느낌이 지나치게 추상적이어서 읽으면서 이미지가 떠오르기 보다는 떠올려야만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었다.

보통 소설을 읽을 때는 맘편히 놓고 정말 즐기기 위해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데 당신의 조각들은 그런 즐거움이 없어서 아쉬웠다.

그리고 책의 내용보다 더더더 아쉬웠던 것은 디자인이었다.

중간중간 등장하는 뉴욕의 이미지들이 소설에 대한 공감이 아닌 방해거리로 작용하다니!

독자 입장에선 10편씩이나 들어간 단편소설집이라고 하기엔 너무 적은 페이지를 늘리려고 안간힘을 쓴 정도로 밖에 느껴지지 않았다...

차라리 이미지를 최대한 줄이고 좀더 심플하게 소설답게 만들었다면 이야기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크다.

관심가는 제목에 베스트셀러를 낸 저자, 거기다 내가 좋아하는 손석희 씨의 추천사까지...

안 읽어볼 수 없었다

대한민국 남자는 아니지만 그들을 아버지로, 남자친구로, 동생으로 둔 입장에서 찬찬히 한 글자도 놓치지 않고 읽었다.

책을 덮고 나니 문득 아빠가 보고 싶었다.

사춘기랍시고 무슨 말에도 ’팩’ 하며 돌아섰고, 남자친구가 생긴 뒤에는 늦은 시간에 위험하지 않을까 걱정하던 전화에도 쌀쌀맞게 끊어버렸다.

그러고보니 ’나 커서 아빠랑 결혼할꺼야’란 말을 하지 않은 게 언젠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어릴 땐 아빠 다리에 매달려 떨어질 줄 몰랐던 딸래미였는데...

이 책을 보니 가뜩이나 힘든 일이 많았을 아빠에게 내가 상처를 더 얹어준 것 같아 마음이 무거웠다.

그리고 어쩌면 우리 아빠들과 같은 길을 걸어야 할지도 모르는 남자친구와 동생 생각에 가슴이 아프기도 했다.

하지만 이 책은 추천사 속 손석희 씨의 말처럼 남은 삶을 위한 또 다른 밑천이 있고, 얼마든지 새로운 삶을 살 기회와 희망이 있음을 알려준다.

그러니 조금이라도 더 행복한 대한민국 남자들이 될 수 있도록 힘이 돼주고 싶다.

대한민국 남자들 화이팅!!